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자기 배려의 기술

무력감 극복하기

공부를 합시다 2022. 7. 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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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간 딱히 한 일이 없다(?). 계획도 흐지부지, 실천도 흐물흐물 그런 식으로 시간이 흘러갔다. 나의 처지가 그렇게 한가하게 놀 수만은 없다는 현실 자각은 하고 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데 일단 마음 가는 대로 내버려두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은 빠르다. 그렇게 후루륵 시간이 흘러가고 나니 현타가 요즘 세게 온다.

 

그런 즈음 10여년 전 읽었던 얼 쇼리스의 <희망의 인문학>이 문득 생각났다. 이 책이 떠오른 이유는 가난한 사람을 위험한 시민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작가가 역설한 인문학의 가치가 현재 내게도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가난한 이가 처한 현실, 그 중에서도 무력에 포위되어있는 배경을 타개하기 위해 저자는 인문학 공부를 강조한다. 결국 인문학의 필요란 생각하는 사람을 만드는 것 아니겠는가.

 

곰곰이 생각해보면 근래 읽었던 책은 그다지 내게 자극을 주는 책은 아니었다. 현실적인 이유로 선택한 책이었고 그 책을 계속 되뇌이며 읽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인간이라는 존재는 쉽게 따분해하고 지치는 동물이다. 한권의 책만 주구장창 읽고 있었고 그것도 여러번 읽고 나니 무감각해지는 것은 어쩌지 못하겠다. 그렇다고 다른 책을 읽고 싶다는 욕망은 일지 않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스스로 변하고자 하는 욕망이다. 그 필요를 강하게 자극할 매개로 때로 책은 도움을 준다. 그런 면에서 인문학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도록 유도하는 자극의 매체가 된다. 그래서 나는 좀 더 비현실적인(?) 책을 짚어 들어 보기로 했다. 한때 학교에서나 읽었던 책을 말이다. 물론 거기에 직접적인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논문 쓸 일도 학회지에 제출할 일도 없지 않은가.

 

생각한다는 것이 기쁜 시절이 있었다. 머리가 돌아가는구나, 살아있구나라는 쾌감에 빠져 방구석 철학자를 꿈꾼 적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바로 여기에서 나를 살릴 생각을 하고 싶다. 그렇게 나는 오늘 정말 무용한듯 보이지만 필요한 책 한권을 읽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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