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낙서장

뻘짓

공부를 합시다 2022. 4. 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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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일을 했는데 도통 무슨 결과를 냈는지 모를 때가 있다. 아마도 오늘은 그런 날인 듯 하다. 오늘은 하루 종일 주식 매매를 했다. 지난 1년간 나의 일과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오전에 트레이딩에 열중한다. 그리고 오후에 다른 스케줄을 소화한다. 그런데 오늘은 예외였다. 장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HTS를 켜놓고 매매를 계속 했다.

 

오후 3시 30분 장이 끝나자 간단한 복기를 마치자 오늘 뭔 일을 했나 의문이 들었다. 투입한 시간 대비 딱히 성과가 없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오전 수익은 오후의 잦은 손절로 인해 수익률 1% 미만의 미미한 금액으로 남았다. 그냥 오전만 잠깐 매매하고 컴퓨터를 껐다면 만족하지는 못할지언정 이렇게 허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욕심이 문제였다.

 

지난 1년간 거래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한 나는 회전율을 높힐 생각을 하고 있다. 시드가 부족한 탓도 있지만 길게 거래를 끌고 가는 매매 방식이 노력 대비 수익이 미미해서다. 그래서 4월달 시작하자마자 미수를 동반한 모멘텀 플레이를 하기로 결심했다. 포지션 사이즈를 키우고 레버리지 효과를 노린 것이다.

 

문제는 오전의 매매가 아니었다. 오후의 단 한번의 매매로 인해 계좌가 손실로 변하자 나는 이것을 수익으로 바꿔 놓으려고 애를 썼다. 그 결과가 오늘 하루 종일 매매로 이어졌다. 결과는 원하는 대로 나왔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매도 타이밍은 많은 생각을 들게 했다. 그나마 거래 종목이 당일 3개에 불과했다는 데 만족스럽다. 충분히 고민하고 종목 선정에 힘을 기울이자는 약속은 지켰다.

 

내일은 어떤 거래를 마주할까. 매일 복기를 하면 노트는 이런저런 문제와 개선이 적힌 필기로 가득차 있다.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항상 꿈꾸는데 매매는 쉽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잘 하는 게 딱 하나 있는데, 한번 시작하면 결과를 보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1년간은 주식 공부에 힘을 기울인 시간이었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지난 시간 동안 얻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손실의 행진은 멈췄다는 점에서 헛되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그래도 인간은 욕심의 동물인가 보다. 더 만족스러운 수익으로 귀결되지 못한 게 매번 불만이다. 언젠가 이 뻘짓 속에서 진주를 찾는 결과가 나오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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