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의 세계/거래를 합니다

인터뷰는 그 사람의 내면을 엿보게 한다

공부를 합시다 2021. 4. 1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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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볼 때 내가 유일하게 정독하는 종류의 기사가 있다. 어떤 미디어라도 이런 기사는 꼭 읽는다. 어떤 기사일까? 바로 인터뷰 기사다. 어떤 인물을 심층적으로 다룬 인터뷰 기사를 나는 정말 좋아한다. 이에 반해 단신 기사는 그냥 제목만 읽고 스쳐 지나간다. 그런 기사는 에디터가 어떻게 제목을 붙이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윤색되기 마련이다. 특히 정치 기사는 선전에 불과하다. 그냥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듣는 기사이다. 그래서 읽을 만한 기사는 인터뷰 기사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인터뷰를 활자로 접했다면 요즘엔 영상으로 쉽게 만날 수 있어 더욱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유튜브를 뒤적거리다 지난 주 내가 접한 인터뷰 기사는 외부에서 파견돼 중소기업의 인력조정을 담당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었다. 합법과 불법을 넘나들며 기업의 인력 문제를 해결해주는 그런 사람이었다. 인터뷰 전체를 봤을 때 예상(?)할 만한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본인은 스스로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일을 한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내가 보기에 세상에는 정말 상식에 벗어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상식이란 나의 상식일뿐 타인의 상식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법의 사각지대를 교묘히 이용하는 앞선 인터뷰이의 후일담은 세부 내용은 새로울지언정 특별할 내용은 없는 전언이다.

첫 번째로 재미난 사실은 댓글의 반응이었다. 대부분 노동자로 살아야 할 처지인 사람들이 기업을 옹호하고 있었다. 반응은 대개 이런 식이었다. ‘기업주라면 필요없는 인력을 당연히(?) 잘라야 하지 않겠는가’ 약자가 강자를 옹호하는 꼴인데,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 아마도 그들 대부분은 자신은 ‘절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는듯 보였다. 게다가 이들은 아직 노동시장에 진입 하지 않은 사람들인 듯했다. 교과서에서나 나올 법한 말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나도 어렸다면 저런 식의 반응에 동조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저런 반응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안다. 강자는 약자가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들은 잘 먹고 잘 산다.

두 번째로 누구나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한다는 것이다. 그 어떤 변명을 늘어놓더라도 말이다. 흔히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하지 않던가.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생계라는 핑계를 대며 옹호하는 것이다. 인터뷰이가 딱 그런 모양세였다. 그러나 알다시피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양보하다보면 저 멀리 후퇴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물론 이런 처세에 정답이 있지는 않다. 어떤 맥락에 처해 있느냐에 따라 각자 다른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앞선 인터뷰이 말에서 자신의 일에 대한 상반된 태도가 엿보이는 게 이해가 됐다. 처음에는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말하다가, 자신은 그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를 거라는 말을 되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식적으로는 자신의 일을 합리화하지만, 무의식적으로는 자신의 일을 후회하고 있었던 것이다.

인터뷰 기사는 그 사람의 내면을 조금은 보여준다. 설령 기자의 관점에 따라 오염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인터뷰 행간에서 그 사람이 보인다. 그리고 나는 그런 처지라면 어떻게 행동할지 상상해본다. 손 쉬운 길을 갈 것인가, 어려운 길을 갈 것인가. 정답이 없다는 것은 알지만 그냥 생각해본다. 언제나 결론은 하나다. 자신의 운명을 만드는 것은 자기 자신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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