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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옥 작가의 귀환

내가 최초로 기억하는 막장 드라마는 김순옥 작가의 (2008)이다. 그런데 우습게도 이 드라마를 잊지 못하는 이유는 작품이 아니라 동생과 나눴던 짧은 대화 때문이다. 어느 날 넋 놓고 이 드라마를 보며 추임새를 넣고 있던 동생이 하도 신기해 간략한 줄거리를 물었다. ​ “죽은줄 알았던 아내가 남편에게 돌아와 복수하는 이야기야.” ​ “어떻게 남편이 자기 아내인지 모르니?” ​ “점 찍었잖아.” ​ “……” ​ 나의 반응은 저 말줄임표가 보여준다. 한 마디로 어이없는 설정(?)에 나는 코웃음을 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정부와 짜고 아내를 죽였다고 하더라도(죽은 줄 알았다고 하더라도), 점 하나 찍고 돌아온 아내를 모른다니. 그때 나는 도저히 그 배경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작가의 작품관은 물론이거니와 그 ..

영업의 비밀

여러분은 기네스북 기록을 심심풀이로 찾아 보나요? 어린 시절 기네스북을 살피다보면 ‘세상에 이런 일’이 정말 많았습니다. 영업사원 카테고리에도 기네스북 기록에 오른 사람이 있습니다. 미국의 GM 영업사원이던 조 지라드(Joe Girad)입니다. 얼마나 그가 자동차를 팔았는지 살펴 본다면 놀랍습니다. 지라드의 기네스 기록을 얼마나 대단한지 가늠하기 위해 열거해 봅니다. ​ 지라드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6대씩, 총 13,001대의 차를 팔았다. 하루 동안 최고 기록은 18대의 판매였다. 1달 동안 최고 기록은 174대의 판매였다. 1년 동안 최고 기록은 1,425대의 판매였다. 혼자서 북미 딜러샵의 95%보다 더 많이 차를 팔았다. 지라드의 업적을 더욱 믿기 힘들게 만들었던 이유는 그가 차를 한 번에 한 대씩..

주식은 어렵다

지난 주 나의 거래 결과는 희비가 엇갈렸다. 우선 지난 목요일 셀트리온(068270)을 매도했다. 1월 22일 진입가 313,000원, 목표가 324,000원, 손절가 296,500을 계획으로 매수한 셀트리온이 1월 28일 목표가를 훌쩍 뛰어넘어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스윙 거래를 목적으로 했기에 거래 기간은 고작해야 며칠 내지 몇 주를 생각했다. 그런데 주말을 뺀 영업일 기준 4일 만에 6%가 넘는 수익을 거뒀으니 얼마나 만족스러웠겠는가. 게다가 매도 당일 날 종가는 나의 매도 가격에 훨씬 못미쳤기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세상일 언제나 좋은 사건만 발생하지는 않는다. ​ ​지난 금요일 유럽 증시와 미국 증시가 동반 추락하더니, 코스피와 코스닥도 맥을 추지 못했다. 그러자 셀트리온처럼 스윙 거..

불청객

더운 여름, 오늘은 폭염경보가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내려졌습니다. 뜨거운 햇살에 거리에는 사람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늘을 찾거나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기 위해 건물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날에도 거리에서 간혹 불청객을 만나곤 합니다. 거리에서 말을 불쑥 걸어오는 사람입니다. 그 정체는 “인상이 좋다”, “조상이 공덕을 쌓은 거 같다”, “우환이 있어 보인다”, “절 다니지 않냐”라고 물으며 접근하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이들을 불러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편의상 “도인”이라고 부르겠습니다. ​ 여러분들이 이들을 만나 본 경험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유독(?) 잘 마주칩니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첫째, 정기적으로 다니는 길에서 이들 도인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그..

서술어 어미에 대하여

글을 쓸 때 나는, 이 ‘나’를 숨기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가 자신이 없어서도, 나를 숨기고 싶어서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글의 독자를 우선시하겠다는 나름의 의지 표현이다. 그런데 오늘은 이 ‘나’를 강조하며 글을 쓰고 싶다. 그래야 자신의 생각, 주장, 느낌을 보다 선명하게 강조할 수 있을 듯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문장의 종결어미가 발휘하는 효과를 말하고 싶다. ​ 주어를 ‘나’로 선택했을 때 고른 종결어미가 발휘하는 효과가 있다. 이런 ‘나’를 부각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글의 어조가 강해지고 딱딱해진다. 그래서 문장의 종결어미도 ‘합쇼체’, ‘해요체’ 등으로 쓰기보다 단정적인 ‘하다체’로 쓰게 된다. 누군가는 자신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나는 글을 쓰는 주체를 강조하게..

어떻게 발표 시간을 조절할까?

여러분은 좋은 발표의 필요조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다양한 답변이 가능하지만 그 중 시간과 관련된 조건은 반드시 들어갈 듯합니다. 특별히 시간이 길어진다면 발표에 치명적입니다. 청중은 늘어진 시간을 인내하지 않습니다. 여러분 학창시절을 생각해 보십시오. 쉬는 시간을 넘어서까지 수업하는 교사의 강의는 왜 이리 짜증이 났던지. 여러분들은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오늘은 프레젠테이션이나 발표, 강연 등에서 시간을 짧게 시연하는 팁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첫째, 발표 시간은 정해진 시간보다 짧게 2/3정도를 할당하십시오. 70%정도의 시간에 발표를 마치고 청중과 질의응답 등 시간을 할당해야 합니다. 경험상 청중이 견딜 수 있는 시간은 40분까지가 마지노입니다 (그런데 일부 기관이나 기업 등에서 무조건 긴 시간의..

인간은 모순입니다

술 마신 다음 날 아침 전화가 울립니다. 출국 전 날 술을 같이 마신 “윤씨”입니다(지난 번 에서 언급된 바로 그입니다. http://aroundstudy.net/221581403343). 단잠을 깨우는 목소리에 짜증반, 무슨 일인가 싶어 걱정반으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공항에서 출국 전 어제 분실한 자신의 시계를 찾는 용건에 더해(칠칠치 못한 인간같으니라고) 나중(?)에 학위가 끝나면 보자는 인사였습니다. 갑자기 그와 나눈 어제 대화가 생각났습니다. 오락가락하는 그의 말에 참(!)으로 인간은 묘하구나라고 헛웃음이 나왔던 술자리였죠. ​ 그 날 그가 털어놓은 말 속 심정은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자신은 자살할지 모른다. 둘째, 자신은 결혼하고 싶다. 셋째, 학위를 마치면 출가하겠다. 그런데 이 진술..

원고지/낙서장 2021.04.02

당신을 독서왕으로 임명합니다

매일 숙제처럼 하는 것이 있으니 그 주인공은 독서다. 대개는 취미를 위한 독서가 아니라 공부를 위한 독서긴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글을 읽은 순간부터 책은 언제나 가까이 있었다. 게다가 학교에 오랫동안 학생으로 적을 둔 까닭도 여기에 일조했다. 지금은 학교와 관계가 없는 신분이지만 앞으로도 책은 옆에 있을 거 같다. ​ 평생 책을 읽었으니 나름의 책을 읽는 비결도 이제는 생겼다. 과거보다 지금의 독서가 훨씬 효율적이다. 책 읽는 속도에서 이해의 정도까지 모든 면에서 요령이 생겼다. 앞서 언급했듯이 나는 대개 공부를 위해 책을 읽는다. 취미로 책 한 권을 들기 보다 일을 위해서 독서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해다. 그리고 얕은 이해가 아니라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나는 책을 여러 번 다시..

혜민이 몰랐던 것들

혜민 스님(이하 혜민)이 활동 중지를 선언했다. 물론 방송 활동만 그렇다. 주말을 잠깐 시끄럽게 했던 뉴스는 혜민의 종교인으로서 이율배반적 모습을 전했다. 검소한 삶이 아니라 화려한 삶을 사는 그의 현실이 전달돼 실망을 줬다. 누군가의 눈에는 그 정도야 봐줄 수 있지 않느냐고 묻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 생각은 달랐다. 아무래도 혜민이 지금껏 해왔던 말 때문에 논란이 증폭됐던 것 같다. ​​ 그의 책을 단 한권도 읽지 않은 나로서는 혜민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가 없다(앞으로도 혜민의 책을 읽을 기회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를 각인시킨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 제목에서 대충 분위기를 파악할 뿐이다. 아마도 세속적 기준과 다른 언행을 설파하고 다녔으리라. 그리고 혜민의 적당한 ..

마케팅에 대해 알고 싶은 사소한 것들

오늘은 마케팅 개념을 가볍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마케팅(marketing)'개념처럼 다양한 정의가 내려지는 개념은 없을 듯합니다. 이 키워드로 사전을 찾아보면 수많은 학자의 정의가 나옵니다. 그리고 따라붙는 한국어 번역은 가뜩이나 어려운 이 개념을 더 미궁으로 빠지게 합니다. ​ ​ 마케팅 교과서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번역의 질이 좋지 않아 읽어도 무슨 뜻(?)인지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현실에서 수없이 '마케팅', '마케팅', '마케팅' 외쳐되어 친숙한 듯하지만 얼마나 우리는 '마케팅'을 이해하고 있습니까. 분명하면서 쉬운 '마케팅'의 정의는 앞으로 소개할 두 인용구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마케팅을 교환관계로 정의하는 헌트의 연구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마케팅의 대상이 교환관계(ex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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