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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의 세계/거래를 합니다 55

인간을 향한 예의

나이가 들수록 사람과 거리가 중요하다고 느낀다. 너무 가까워서도 너무 멀어서도 안 된다. 그런데 그 거리가 각자의 사정에 따라 달라지니 문제다. 다들 알다시피 정답이 없다. 종종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과거에 친했던 아무개와 더 이상 연락을 주고받지 않는다는 얘기를 전해듣곤 한다. 쉽게 말해 절연이다. 누구에게 원인이 있는지 알 수는 없다. 각자가 사정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가보다라고 넘어간다. 이런 일이 친구 사이에만 발생하지 않는다. ​ ​주말에 우연히 농촌에서 다시 도시로 귀환하는 사람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방송을 봤다. 소위 농촌 텃세에 막혀 귀농을 포기하는 사연이 주요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상당수 원인이 도시와 농촌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기인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도시는 ..

공정한 협상이라는 환상

일상에서 우리는 거래를 한다. 시장에서 물건을 흥정하고, 연봉 협상이라는 이름으로 의례적 연봉 조정을 하고, 임대인과 임대료 인상을 논의한다. 이런 사례에서 거래란 가격을 중심으로 벌이는 협상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그런데 협상이라 할 때 꼭 가격이란 꼬리표가 붙지 않아도 괜찮다. 이른바 가치를 놓고 벌이는 흥정은 모두 협상이다. 가령 심부름을 핑계로 아이가 어머니에게 자신의 소망을 말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여기서 질문을 해보자. ‘공정한 협상이란 가능한가?’ ​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현실에서 공정한 협상 따위는 없다. 우선 모든 협상에서 힘의 우열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공정성이란 단어는 협상에서 힘을 가진 사람이나 진영의 “시혜”나 “배려”라고 불러야 할지 모른다. 그런데 이런 단어는 현실..

잠자는 권리는 보호되지 않는다

살다 보면 명확하게 선을 그어야 할 때가 있다. 아마도 그 대표 사례가 계약이 아닐까 싶다. 나는 종종 기간이 종료되지 않은 계약서를 끄집어내 다시 읽어보는 경우가 있다. 계약 당시 숙고했더라도 놓친 대목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잠자는 권리는 보호되지 않는다고 하지 않던가. 그렇기 때문에 계약을 하는 경우 전문을 꼼꼼하게 읽고 체크하고, 심지어 서명 이후에도 읽어봐야 한다. 매해 이런 일 저런 일 계약을 하는 일이 많기에 피하지 못하는 일이다. 재미난 일은, 그렇게 검토하다보면 나에게 불리한 조항을 종종 발견한다는 데 있다. “독소조항”이라고 부를 항으로 만약을 대비해 거론된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눈살이 찌푸려 진다. ‘만약에’라는 수식어는 불쾌한 일이기는 하지만 머릿속으로 대책을 세워나야 한다. 그..

분노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하여

며칠 전 '분노'가 치밀어 오른 사건이 있었다. (더 강한 단어가 있다면 그 단어를 쓰겠다). 이유는 도서관에서 문서 작업을 하던 중 옆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가 자판소리가 신경쓰인다며 화를 냈던 것이었다. 순간 나는 어이가 없었다(영화 에서 조태오(유아인)가 내뱉었던 그 “어이”다). 우선, 그 공간은 노트북 작업이 허용된 공간이었다. 더구나 열람실 출입구에는 노트북으로 인한 소음이 발생할 수 있으니 민감한 사람은 다른 열람실을 이용하라는 안내가 되어 있었다. 둘째, 문서 작업을 할 때 소리를 내면 얼마나 내었겠는가. 나는 자판을 춤추듯 소리를 내며 치지도 않는다. 여하간 순간 상대의 말에 나는 짜증이 났다. 본인이야말로 이용수칙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훈수를 두는 꼴이라니. 열람실 밖에서 언쟁을 할까하다..

리더십의 조건

리더란 리드하는 자이다 리더는 이끈다. 어떤 조직의 리더라도 리더를 한 마디로 명쾌하게 말하기는 힘들 듯하다. 그런데 이 질문을 한 마디로 정리한 사람이 있다. GE의 대표였던 잭 웰치는 그 답을 한 마디로 “To lead”라고 응답한다. 시간이 꽤 흐른 일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저 답변을 기억하는 이유는 군더더기 없이 기자의 인터뷰에 답했기 때문이다. 아침 산책을 나서는 그를 붙잡고 기자가 급하게 던진 질문에 젝 웰치는 답을 하고 손을 흔들며 사라졌다. 듣고 보면 그의 말이 맞다. 리더란 리드하는 사람 아닌가. 누군가를 끌고 앞장서는 사람, 그(그녀)가 바로 리더다. 그런데 이 답변에는 리더십을 어떻게 고민해야 할지 어떤 자리에서 봐야 할지 힌트를 주는 듯하다. ​ 리더와 팔로워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너의 이름은?

분쟁에 휘말릴 위협에서 상대의 이름을 부르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이름은 상대를 사물이 아니라 인격으로 대우하겠다는 암묵적 선언이다. 상대가 인격체라는 신호를 보여줘 날선 감정을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격체로서 존중하겠다는 말은 현실에서 쉽지 않다.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상대를 인격체로 대우하기 보다는 싸워서 이겨야 할 적으로만 간주하기 십상이다. 감정의 날이 선 상황에서 거리를 두고 냉정하게 처신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우리는 야수처럼 돌변하는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인격을 내던져 버리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지면서. ​ 사람에게는 인격이 있지만, 사물에게는 물격(?)이 없다. 본능적으로 사물에 ‘격’이라고 호칭을 부치며 존중할 이유는 없다. 그 어떤 사물이 인간보다 존중해야 할 이유가..

불청객

더운 여름, 오늘은 폭염경보가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내려졌습니다. 뜨거운 햇살에 거리에는 사람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늘을 찾거나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기 위해 건물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날에도 거리에서 간혹 불청객을 만나곤 합니다. 거리에서 말을 불쑥 걸어오는 사람입니다. 그 정체는 “인상이 좋다”, “조상이 공덕을 쌓은 거 같다”, “우환이 있어 보인다”, “절 다니지 않냐”라고 물으며 접근하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이들을 불러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편의상 “도인”이라고 부르겠습니다. ​ 여러분들이 이들을 만나 본 경험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유독(?) 잘 마주칩니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첫째, 정기적으로 다니는 길에서 이들 도인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그..

대화 잘 하는 비결

공식적인 자리에서 탁월하게 말을 잘 하는 사람일지라도 그 자리를 벗어나면 꿀먹은 벙어리처럼 말을 잘 못하기도 합니다. 낯선 환경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기술은 리더라 할지라도 쉽게 획득하지 못하는 방법입니다. 회사를 운영하며 이런저런 행사에서 식사를 해야 하는 등 공식적 형식의 말하기는 능숙하지만 비공식적 관계를 맺어야 하는 자리에서 대표라 할지라도 힘듭니다. 오늘은 비공식적 관계를 맺어야 하는 자리에서 상대에게 호감을 사는 대화 팁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먼저 다가가십시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시선을 마주쳐야 합니다. 노골적으로 눈빛을 던지기 보다 활짝 웃으며 상대의 눈과 스치듯 시선을 교환하십시오. 상대도 시선을 마주치며 웃는다면 일단 분위기는 조성되었습니다. 그리고 다가가 말을 거십시..

사람을 믿지 말고 상황을 믿어라!

공식적인 장마는 끝났습니다. 그러나 구름 낀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햇볕은 따갑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다고 하니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그나마 작년보다는 덜 더운 듯하고, 벌써 8월이니 조금만 견디면 낙엽 떨어지는 가을이 올 거라는 데 안도가 됩니다. ​ 오늘은 영화 대사 한 마디로 시작하고 싶습니다. 영화 (2016)에서 한재호(설경구)는 조현수(임시완)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사람을 믿지 말고 상황을 믿어라.” 이 대사처럼 조현수는 영화 말미 행동하고 한재호는 파국을 맞습니다. 이 대사가 유독 기억이 남았던 이유는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비슷한 지침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이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그 사람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교언영색(巧言令色)이라는 고사성어가 보여..

당신이 협상을 잘 하려면

컴퓨터 창을 열 때마다 오늘은 무슨 글을 쓸까 고민합니다. 글쓰기란 항상 느끼지만 독자와 나누는 대화이기 때문입니다. 대화의 손짓에 반응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글쓴이에게 기쁜 일입니다. 그래서 어떤 주제로 글을 쓸까 고민하다가 협상을 주제로 써보고 싶습니다. 블로그 통계를 꾸준히 검색해보면 이 주제로 많은 분들이 검색을 하시더군요. 그만큼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협상할 기회를 마주합니다. 직장에서 연봉협상에서 사업상 거래협상에 이르기까지 그 예는 다양하죠. ​​본격적으로 얘기를 풀어가기 위해 여러분이 기억해야 할 대전제는, 우리 모두는 단독의 개인일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인간은 ‘추상적’ 개인이 아니라 ‘사회적’ 개인입니다. 이미 개인이란 한자어에 동어반복적으로 함의되어있긴 하지만 관계의 존재로서 인간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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