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 시간에는 공부를 했다. 책을 한권 들고 널찍한 도서관 열람실에서 책을 읽었다. 언제 내가 이 시간에 왔었나 할 정도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보통은 주말에는 그냥 방바닥에 누워 잘 법도 한데 그런 날에는 항상 후회가 밀려왔다. 어차피 잠은 밤에 잘 건데 피로를 푼다는 명목으로 텔레비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잠들기 일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서관에 갔으니 좋건 싫건 그 장소에 걸맞은 실천을 해야 한다. 모 영화에서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나는 이 말을 비틀어 장소가 사람을 만든다고 주장하고 싶다. 정말로 장소에 걸맞은 행동을 하지 않으면 알게 모르게 패널티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을 사람들은 '예의'라고 부르기도 하고 '에티켓'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니 우리는 그 장소에 걸맞는 복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