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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280

피싱의 시대

피싱(fishing): 낚시질. 낚시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저 단어는 친숙하다. 물고기를 낚지 않고 사람을 낚는 탓이다.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사기다. 대표적으로 보이스 피싱이 있다. 올해 2025년 일사분기 보이스 피싱 통계가 나왔다. 경찰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보이스 피싱 범죄 건수는 5,87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하고, 총피해액은 3,11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8% 증가했다. 그리고 건당 피해액은 5,301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배나 늘었다. 연초 통계가 이 정도니, 연말로 갈수록 더 늘어날 것 같다. 그런데 도대체 왜 보이스 피싱은 증가하나? 크게 세 가지로 경찰은 원인을 분석했다. 첫째, 보이스 피싱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둘째, 기관 사칭형 범죄가 늘어 피해액이..

원고지/낙서장 2025.04.28

권력의 속성: 영화 <야당>(2025)

영화를 보면 꼭 잔상을 더듬게 된다. 이미지든 이야기든 무언가를 붙잡고 싶어진다. 그렇게라도 영화의 흔적을 남기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많은 대중 영화는 그 자취조차 남기지 못해 실패한다. 인상도 없어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처음에 영화 (2025)이 내게 그랬다. 아마도 기대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킬링 타임 영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까. 오랜만에 남겨진 시간을 즐겁게 챙겨주면 그만이라고 여겼는지 모른다. 영화 은 산만하다. 결론만 보면 전형적인 권선징악으로 끝맺어 통쾌감을 준다. 그러나 어수선하다. 왜 그럴까? 영화관의 문제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방문한 극장의 관람 환경은 나빴다. 다소 초점이 맞지 않은 영상, 그리고 윙윙 울리는 소리까지. 물론 그것이 관람객인 내 자신의 문제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의 독서 일기

어린 시절 독서는 습관이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책이 있는데, 그중 한 권이 장정일 작가의 장정일의 독서 일기>>다. 저자의 다양한 독서 이력에 당시 꽤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 같다. 아직도 책 제목이 선명하니 말이다. 지금도 독서한다. 그런데 지난 몇 주간은 책을 멀리하고 마음이 산란했다. 몇 달간 열심히 살다 보면 꼭 오는 주기다. 그냥 집중이 안 되고 수면시간이 들쑥날쑥했다. 그렇게 한 주가 지나갔다. 그리고 다시 책을 읽는다. 요즘 읽는 책은 리처드 와이코프의 나는 어떻게 투자하는가?>>(2025)이다. 사실 이 책은 몇 주 전에 다 읽었지만 아직도 붙잡고 있다. 책을 읽으면 일종의 '독서 일기'를 쓴다. 물론 앞선 장정일 작가처럼 간단한 서평을 쓰지는 않는다. 한때는 꽤 열심히 이곳 블로그를..

저항은 즐겁게

요새 칼럼을 쓴다. 대단한 기고는 아니다. 약간의 원고료를 받는 일이다. 그래도 글을 팔 수 있어 기쁘다. 그런데 습관이 생겼다. 뉴스를 어찌됐든 주시해야 한다. 매일 뉴스 홈에 들어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을 훑는다. 그리고 주요 언론사 논설과 뉴스 랭킹 등을 점검한다. 이것도 조금 지나니 요령이 생겼는데 그래도 힘이 든다. 일단 시간이 생각 이상으로 오래 걸린다. 이런 습관 덕분에 오늘 재미난 기사를 하나 봤다. 튀르키예 시위를 전달하는 뉴스에서 피카츄(!)를 목격했다. 맞다. 일본 애니메이션 그 피카츄다. 시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급하게 도망가는 모습이 얼마나 재미나던지. 물론 당사자는 죽을 지경일 거다. 혹시라도 경찰에 잡히기라도 하는 날에는 처벌을 각오해야 할 테니까. 그래도 나..

원고지/낙서장 2025.03.31

분노를 다스리는 법

사람 마음은 간사하다. 어제는 맑음이었는데 오늘은 흐림으로 바뀌고 내일은 비가 올지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변덕스러운 감정을 부여잡을 힘이 없어 방황할 때다. 산란한 마음을 진정시킬 길이 없어 묵묵이 참는 순간이다. 내게도 그 순간이 왔다. 지난 일주일 내내 일의 평가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흔한 말(?)로 강의가 깨졌는데 분노를 억누르기 힘들었다. 손님이 음식이 짜다고 하니 받아들여야 하지만 평가를 받는 입장은 그렇지 못한 셈이다. 전혀 수강생의 필요를 반영하지 못한 강의라는 평가에 처음에는 좌절 상태였고 다음에는 분노 상태였다. 강의 담당자나 에이전시가 정확한 고지 없이 진행된 강의에서 부정적 평가는 온통 내 책임이었다. 거기에 어떤 변명도 필요 없었다. 그래서 나의 응답은 '죄송하다'였다. 그런데 ..

사람은 좋아지지 않는다

노화, 신체적∙정신적 퇴화. 나이를 거스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혹 나이에 비해 젊게 산다고 자부하는 이가 있다면 동년배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얘기일 뿐이다. 절대적으로 젊은 이와 비교할 때 나을 수 없는 게 인간의 능력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나이들수록 더 나아지길 원한다. 친구가 있다. 그가 전화할 때마다 자신의 신체적 능력을 자랑한다. 상대적으로 왜소한 몸매를 가졌지만 꾸준한 자기관리로 탄탄한 몸을 뽐낸다. 술∙담배조차 하지 않은데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운동을 하니 충분히 친구의 의견에 동의한다. 그러나 나는 항상 전화 말미에 토를 단다. "나이에 비해 그렇다는 거지. 젊은 나이로 돌아갈 수는 없어요." 물론 그는 동의하지 않는다. 때로 강변에 가깝게 자신의 설을  푼다. 얼마든지 노력하면 강..

책을 읽는 자세

독서 주제는 매번 달라진다. 1~2개월 전부터 매달리던 주제는 '정보 분석'이었다. David Omand의 라는 책에서 출발해 리처즈 휴어 주니어(Richards J. Heuer)의 이라는 책을 연거푸 읽었다. 물론 후자의 책은 전자의 책을 읽다 각주에서 발견한 책이었다. 매번 나의 독서는 꼬리에 꼬리를 문다. 요새 새롭게 관심갖는 주제가 생겼다. 바로 '파시즘'이다. 특별히 이 묵직한 개념에 흥미가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서부지방법원 난동과 같은 극우의 준동을 보자 궁금증이 생겼다. 식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파시즘'이라는 용어가 낯설게 느껴졌다. 적어도 내 입으로 어느 정도 이 개념을 설명(?)할 만큼 정리하고픈 욕심이 생겼다. 말 그대로 과욕이다. 내가 정리하고픈 수준이라고 해봤자 몇 권의 책을 읽고..

원고지/낙서장 2025.02.03

음모론을 먹고 자란 이들에게

서부지방법원을 침탈한 폭도가 외치는 주장이 있다. 선거부정 음모론. 그들은 어디서 들었는지 모를 '저항권'을 계속 외치는데 연원을 따라가다보면 저 음모론과 연결된다. 그래서 그렇게 무모하게(?) 법원을 침탈했나보다.  누구 말처럼 '인생은 실전이다' 그들은 저질렀고 이제 합당한 보답을 받을 거다. 선거부정 음모론의 시작은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민경욱 전의원의 소송이이었다. 그러나 이 소송은 최종적으로 대법원에서 기각됐고 그렇게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런 법원의 최종 판결에 아랑곳하지 않고 극우유튜버들을 중심으로 선거부정 음모론은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이제는 중국 개입설까지 합쳐져 거대한 음모론 서사를 이루고 있다. 굳이 이 선거부정 음모론의 문제를 지적하고 싶지 않다. 잠시만 구글링을 해봐..

입장이 다르면 생각이 다르다

나의 독서 생활은 계속된다. 실상은 책을 읽지 않으면 무료한 사정이 있다. 그래서 습관처럼 책을 읽는다. 읽다 보면 시간 잘 간다.  요새 나의 관심사는 '정보 분석'이다. 이 주제로 책을 읽게 동기는 단순하다. 투자를 업으로 하고자 결심했을 때 내가 깨달은 사실이 있다. 물론 긴 독서의 결과이다. 확률적 우위, 즉 예측을 잘 하지 못하면 투자에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뉴스를 읽고 정보를 취합할 때 현상을 설명하고 여기에 더해 예측하려고 노력한다. 꾸준히 예측력을 높이려 여러 방면으로 신경쓴다. 그 동기가 독서까지 이어졌다. 최근에 읽고 있는 책은 리처츠 휴어 주니어의 이다. 40여년간 CIA에서 정보 분석을 담당한 저자가 들려주는 정보분석의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한국어 제목은 조금..

원고지/낙서장 2025.01.24

저속 노화의 삶

나이가 들면 관심사가 바뀐다. 가장 일순위가 건강아닐까 싶다. 젊을 때는 평생 살 것 같다는 생각에 몸을 혹사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임계점이 온다. '이렇게 살면 죽겠구나'라는 자각이 들며 건감에 급관심이 생긴다.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이미 30무렵 매달 진단종목을 바꿔가며 병원을 방문했다. 지지난 달은 내과, 지난 달은 안과, 이번 달은 피부과 등 이런 식이었다. 그러다 건강 관리가 제1 관심사가 되었다. 꽤 시간이 많이 흘렀고 지금은 대체로 건강하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꾸준한 운동이 일상이 된 지 오래다. 그래도 과신은 금물이다. 가까이 아버지도 건강에 자신있다 돌아가신 경험 때문에라도 자만은 하지 말아야 한다. 앞선 실천외에 내가 가끔 건강 정보를 얻는 프로그램이 있다. KBS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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