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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549

건강 검진 받던 날

어김없이 올해도 건강 검진을 받았다. 올초 봄에 받아야 할 건강 점검을 차가운 가을 바람이 불자 더 이상 미루지 못해 갔다. 언제나 검진받는 날은 긴장이 된다. 주기적으로 받건만 혹시나(?) 나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들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신 경험 때문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정해본다. 가족력이 있으니 '혹시'라는 생각이 항상 머리를 스치는 것은 어쩌지 못하겠다. 주기적인 검사의 필요성도 알건만 검진받는 일이 쉽지는 않다. 내게는 전날 금식이 힘든 통과의례다. 음식을 먹지 않는 일이야 참으면 그만이라지만 물 한잔 마시지 않고 공복을 유지하는 일은 고난이다. 매일 아침 물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나같은 인간에는 더 그렇다. 여기에 더해 위내시경 검사는 종종 큰 부담으로 다가오곤 한다. 다른 문..

그냥 쓴다

다시 그분이 오셨다. '게으름'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무력감'이라고도 칭하는 그분. 요새 특별한 일이 없지만 블로그에 들어오는 게 뜸했다. 쓸거리가 없어도 글을 쓴다는 실천 자체가 주는 소중한 미덕이 있음에도 쓰기 싫다는 이유로 그냥 내팽개치고 있었다. 그러다 이러면 안 되지라는 심정으로 다시 글을 쓴다. 나는 종종 그런 생각을 해본다. 내가 생각을 하고 산다는 증거가 이 글쓰기라고 말이다. 아무리 짧은 글을 쓴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글감 정도는 생각해야 하고 아울러 구성까지 고민해야 하니 고심을 안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글을 정기적으로 쓰는 습관은 자칫 무절제한 행동으로 빠질 무렵 내 자신을 다독이는 훌륭한 실천이다. 이렇게 효용이 있는 글쓰기도 가끔(?) 힘든 게 현실이다. 소위 내면의 열정이..

원고지/낙서장 2022.09.26

제안서 빨리 쓰는 방법

나의 밥벌이 중 가장 큰 부분은 강의다. 요즘에는 학교에서 한학기 섭외를 받아 진행되는 강의보다 1회성 강연이 많다. 그래서 하루 일과 중 중요한 과제는 제안서 쓰기다. 강연 에이전시나 관련 카페 등에 올라온 강연 섭외에 응하기 위해 제안서를 꾸준히 보내야 한다. 개별적으로 섭외가 들어오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렇다고 내가 앉아서 기다릴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제안서 쓰기 만만치 않다. 시간을 투입한다는 게 일이고 거기에 걸맞게 성과가 안 나면 맥이 빠지기 때문이다. 내가 제안서를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완성도가 아니다. 섭외 마감 일자에 맞춰 보내야 하기에 중요한 것은 시의성이다. 잘 쓰기 보다는 빨리 보내는 게 중요하다. 제안서를 빨리 쓰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기존에 작업한 제안서..

어느 게으른 자의 변명

어제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게으르게 산 게 아닌지 걱정이 들었다. 어릴 때야 시간의 넉넉함에 버거운 시절도 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조급해진다고 할까. 거기에 더해 시간이 아깝고 혹시라도 내 삶을 계획 없이 산 거 아닌가라는 자책감이 들 때가 있다. 물론 나는 안다. 그래봤자 흘러간 물은 되돌릴 수 없다는 엄연한 사실을. 그럼에도 가끔은 걱정이 몰려오는 것은 어쩌지 못하겠다. 이런 삶의 회의가 나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런 의문은 누구나 들 수가 있고 심지어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하는 사람 역시 번 아웃 뒤 고개를 저으며 자신을 책망하곤 한다. 성실히 살았다고 믿었는데 그 길이 자신의 삶의 목표와 배치되는 현실을 마주하는 것이다. 아마도 나도 그런 경우 아닐까 싶다. 누구보다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

원고지/낙서장 2022.09.01

요즘 나의 주식 공부

8월의 마지막 날, 뜨거웠던 여름이 간다. 이제 곧 추석이니 한해 결산이 서서히 다가오는 무렵이다. 내가 본격적으로 주식 투자, 정확히는 트레이딩에 관심을 갖고 노력한 지 이제 2년이 다 되간다. 실질적인 투자야 1년 6개월 정도긴 하나 그 이전부터 예비적으로 공부한 시간은 그 보다 이른 반년 전이었다. 그렇게 따지니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계산된 것이다. 처음 바랐던 결과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많은 경험과 함께 공부가 동반된 시간이어서 아쉬움은 없다. 조금 더 이른 나이에 관심을 갖고 학습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은 들지만 뭐 어떠랴. 그때는 때가 아니었고 지금이 때였으니. 모든 것은 이른 것보다 늦은 것이 나은 듯 하다. 적어도 충분한 동기가 뒷받침되니 말이다. 그렇게 나의 투자 공부는 계속된다. 처음..

우울의 언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지닌 언어적 특성이 있다고 한다. 처음에 그 얘기를 들었을 때 단순히 그 특성이 부정의 언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저 '살고 싶지 않다'와 같은 그런 종류의 말이라고 지레 짐작한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에 따르면 우울증의 언어가 갖는 두드러진 특성 가운데 하나는 주어 '나'의 빈번한 사용이라고 한다. 실제로 우울증을 앓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의 유서를 보면 이 '나'라는 주어 사용이 빈번하다고 한다. 다른 언어적 특성보다도 이 단어의 사용이 우울증을 변별하는 특성이 된다고 전문가는 전한다. 그러고 보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온통 관심사가 타인이나 외부 세상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스스로 병들고 아프기에 남을 신경쓸 여력이 없는 것이다. 우울증 환자의 심리 상..

계약 즈음

시간은 빠르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일이 있다. 내게는 임대차계약 갱신이 그런 종류일 것 같다. 벌써 계약 갱신이 다가워 이사를 갈지 또는 더 살지 고민을 잠깐(?) 했다. 솔직히 처음부터 이사갈 생각은 없었다. 현재 나의 사정상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 만한 경제력 여력도 없거니와 설령 이사간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수반되는 부동산 복비며 이사비며 이런저런 수고를 들일 생각을 하니 머리만 지끈거릴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올해 나의 계약은 의외로 쉽게 마무리됐다. 지난주 임대인에게 연락을 취해 2년의 계약 갱신을 한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계약 갱신을 위해 준비를 안 한 것은 아니다. 다시 한번 등기사항전부증명서와 건축물대장 등 서류를 확인하고 전환율을 비롯한 임대차계약을 위해 필요한 조사를 진행했다. 어떤 ..

원고지/낙서장 2022.08.29

성공하는 직장인의 보고서 작성법

참으로 오랜만에 글쓰기 강의를 했다. 공공기관에서 주최하는 강의에 섭외돼 온라인 강의를 진행한 것이다. 강의 효과를 생각하자면 온라인 강의보다 오프라인 강의를 선호하지만 뭐 어떠랴. 섭외됐다는 사실에 감사를 표하며 강의를 마쳤다. 해당 기관에서 의뢰한 강의는 공문서 작성 교육이었다. 직장인에게 가장 큰 고민은 바로 문서 작업일 것이다. 오늘은 이 문서 중에서도 어떻게 하면 보고서를 잘 쓸 것인가와 관련해 몇 가지 팁을 주고 싶다. 일단 질문부터 하고 시작하자. 당신이 어떤 글을 쓰려고 한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 백가쟁명식으로 여러 답변이 나오겠지만, 몇 가지만 말하자면 글의 목적과 독자가 확인돼야 할 것이다. 목적과 독자라는 요소는 보고서라고 다르지 않다. 목적과 독자에 따라서 표현..

어른이 해야 할 공부

내가 훌쩍 나이가 들어서도 삶을 낙관하는 이유가 있다. 외부의 시선으로 볼 때 녹녹지 않은 상황임에도 나는 항상 내 삶을 긍정한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내가 공부할 자세가 되어있다는 것이다. 학교에서나 밖에서나 말이다. 대개 학교 공부가 유효한 시간이 있기 마련이다. 졸업하고 나서는 학교 공부가 그다지 필요 없다고 느끼니 말이다. 그래서 진정한 공부는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시작된다. 어른이 해야 할 공부는 내가 생각하기에 크게 두 가지다. 그 중 하나는 사람 공부요, 나머지 하나는 돈 공부다. 이 두 가지만 잘 배워도 사는 데 무리가 없다. 사람 공부부터 생각해보자. 우리는 타인을 잘 안다고 착각하기 쉽다. 가장 큰 오류는 세상 사람 다 나와 같이 생각하고 나처럼 행동하리라 기대하는 것이다. 아마도 많..

깡통 주식 계좌 복구하는 법

깡통 이후∙ 서두부터 솔직히 말하고 싶다. 당신의 깡통 주식 계좌를 '드라마틱'하게 복구하는 법은 없다. 주식으로 돈을 벌려면 당신의 실력 외에도 장세나 시황 같은 외부 시장 조건이 뒷받침해줘야 하는데 지금 시장은 어떤가. 코스피 주봉 내지 월봉이 하락 추세에서 잠시 저점을 확인하고 있는 지금, 돈을 벌기보다는 잃기 쉽상인 상황이다. 그러므로 깡통 주식 계좌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승장이 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 지난 번 나는 나의 깡통 경험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다행스러웠던 지점은 내가 미수는 사용했을지언정 신용은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0으로 수렴되는 깡통이었지 - 로 가는 최악의 깡통은 아니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데이 트레이딩을 한다고 당일 진입, 당일 청산과 함께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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