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의 세계/거래를 합니다

내가 트레이딩을 하는 이유

공부를 합시다 2023. 3.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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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거래를 하는 이유

주식 거래를 하는 누군가에게 '왜 거래하나?'라고 묻는다면 거의 100%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답변할 것이다. 답변이 뻔히 예상가능한 질문은 우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각자가 이 업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 이 트레이딩이라는 게임에 뛰어들지만 그 동기를 살펴보면 천차만별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트레이딩을 하는가.

 

내가 주식 거래를 처음 해본 경험은 마흔이 넘어서다. 물론 그 이전에 투자라는 활동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삽십대 초반 나는 펀드 열풍을 타고 간접 투자를 처음 해봤던 경험이 있다. 그때도 몇 년간 수익이 쏠쏠했던 경험이 있다. 그런데 뒤늦게 그것도 투자가 아니라 투기, 바로 트레이딩에 왜 뛰어들었을까. 이 이야기를 풀자면 나의 대학원 경험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게임에 뛰어든 이유가 나름 진지한 공부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자본, 운동의 장소

최근 몇 년간 대학원 수료 2년, 그리고 논문 준비 2년, 총 4년간 공부만 했다. 나의 연구 주제는 한국대중영화를 매개로 영화적 실천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영화라는 예술을 매개로 정치적 변화를 꾀하는 게 고민이었다. 논문을 쓰는 동안 내가 진지하게 사유했던 문제는 어떻게 이 운동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였다. 그런데 학교를 졸업하고 무엇을 할까 고민했을 때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그 운동이 무엇이든 활발한 곳으로 가야 한다는 결단을 했다.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학교와 같은 관념적인 운동의 장소를 떠나 물질적인 운동의 장소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변화, 거대한 운동이 가장 활발한 곳은 어디란 말인가. 마침 당시 주식붐이 불었고 내가 생각한 곳은 바로 자본 시장이었다. 자본이 거래되는 시장이야말로 거대한 운동의 장소인 셈이다. 이런 이유가 내가 트레이딩에 관심을 가진 이유였고 이 업에 뛰어든 계기였다. 물론 돈을 벌고 싶다는 욕망도 있었다. 진지하게 공부도 하고 끈기도 있다고 판단했기에 도전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 시장은 어쨌든 소액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곳이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도박이 아니라 게임

대개 이 투기라는 업에 어릴 때 뛰어드는 경향이 있는 것을 보면 나란 인간은 굉장히 늦은 감이 있다. 그래도 나의 장점인 호기심을 무기로 진지하게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지난 시간 수익이라는 부산물이 없어도 공부의 과정은 굉장히 즐거웠다. 설령 손실을 보더라도 과정 중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결과라고 생각했기에 크게 마음이 상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본래 공부를 좋아하는 천성인 데다가 데이 트레이딩의 경우 매일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흥미로운가.

 

나는 트레이딩을 평생의 업으로 삼을 생각이다. 누가 뭐라든 스스로 독립적으로 사고하고 움직여 밥벌이가 가능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이는 '투기'라는 단어에 부정적 시선을 보낼 것이다. 그리고 데이 트레이딩은 속칭 도박 아니냐고 물을 것이다. 그런 질문에 답하자면 나는 단호히 '아니오!'라고 말할 것이다. 나는 도박을 할 생각이 전혀 없다. 나는 확률 게임을 하지 모 아니면 도식의 도박을 하지 않는다.

트레이더란

시장에서 생존하고 과실을 얻어가는 사람은 행운에만 의지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행운이 필요치 않다는 얘기는 아니다. 실력과 행운의 조합이 이 시장에서 살아남게 하는 동력이다. 물론 실력이 가장 중요하다. 중요한 지점은 살아남는 것이고 그것도 돈을 벌기 위해서 견디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공부고 절제이다. 나는 매일 트레이딩을 하면서 지금껏 공부했던 내용을 확인하고 나의 인내를 실험한다. 그리고 매일 저녁 복기를 한다.

 

아마도 투기 사업에 뛰어든 사람은 래리 윌리엄스(Larry Williams)의 말처럼 '일을 하기에는 너무 게으르고 도덕질을 하기에는 너무 양심적인 사람'일 거다. 나는 이 말이 좋다. 저런 부류의 사람들이 도전할 수 있는 업 중에 투기야말로 적합한 사업이 있던가. 자유롭지만 자유롭지 않은 직업이 투기라는 사업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시간도 자유롭고 뭐든지 여유로와 보이지만 그 시간을 살펴보면 인내의 시간이 전부이다. 외부 사람들은 이 절제의 시간을 보지 못한다. 오직 시장에서 과실을 얻어가는 사람만이 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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