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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13

악인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2020)

추상적인 대상은 고민하기 힘들다. 그것은 자칫 잘못하면 관념에 불과하고 따라서 우리 시선을 오래 잡아두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추상적 대상은 끊임없이 우리 주변을 배회하기에 외면하기 힘들다. 아마도 '악'이란 대상은 그런 거 아닐까. 교과서에 나오는 관념으로 치부하지 말기를. 당신이 악인을 만나면 자신도 모르게 선과 악의 존재를 고민하게 될 테니까. 적어도 나의 경우는 그렇다. 도널드 레이 폴록(Donald Ray Pollock)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2020)(이하 '악마'>는 미국의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사건을 다룬다. 제목만 봐서는 이 영화의 장르를 악령이 등장하는 공포물로 착각하기 쉽상일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지극히 현실적인(?) 악을 다루는 드라마다. 대단한 스펙타..

요즘 넷플릭스가 망해가는 이유

팬데믹의 가장 수혜주였던 넷플릭스 주가는 작년 대비 무려 60%가 하락했다. 주가 추이를 보면 거의 2017년 주가까지 거의 내려간 셈이다. 여기에 더해 넷플릭스가 암울한 이유는 딱히 이 상황을 타개할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주가는 올라갔지만 그 유동성이 사정없이 주가를 내동댕이 치고 있는 형국이다. 거기에 구독료 인상까지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한때 넷플릭스가 세계적 히트작을 연일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장안의 화제가 되던 시절도 있었다. 은 아마도 그 정점에 선 작품 아닐까 싶다. 그런데 그 이후 딱히 넷플릿스에서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작품이 있었나 싶다. 가족 계정으로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나는 요즘 들어 거의 넷플릭스를 이용하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혹시라도 주말밤..

90분 영화

요즘 영화를 보는 일은 특별한 사건이 아니다. 그냥 스마트폰이든 컴퓨터든 텔레비전이든 극장에 가든 스크린만 있으면 그만이다. 이미지 범람의 시대가 우리가 영화 보는 일을 일상으로 만들어 버렸다. 여전히 극장에 가는 약속은 때로 특별한(?) 일이지만 영화 보는 것은 그 자체로 보자면 그저그런 사건인 셈이다. 지난 몇 달은 딱히 영화를 보지 않았다. 보고 싶지 않았다는 게 정확한 말인듯 싶다. 해야 할 일도 많은 데다가 영화가 상영하는 그 시간을 견디기 힘들었던 탓이다. 특히 후자의 이유가 내게는 영화를 보는 것을 꺼리게 만들었다. 그냥 영화가 상영하는 그 시간을 진지하게 보내는 게 힘들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딱히 취미도 없는 내게 영화를 보는 일은 적어도 그 시간만큼은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방..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 과연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이번 달 드디어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가 한국에 상륙한다. 앞서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OTT가 진출했는데 새로운 강자들이 동참해 한국 시장에서 경쟁하게 됐다. 해외 OTT 강자와 국내 OTT주자가 합쳐져 진검 승부를 벌이게 된 상황이다. 그런데 과연 이들은 한국에서 넷플릭스만큼(또는 그 이상으로) 구독자를 끌어 모을 수 있을까?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마블,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을 보유한 거대한 플랫폼이다. 나는 애플TV보다도 디즈니플러스의 성공 유무에 관심이 더 간다. 왜냐하면 디즈니가 소유한 막대한 콘텐츠 때문이다. 디즈니라는 고유명을 모르는 한국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런칭을 홍보하는 유튜브 동영상만 봐도 확인이 된다. 홍보 영상에 등장하는 한국 배우들은 모두 디즈니와 추억담..

케이드라마(K-DRAMA)의 인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넷플릭스의 (2021)의 전세계적 흥행 이후 이제는 이 드라마가 불러온 의미를 고민하려는 시도가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단순히 흥행의 산업적 측면을 고민하는데 그치지 않고 세계 곳곳의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이면을 고민하려는 노력이다. 이제 "케이팝(K-POP)"이라고 일컫는 가요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는 "케이드라마(K-DRAMA)"라고 부르는 한국 드라마의 유행이 낯설지 않은 시대가 온 듯하다. 이전에도 넷플릭스에서는 다수의 케이드라마가 일부 지역에 한정되기는 하지만 차트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아마도 은 케이드라마의 인기 정점을 찍은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새로운 국면으로의 전환을 암시하는 것 같다. 아시아를 넘어 미국이나 유럽까지 흥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케이드라마에는 ..

삶이 게임이 되는 순간: <오징어 게임>(2021)

영화를 볼 때마다 한번쯤 영화의 운을 따져보곤 한다. 영화의 운이란 바로 흥행이다. 이때 관객 몰이란 단순히 경제적 성공에 그치지 않는다. 영화와 관객 사이 대화가 활발히 이뤄져 어떤 의미가 형성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들어 넷플릭스의 (2021)은 한국을 넘어 세계적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특징상 그 흥행 지표는 플릭스페트롤(FlixPatrol)과 같은 사이트의 순위 지표일 것이다. 은 추석 연휴 개봉 이후 서서이 순위를 높여 가더니 드디어 1위에 등극했다. 추석 연휴 한가롭게 이 시리즈를 정주행했던 나로서는 이 정도로 파급력이 있을 정도였나라는 생각에 놀라움을 숨기기 힘들었다. 화려한 세트가 눈에 들어왔지만 그 이상은 딱히 큰 흥미가 없었다. '나빠요'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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