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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자기 배려의 기술 106

나의 독서 일기

어린 시절 독서는 습관이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책이 있는데, 그중 한 권이 장정일 작가의 장정일의 독서 일기>>다. 저자의 다양한 독서 이력에 당시 꽤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 같다. 아직도 책 제목이 선명하니 말이다. 지금도 독서한다. 그런데 지난 몇 주간은 책을 멀리하고 마음이 산란했다. 몇 달간 열심히 살다 보면 꼭 오는 주기다. 그냥 집중이 안 되고 수면시간이 들쑥날쑥했다. 그렇게 한 주가 지나갔다. 그리고 다시 책을 읽는다. 요즘 읽는 책은 리처드 와이코프의 나는 어떻게 투자하는가?>>(2025)이다. 사실 이 책은 몇 주 전에 다 읽었지만 아직도 붙잡고 있다. 책을 읽으면 일종의 '독서 일기'를 쓴다. 물론 앞선 장정일 작가처럼 간단한 서평을 쓰지는 않는다. 한때는 꽤 열심히 이곳 블로그를..

분노를 다스리는 법

사람 마음은 간사하다. 어제는 맑음이었는데 오늘은 흐림으로 바뀌고 내일은 비가 올지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변덕스러운 감정을 부여잡을 힘이 없어 방황할 때다. 산란한 마음을 진정시킬 길이 없어 묵묵이 참는 순간이다. 내게도 그 순간이 왔다. 지난 일주일 내내 일의 평가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흔한 말(?)로 강의가 깨졌는데 분노를 억누르기 힘들었다. 손님이 음식이 짜다고 하니 받아들여야 하지만 평가를 받는 입장은 그렇지 못한 셈이다. 전혀 수강생의 필요를 반영하지 못한 강의라는 평가에 처음에는 좌절 상태였고 다음에는 분노 상태였다. 강의 담당자나 에이전시가 정확한 고지 없이 진행된 강의에서 부정적 평가는 온통 내 책임이었다. 거기에 어떤 변명도 필요 없었다. 그래서 나의 응답은 '죄송하다'였다. 그런데 ..

사람은 좋아지지 않는다

노화, 신체적∙정신적 퇴화. 나이를 거스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혹 나이에 비해 젊게 산다고 자부하는 이가 있다면 동년배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얘기일 뿐이다. 절대적으로 젊은 이와 비교할 때 나을 수 없는 게 인간의 능력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나이들수록 더 나아지길 원한다. 친구가 있다. 그가 전화할 때마다 자신의 신체적 능력을 자랑한다. 상대적으로 왜소한 몸매를 가졌지만 꾸준한 자기관리로 탄탄한 몸을 뽐낸다. 술∙담배조차 하지 않은데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운동을 하니 충분히 친구의 의견에 동의한다. 그러나 나는 항상 전화 말미에 토를 단다. "나이에 비해 그렇다는 거지. 젊은 나이로 돌아갈 수는 없어요." 물론 그는 동의하지 않는다. 때로 강변에 가깝게 자신의 설을  푼다. 얼마든지 노력하면 강..

저속 노화의 삶

나이가 들면 관심사가 바뀐다. 가장 일순위가 건강아닐까 싶다. 젊을 때는 평생 살 것 같다는 생각에 몸을 혹사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임계점이 온다. '이렇게 살면 죽겠구나'라는 자각이 들며 건감에 급관심이 생긴다.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이미 30무렵 매달 진단종목을 바꿔가며 병원을 방문했다. 지지난 달은 내과, 지난 달은 안과, 이번 달은 피부과 등 이런 식이었다. 그러다 건강 관리가 제1 관심사가 되었다. 꽤 시간이 많이 흘렀고 지금은 대체로 건강하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꾸준한 운동이 일상이 된 지 오래다. 그래도 과신은 금물이다. 가까이 아버지도 건강에 자신있다 돌아가신 경험 때문에라도 자만은 하지 말아야 한다. 앞선 실천외에 내가 가끔 건강 정보를 얻는 프로그램이 있다. KBS의 ..

잘 그만두는 법

일단 시작하면 애착이 생긴다. 그 이유 때문에 우리는 포기를 두려워 한다. 나는 '미련'이란 단어를 썼지만 그럴듯한 전문용어로 바꾼다면 '매몰비용효과', '몰입상승효과' 등 온갖 인지편향효과를 가져다 불일 것이다. 그런데 언제 어떻게 포기하냐는 우리 삶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어떤 이유로 포기하는가? 과거 한 선배가 대학원 석사만 졸업하고 공부를 그만두겠다는 나를 보고 물었다. "아깝지 않냐?" 내가 어떻게 저 질문에 응답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만두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돈'이었고 게다가 딱히 공부가 재밌다는 생각도 안 하던 시절이었다. 어찌됐든 그만둬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나는 딱히 포기에 능숙한 인간은 못된다. 천성이 어느 정도 시간이나 노력을 투입한 뒤 결과를 보고 결..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자세

인생사 모든 게 불확실하다. 한때는 저 단어 '불확실'은 가장 혐오스런 단어였다. 그러나 나이 들어 생각해보니 저 문구는 친숙해져야 할 단어다. 복잡한 삶에서 불확실을 우리는 받아들여야 한다. 어떻게 불확실을 수용할 것인가? 첫째, 사실에 집중하라. 많은 이들은 있는 그대로 사실을 바라보지 않는다. 보통은 자신의 욕망을 투사하기 마련이다. 하고 싶은 것, 피하고 싶은 것을 기초로 해석한다. 그러나 어떤 생각을 하든 대전제는 사실이다. 스스로 물어야 한다. '사실은 무엇인가?' 이때 '왜'라는 질문보다 '무엇, '누구', '언제, '어디서'와 같은 질문을 던져라. 있는 그대로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우선이다. 그러고 나서야 왜라는 물음에 답하는 게 가능하다. 보통 우리는 사실을 제멋대로 해석하고 이유를 따진..

당신은 어떤 학습 유형인가?

어린 시절 나는 꽤나 느리게 배웠다. 언어 발달이 느렸던 탓인지 두살 터울의 동생보다 글 배우기도 늦었다. 뒤늦게 어머니가 스파르타식(?) 교육을 하지 않았다면 학교에서 지지부진한 아이로 평가받았을 거 같다. 지금 돌이켜보니 어머니 교육은 신의 한수였다. 어머니가 가장 신경 쓴 교육은 바로 독서였다. 그 시절 나는 꽤 열렬한 독서가였다. (아마도 지금도 그럴 듯하다) 초등학교가 끝나면 나의 단골 목적지는 도서관이었다. 그리고 어린이 열람실이 끝나는 순간까지 책을 읽었다. 공부를 위한 책읽기는 아니었다. 그저 좋아하는 SF 소설과 추리 소설을 읽었다. 그 덕분에 나의 읽기 속도와 이해력은 일취월장했다. 아마도 또래 아이들보다 몇 배는 빨랐을 것이다. 이런 독서 습관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도 남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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