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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향한 예의

공부를 합시다 2021. 4. 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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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사람과 거리가 중요하다고 느낀다. 너무 가까워서도 너무 멀어서도 안 된다. 그런데 그 거리가 각자의 사정에 따라 달라지니 문제다. 다들 알다시피 정답이 없다. 종종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과거에 친했던 아무개와 더 이상 연락을 주고받지 않는다는 얘기를 전해듣곤 한다. 쉽게 말해 절연이다. 누구에게 원인이 있는지 알 수는 없다. 각자가 사정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가보다라고 넘어간다. 이런 일이 친구 사이에만 발생하지 않는다.

주말에 우연히 농촌에서 다시 도시로 귀환하는 사람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방송을 봤다. 소위 농촌 텃세에 막혀 귀농을 포기하는 사연이 주요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상당수 원인이 도시와 농촌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기인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도시는 각자의 삶의 경계가 분명한데 반해, 농촌은 흐릿한 결과 발생한 일이 많았다. 특히 재산권과 관련해 토지가 문제가 된 사건이 이 관점의 태도를 분명히 보여줬다. 마을의 공도 중에 무심코 선을 넘어버린 토지가 분쟁의 씨앗이 되어 귀농을 포기한 경우였다. 이런 경우 결국 사람과 거리가 문제이다.

타인에 대한 관심이 좋을 때도 있지만, 어느 경우에는 감당하기 힘들 때가 많다. 무심코 들어오는 관심은 한마디로 ‘오지랖’이다. 적당히 관심을 끊고 사는 게 예의이다. 그래서 적당히 선을 긋고 살아가는 모습이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 더군다나 우리는 이런 삶에 너무 익숙해져 버리지 않았던가. 특히 도시에 산다는 것은 결국 타인의 삶에 관심을 두지 않는 생활이라는 의미다. 하나하나 신경쓰다간 마음 다치는 일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솔직히 나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 잘 모른다. 가끔 들려오는 소음에 그저 사람이 사나보다라고 생각할 뿐이다. 때로는 밤중에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거슬리지만 적당히 참고 지나간다. 혹시라도 문제를 삼으면 오히려 감정을 다쳐 화가 미칠지 모른다. 미디어로 전해져오는 이웃간 소음분쟁이 어제 오늘 일이던가. 내가 이사가거나 그가 이사가지 않는 한 끝날 일이 아니다. 그저 참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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