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원고지/문화 비평 86

권력의 속성: 영화 <야당>(2025)

영화를 보면 꼭 잔상을 더듬게 된다. 이미지든 이야기든 무언가를 붙잡고 싶어진다. 그렇게라도 영화의 흔적을 남기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많은 대중 영화는 그 자취조차 남기지 못해 실패한다. 인상도 없어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처음에 영화 (2025)이 내게 그랬다. 아마도 기대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킬링 타임 영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까. 오랜만에 남겨진 시간을 즐겁게 챙겨주면 그만이라고 여겼는지 모른다. 영화 은 산만하다. 결론만 보면 전형적인 권선징악으로 끝맺어 통쾌감을 준다. 그러나 어수선하다. 왜 그럴까? 영화관의 문제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방문한 극장의 관람 환경은 나빴다. 다소 초점이 맞지 않은 영상, 그리고 윙윙 울리는 소리까지. 물론 그것이 관람객인 내 자신의 문제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음모론을 먹고 자란 이들에게

서부지방법원을 침탈한 폭도가 외치는 주장이 있다. 선거부정 음모론. 그들은 어디서 들었는지 모를 '저항권'을 계속 외치는데 연원을 따라가다보면 저 음모론과 연결된다. 그래서 그렇게 무모하게(?) 법원을 침탈했나보다.  누구 말처럼 '인생은 실전이다' 그들은 저질렀고 이제 합당한 보답을 받을 거다. 선거부정 음모론의 시작은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민경욱 전의원의 소송이이었다. 그러나 이 소송은 최종적으로 대법원에서 기각됐고 그렇게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런 법원의 최종 판결에 아랑곳하지 않고 극우유튜버들을 중심으로 선거부정 음모론은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이제는 중국 개입설까지 합쳐져 거대한 음모론 서사를 이루고 있다. 굳이 이 선거부정 음모론의 문제를 지적하고 싶지 않다. 잠시만 구글링을 해봐..

미래는 어디에?

미래를 예견하는 일은 힘들다. 솔직히 말해 누군가 미래를 예측한다고 말한다면 뜬구름 같은 소리라 믿는다. 그래서 누군가 입에서 '앞으로 이렇게 될거야'라는 말을 들으면 적당히 걸러 듣는다. 그만큼 불신이 크다. 오늘도 모르는데 내일이라니. 그럼에도 천리안이 있다면 미래를 예측하고 싶다. 최근 와이어드의 편집자였던 케빈 켈리의 를 읽었다. 강의 준비 때문에 읽었는데 앞서 고백했듯이 약간의 선입견이 있었다. 적당한 허풍이 동반된 미래 기술서라 생각했다. 이 책의 1~4장은 미러월드를 중심으로 한 AI 진화를 다룬다. 이 부분만 읽었다면 나의 선입견은 확신으로 굳어졌을 거 같다. 그러나 이 책의 백미는 미래 에측이 아니라 예측의 근거를 다룬 5~6장이다. 과연 켈리는 어떻게 미래를 예측했나? 켈리의 예측 근거..

낙서 테러 왜 하는가?

어떤 테러 테러란 무력을 사용, 공포를 조장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시도이다. 오늘날 테러는 반드시 정치적 목적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때로는 경제적 목적을 위해 테러를 행한다. 이런 행동의 효과는 오로지 돈이다. 그러나 돈보다 더 중요한 단계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주목이다. 주목의 효과 경복궁 담벼락 낙서가 화제다. 그냥 단신으로 넘어갈 이 뉴스에 주목한 이유가 있다. 바로 낙서의 내용이다. 뉴스에 따르면 "영화 공짜"라는 문구와 함께 사이트 이름이 적혀있다고 한다. 아마도 불법 공유 사이트일 것이다. 상업적 목적을 위해서는 유입을 늘려야 하는데 그들이 선택한 방법이 낙서다. 그것도 공공장소에 말이다. 그들의 일차적 목적은 달성된 것 같다. 실시간 검색에 '낙서 테러'가 오르내리고 있으니 말이..

술 취한 사회

부활 김태원의 고백 ∙ 밴드 부활의 리더 김태원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중독 고백을 한 적이 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마약, 담배, 술 중 가장 끊기 힘들었던 것이 술이란다. 물론 김태원의 지극히 개인적 경험이라는 사실에 주목하자. 앞선 다른 두 가지가 쉽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어느 정도의 알콜중독 상태였냐면 매일 밤새 먹고 그 다음날은 숙취로 하루를 보내는 게 일상이었다고 전한다. ∙ 뭐든지 중독 상태에 가면 끊기 힘들다. 그런데 술은 다소 경각심이 덜 해 보인다. 아무래도 성인이 되면 사회생활을 한다는 핑계로 한두 잔의 술을 당연시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알게 모르게 알콜 중독자가 많다. 어제 나는 아주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하나 봤다. 바로 MBC 이다. 결혼지옥을 잠시 쉬고 알콜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