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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공부를 합시다 2021. 4. 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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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에 휘말릴 위협에서 상대의 이름을 부르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이름은 상대를 사물이 아니라 인격으로 대우하겠다는 암묵적 선언이다. 상대가 인격체라는 신호를 보여줘 날선 감정을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격체로서 존중하겠다는 말은 현실에서 쉽지 않다.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상대를 인격체로 대우하기 보다는 싸워서 이겨야 할 적으로만 간주하기 십상이다. 감정의 날이 선 상황에서 거리를 두고 냉정하게 처신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우리는 야수처럼 돌변하는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인격을 내던져 버리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지면서.

사람에게는 인격이 있지만, 사물에게는 물격(?)이 없다. 본능적으로 사물에 ‘격’이라고 호칭을 부치며 존중할 이유는 없다. 그 어떤 사물이 인간보다 존중해야 할 이유가 있던가. 하지만 현실에서는 종종 우리는 인간을 피와 삶을 지닌 인격체로 다루기 보다는 사물, 대표적으로는 상품으로 다루기 쉽다. 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인간조차 상품으로 취급하려고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인간은 그 인격 때문에 팔지도 사지도 못하는 대상이다. 그러나 현실은 한 인간의 노동력을 노동이라는 상품으로 사고 파는 데 익숙하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를 만날 때 상대가 인격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종종 까먹고 만다. 뉴스에서 종종 들려오는 갑질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람이라는 생명체의 존엄을 깨닫는 순간은 흔하지 않다. 거리를 스치는 사람처럼 당사자에게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인과 커뮤니케이션은 태생적으로 불협화음을 낼 수 밖에 없다. 의미가 없는데 대우할 필요가 있던가. 특히, 우리가 망각하는 것 중에는 인격체의 감정이 있다. 이 감정이야말로 우리를 진정한 인간으로 만든다. 그런데 인간이 감정을 지닌 존재라는 사실을 종종 잊어버린다. 이런 망각은 특히 분쟁 중에 심각하다. 왜냐하면 싸움 과정에서 날선 말이 오가고 감정을 다치고 원한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감정적 손해는 시간이 흘러도 더욱 더 끈질기게 생명력을 발휘한다. 심지어 시간이 오래 지난 후에도 그 감정이 촉발돼 일을 그르치기도 한다.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것은 미묘한 감정이다. 상대의 감정을 배려(?)해야 설령 일이 그르치더라도 원한을 사는 일을 피하게 된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 입장에서 상대가 느꼈을 감정을 상상해야 한다. 대전제는 그나 나나 인격이라는 데 있다. 만약 상대와 내가 전혀 다른 종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별 그대에서 온 상대의 감정을 어떻게 안다 말인가. 외계인이 우리처럼 감정을 지녔을지 아닐지는 모를 일이다. 설령 가졌다고 하더라도 감정의 작동이 인간과 같을지는 모를 일이다. 공통의 지평에서 우리는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다.

상대가 누구건 더 잘 커뮤니케이션하고 싶다면 그(그녀)를 상상해야 한다. 그리고 상상의 중심은 감정이다. 그 감정의 유력한 후보는 여러가지다. 연민, 동감, 공감 등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감정은 다수이다. 그 중에서도 나는 공감의 감정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공감에 다른 이름을 붙이면 '감정 이입'이라고 할 수 있다. 나라면 어떨까라는 가정 하에 상대의 감정을 상상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도 한계가 있다. 상대도 나처럼 느끼겠지하고 추정하고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이 공감의 감정이야말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있어서 나와 그(그녀) 사이를 원할하게 만드는 윤활유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나는 공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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