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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성실함

도서관 한귀퉁에 자리를 잡았다. 주말이라고 다르지 않다. 특별한 일 없으면 책이나 읽을 요량으로 도서관에 간다. 그런데 오늘따라 날은 따뜻하지만 미세먼지가 심하다. 미세먼지 어플에 '미세먼지 아주 나쁨'이란 경고가 선명하다. 그때 도서관 직원 한 명이 열람실에 들어와 창을 연다. 그것도 모든 창문을 활짝! '이게 무슨 일인가.' 다른 이유가 아니다. 정기적으로 하루 중 몇 번은 환기라는 이유로 창문을 연다. 그 순간 짜증이 밀려온다. 오늘처럼 '미세먼지 아주 나쁨'이라고 선명하게 경고하는데도 불구하고 꼭 저래야 한다 말인가. 물론 저 직원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하는 것일테다. 규칙이니 그저 수행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릴 때는 성실이라는 덕목은 듣기만 해도 참 미덕이었다. 그렇다고 ..

원고지/낙서장 2023.03.28

직장인 인문학 공부법

필요가 우선이다글을 시작하며 분명히 말하고 시작하고 싶다. 나는 현재 직장에 다니며 인문학을 공부해볼까라고 고민하는 독자를 위해 이 글을 쓴다. 일하기도 바쁜 누군가 인문학을 공부하겠다는 생각이 든 다는 사실은 그 이유가 지적 호기심이든 무엇이든간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다들 알다시피 먹고 살기에 바쁘기 때문이다. 그러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탈진된 상황에서 공부를 하겠다고 나서는 일은 쉽지가 않다. 그런데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시작할 마음을 지녔다. 나는 직장인의 인문학 공부는 다른 장소, 가령 학교에 다니며 공부를 하는 학생이라든지 퇴직하고 한가롭게 시간을 보낼 누군가의 공부와 전혀 다르다고 믿는다. 앞서 거론한 이유 외에도 시간을 쪼개 공부를 할 다짐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어떤 절박..

현실적으로 작가가 되는 법

글쓰기 열풍 몇년 사이 글쓰기 플랫폼이 많이 만들어진 것 같다. 기존에 블로그뿐만 아니라 좀 더 특색있는 글쓰기 플랫폼이 각자의 개성을 발휘하고 있다. 나의 경우를 돌이켜보자면 이곳 티스토리뿐만 아니라 브런치나 포스타입 등에 정기적으로 글을 쓴다. 여기에 더해 뉴스레터 프로젝트를 위해 메일리를 이용한다. 내가 이용하지 않는 수많은 플랫폼이 있을 것이다. 특히 소설에 특화된 사이트들 말이다. 나는 소설과 같은 문학분야의 작가가 되고자 하는 욕망은 현재 없다(물론 앞으로 모를 일이지만) 그러니 비문학 작가가 되는 노하우를 정리해서 알려주고 싶다. 나의 얘기를 먼저 꺼내자면 수년 전 나는 한권의 교양서를 낸 적이 있다. 대학원까지 철학 전공자였던 나는 공부이력을 디딤돌 삼아 를 철학적으로 푼 책을 썼다. 가슴..

내가 트레이딩을 하는 이유

주식 거래를 하는 이유 주식 거래를 하는 누군가에게 '왜 거래하나?'라고 묻는다면 거의 100%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답변할 것이다. 답변이 뻔히 예상가능한 질문은 우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각자가 이 업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 이 트레이딩이라는 게임에 뛰어들지만 그 동기를 살펴보면 천차만별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트레이딩을 하는가. 내가 주식 거래를 처음 해본 경험은 마흔이 넘어서다. 물론 그 이전에 투자라는 활동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삽십대 초반 나는 펀드 열풍을 타고 간접 투자를 처음 해봤던 경험이 있다. 그때도 몇 년간 수익이 쏠쏠했던 경험이 있다. 그런데 뒤늦게 그것도 투자가 아니라 투기, 바로 트레이딩에 왜 뛰어들었을까. 이 이야..

운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운이 없는 어떤 이 오늘은 막간의 시간을 내 하천변을 걸었다. 쌀쌀한 바람이 불었지만 봄바람인지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꽤 긴 거리를 걷다가 근처 맛집으로 유명한 토스트 가게를 찾아갔다. 그러나 가는 날이 하필이면 휴일이다. 수요일은 휴일이란다. 몰랐다. 집에서 걸어서 족히 30분 걸리는 거리인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돌아가려니 맥이 빠진다. 오늘은 약간의 운도 따라주지 않나 보다. 평소 나는 운을 믿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운에 의지하기 싫어한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그 운이 행운이든 불운이든 결국에는 배경일 뿐 중요한 것은 의지와 실천이라고 믿는다. 그래도 운이 따라준다면 될 일은 더 빨리 될 것이고 수월한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운을 언제나 시험하길 좋아한다. 점집에 가고 별자리를 ..

체육관 가는 습관 만들기

필요는 성공의 어머니다 벌써 내가 동네 체육관에 간 지가 무려 10년이 넘어간다. 그 긴 세월동안 한 지역을 떠나지 않고 살고 있다는 것이 굉장히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만큼 나는 한번 정착하면 꾸준한(?) 사람이다. 봐라. 체육관을 가는 습관을 만들어 놓은 것만 바도 알 수 있지 않은가. 그만큼 좋은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이런 체육관 가는 습관을 만들게 됐을까? 언제나 느끼지만 필요는 동기의 원동력이다. 처음 내가 체육관을 가야 하겠다고 느낀 것은 젊은 시절 한달이 멀다 하고 병원을 방문한 시절의 기억 때문이다. 이번 달은 내과, 다음 달은 치과, 그 다음 달은 이비인후과 등 이런 식이었다. 그때 뼈저리게 지금 운동하지 않으면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체육관..

나란 사람은 말이야

블로그 머리말에 자기소개를 고민하다 정체성을 고민했다. '나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대개 이곳 블로그를 포함해 SNS에 간략한 자기소개는 대개 하는 일을 쓴다. 보통 자신이 속한 직장을 표기하거나 직업을 쓰거나 직책을 쓰는 그런 식이다. 그런데 지난 10년간 직장에 속하지 않았던 나는 그럴 때마다 애매한 처지에 있었다. 사업을 한다고 하나 거의 폐업 수준이니 상호를 공개하는 것도 꺼림칙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그래서 대개 추상적인 자기 소개였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곳 블로그 자기소개였다. '읽고 말하고 쓰고 듣는다'와 같은 식이었다. 이런 문구를 적은 이유는 내가 수년간 중점적으로 해온 일이라곤 대학원에 다니면서 공부한 게 다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간간이 강의를 이어갔으니 틀린 소개도 아닌 셈이었..

원고지/낙서장 2023.03.20

당신도 희생자가 될 수 있다

연일 넷플릭스의 가 화제다. 첫 편이었던 JMS의 정명석편에 이어 이번엔 아가동산편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단체가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종교적 사이비 집단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왜 그런 집단에 빠져드는가는 고민할 만한 문제를 던져둔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 비슷한 심리적 약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피해자들을 쉽게 비난할 수 없는 노릇이다. 우리 또한 희생자가 될 수 있다! 요즘 읽고 있는 책 앤서니 스토(Anthony Storr)의 에서는 구소련과 같은 공산주의 국가에서 자행되던 세뇌를 통한 자백을 설명하는 부분이 나온다. 자발적 고립이 아닌 강제적 고립이 수감자에게 가져온 변화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서구에서는 이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일종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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