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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274

벚꽃 놀이

지난 주말에는 봄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벚꽃 구경을 갔다. 집 근처 하천가에 도열된 벚꽃 사이를 한가롭게 걸어봤다. 평소 산책 삼아 자주 걷는 길이었지만 희날리는 벚꽃 사이를 걷는 일은 다른 때와 다른 기분을 선사한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로 벚꽃 사이를 걷고 있는 것을 보면 봄은 역시 봄인가 보다. 평소 그 길이 산책로로 이용하는 곳이지만 주말따라 훨씬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니 기분이 괜히 산란거린다. 나는 올해도 혼자 그길을 걷고 있는데 상당수는 가족 단위 연인 단위로 보이는 사람들과 함께 걷기 때문이다. 그런 탓에 한편으로 기분이 좋고 한편으로는 기분이 울적하다. 나이가 들수록 삶에는 일도 중요하지만 휴식이 더 중요하다 느낀다. 잘 쉰 사람만이 열심히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벚..

원고지/낙서장 2022.04.11

뻘짓

하루 종일 일을 했는데 도통 무슨 결과를 냈는지 모를 때가 있다. 아마도 오늘은 그런 날인 듯 하다. 오늘은 하루 종일 주식 매매를 했다. 지난 1년간 나의 일과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오전에 트레이딩에 열중한다. 그리고 오후에 다른 스케줄을 소화한다. 그런데 오늘은 예외였다. 장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HTS를 켜놓고 매매를 계속 했다. 오후 3시 30분 장이 끝나자 간단한 복기를 마치자 오늘 뭔 일을 했나 의문이 들었다. 투입한 시간 대비 딱히 성과가 없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오전 수익은 오후의 잦은 손절로 인해 수익률 1% 미만의 미미한 금액으로 남았다. 그냥 오전만 잠깐 매매하고 컴퓨터를 껐다면 만족하지는 못할지언정 이렇게 허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욕심이 문제였다. 지난 1년간 거래에 익숙해..

원고지/낙서장 2022.04.04

정리를 위한 직장인 독서법

현대인들은 시간이 없다. 월화수목금금 일에 치어 사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요구한다는 것은 무리다. 그럼에도 자신의 성장을 위해 공부는 필수다. 이때 가장 기본적인 공부의 수단은 독서다. 매년 독서 인구는 줄어들고 1년에 한권도 읽지 않은 사람이 점점 늘어난다. 그럼에도 독서는 자신을 개발하는 최선의 수단이다. 오늘은 시간 없다고 투덜대는 사람들을 위한 독서법을 소개하고 싶다. 특히 책을 읽고 나서도 잘 정리가 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나의 노하우를 말하고 싶다. 우선 기억해야 할 지점이 있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양적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특별히 연구를 위해서 읽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많이 읽어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단 한권이라도 가치있는 독서를 하는 게 중요하다. 물론 양..

블로그 글쓰기의 문제점

블로그에 글쓰기를 하다보니 나의 글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장소의 목적이 불분명한 데서 발생한다. 수익형 블로그로 운영할지 아니면 정말 소소한 글을 쓸지 명확한 목표가 없다보니 나의 관심사를 반영한 글과 정보성 글이 혼재돼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저 정보성 글 때문에 발생한다. 정보를 제공하는 글이 나쁘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런 글은 대개 검색에 노출되기 쉽도록 제목을 '~하는 방법'과 같은 하우투 제목을 단다. 그러다보니 나의 글 목록을 어느 날 살펴보니 꽤 많은 글이 천편일률적인 제목을 달고 있었다. 소위 이런 글을 업계에서는 '리스티클(listicle)'이라 부른다. 이 조어는 정말 이런 글의 특징을 잘 반영해 만들었다. 정보만 열거하다 끝나는 글이 바로..

원고지/낙서장 2022.03.29

백수들의 유튜브

요새 유튜브를 보면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나의 검색 이력에 맞춰 영상을 추천해준다. 때로는 전혀 아니다 싶은 주제의 영상을 소개시켜주곤한다. 대표적으로 나와 전혀 다른 정치색을 지니는 유튜브가 대표적이다. 왜 이런 유튜브가 내게 추천될까 고개를 갸우뚱 거릴 때가 많다. 살며시 삭제하면 좋겠지만 로그인을 하지 않았으니 노출까지 막을 방법은 없다. 이밖에도 근래 나의 눈에 우연히 띤 유튜브들이 있다. 바로 스스로 백수임을 밝히고 자신들의 생활을 소개하는 유튜브다. 과거의 백수는 자기가 일 하지 않는다고 당당히 선언하지 못했다.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회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소리고 그것은 곧 '낙오자'라는 딱지가 붙을 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요새 백수(?)는 즐겁다. 적어도 나의 눈에 그렇다. 유튜브로 자..

시간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좋든 싫든 시간은 간다. 그러나 문제는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우스개 소리로 군대 때 항상 듣던 말이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도 간다.'라는 말이였다. 이것이 비단 군대만의 상황일까. 일상에서도 당신이 무엇을 하건 하지 않건 시간은 간다. 하지만 우리는 시간을 잘 보내고 싶다. 그 이유야 시간은 인생 아니던가(시간은 돈이 아니다!). 아무래도 나의 경우 프리랜서라는 조건상 시간을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입장이다. 직장을 다닌다면 출근과 퇴근이라는 틀에서 시간을 관리할 것이다. 그러나 조직 밖이라면 모든 것을 알아서 척척 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래서 항상 시간 관리는 내게 중요한 문제였고 문제일 것이다. 일의 성과를 내려면 시간을 아껴야지 그렇지 않으면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게 지..

나이 들어 인간 관계에서 중요한 것

최근 작고한 이어령 선생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실패했다(?)고 자책하는 인터뷰를 본 기억이 있다. 이유는 단순했다. 친구가 없다는 이유 하나. 중의적으로 해석될 만한 내용이었는데, 존경은 받았으나 사랑은 못 받았고 혼자만의 성취를 위해서 달려왔다는 게 그의 변명이었다. 말년에 누구 하나 가볍게 전화를 걸거나 만날 친구가 없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으나 그렇다고 실패했다고 자책할 이유가 되는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나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피해를 끼치거나 화를 입히는 사례를 많이 봐았다. 그렇기에 잘못된 인연은 빨리 끊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인간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세 가지다. 관계를 맺고, 유지하고, 끊는 것이다. 보통은 저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데만 집중을 한다. 소위 인맥을 쌓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

선거 이후

개표 방송을 보다 어제 잠을 쉽사리 들지 못했다. 그 이유가 원하지 않은 결과를 직면한 탓인지 아니면 늦은 밤까지 스크린을 본 탓인지 모를 일이었다. 앞으로 수년간은 참으로 힘든 세상이 될 거라는 생각에 그저 씁쓸한 웃음만 났다. 누군가를 탓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선택을 했다. 문제라면 우리 모두가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따른 앞으로의 사회적 비용(?)까지 더해서 말이다. 세상이 더 좋아지리라는 믿음은 정말 환상(?)에 불과하다. 멀리서 보면 맞을지 모르지만 가까이서 보면 틀렸다. 이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고통을 모두 짊어져야 하니 그 순간 이 믿음을 유지하기 힘들다. 그래도 다행스런 점은 있다. 모든 일에는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따르기 마련이다. ..

원고지/낙서장 2022.03.10

나이 들어 좋은 점

보통 나이가 들면 좋은 점보다는 나쁜 점이 먼저 보이는 법이다. 가령 체력과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예전에는 술을 마셔도 다음 날 멀쩡했는데 어느 날부터 예전같지 않다는 신호를 몸이 보낸다. 그러면 저절로 나이가 들었구나라는 자각을 하게 된다. 이밖에도 나이가 든다는 것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삶이므로 젊을 때보다는 역동적인 삶을 살기가 힘들어진다. 이런저런 나이듦의 나쁜 점을 꼽으라면 끝이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확실히 나이가 들어 좋아지는 점이 있다. 단순히 경제적 안정과 같은 물질적 조건을 뜻하는 게 아니다. 정신적인 면에서 어릴 시절 생각해보지 못한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게 미덕이다. 대표적으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와 같은 진정한 욕망을 대면하게 된다. 어릴..

원고지/낙서장 2021.11.22

독서의 기쁨

지난 주말은 오랜만에 하루 종일 책을 읽었다. 평소에도 책을 읽기는 하지만 주말만큼은 아니었다. 왠지 토요일과 일요일은 어디 나가야 할 것 같고 놀아야 할 것 같아 독서와 같은 정적인 활동(?)은 멀리해왔다. 그러나 딱히 누구를 만날 약속도 없고 해서 주중에 읽던 책을 집어 들었다. 처음에는 과연 집중이 될까 반신반의했다. 가뜩이나 평소 책 읽는 게 일인데 주말까지 시간을 할애하는 일이 한편으로는 너무나 싫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을 돌이켜보면 그 시간만큼 집중한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근래 나는 한권의 책을 거의 수주에 걸쳐 매달리고 있다. 한번 완독했지만 이론서였기에 읽고 또 읽고 하는 식이다. 나의 독서 스타일은 한결 같다. 일단 빠르게 완독하고 미진한 부분을 재차 읽어 나간다. 수많은 낙서와 줄..

원고지/낙서장 202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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