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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8

감정 연습

혼자 사는 이가 가장 걱정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모든 것에 무덤덤해진다는 사태일테다. 특히 나처럼 나이가 들어가는 이는 자칫 목표를 상실하고 의미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에 노일 수 있다. 요즘 나의 고민은 내가 너무 감정적 동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지루했다. 이 지루함이 어디서 기원했는지 모를 일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심심하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했다. 오히려 '외로움', 이런 감정은 들지 않는다. 누구 말따라 나는 계속 무언가를 하고 있었으니 저 부정적 감정은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무언가를 해도 몰입은 잘 안 되고 지루하다는 느낌만 들었다. 아마도 목표로 한 과제가 쉽게 결과를 내주지 않은 것 때문에 지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 나의 경우 대표적으로 투자가 그런 예였다. 대략 수년간을..

어떤 성실함

도서관 한귀퉁에 자리를 잡았다. 주말이라고 다르지 않다. 특별한 일 없으면 책이나 읽을 요량으로 도서관에 간다. 그런데 오늘따라 날은 따뜻하지만 미세먼지가 심하다. 미세먼지 어플에 '미세먼지 아주 나쁨'이란 경고가 선명하다. 그때 도서관 직원 한 명이 열람실에 들어와 창을 연다. 그것도 모든 창문을 활짝! '이게 무슨 일인가.' 다른 이유가 아니다. 정기적으로 하루 중 몇 번은 환기라는 이유로 창문을 연다. 그 순간 짜증이 밀려온다. 오늘처럼 '미세먼지 아주 나쁨'이라고 선명하게 경고하는데도 불구하고 꼭 저래야 한다 말인가. 물론 저 직원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하는 것일테다. 규칙이니 그저 수행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릴 때는 성실이라는 덕목은 듣기만 해도 참 미덕이었다. 그렇다고 ..

원고지/낙서장 2023.03.28

언문일치

어제 문득 글을 쓰면서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재미있게 쓰고 싶다!' 언젠가 나는 글을 쓰는 이유를 쓰는 이도 재미있고 읽는 이도 즐거운 글을 쓰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속칭 잘 팔리는 글을 쓰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그런데 얼마나 지금 그런 글을 쓰고 있을까. 스스로 이 질문에 답을 하자면 '아직은'이라는 미정의 단어를 쓸 수밖에 없다. 글쓰기 실력은 나이에 비례하지 않는다. 왠지 글을 쓰고 교정을 위해 읽어보면 뭔가 아쉽다. 특히 어떤 글은 내 성격이 묻어나 특유의 속내를 드러낸다. 좀 더 가벼우면 좋으련만 어딘가 무겁다. 아마도 내가 약간은 진지한(?) 사람인가 싶어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 평소 말 습관을 글은 닮았다. 말을 하..

그냥 쓴다

다시 그분이 오셨다. '게으름'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무력감'이라고도 칭하는 그분. 요새 특별한 일이 없지만 블로그에 들어오는 게 뜸했다. 쓸거리가 없어도 글을 쓴다는 실천 자체가 주는 소중한 미덕이 있음에도 쓰기 싫다는 이유로 그냥 내팽개치고 있었다. 그러다 이러면 안 되지라는 심정으로 다시 글을 쓴다. 나는 종종 그런 생각을 해본다. 내가 생각을 하고 산다는 증거가 이 글쓰기라고 말이다. 아무리 짧은 글을 쓴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글감 정도는 생각해야 하고 아울러 구성까지 고민해야 하니 고심을 안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글을 정기적으로 쓰는 습관은 자칫 무절제한 행동으로 빠질 무렵 내 자신을 다독이는 훌륭한 실천이다. 이렇게 효용이 있는 글쓰기도 가끔(?) 힘든 게 현실이다. 소위 내면의 열정이..

원고지/낙서장 2022.09.26

무력감 극복하기

몇 개월간 딱히 한 일이 없다(?). 계획도 흐지부지, 실천도 흐물흐물 그런 식으로 시간이 흘러갔다. 나의 처지가 그렇게 한가하게 놀 수만은 없다는 현실 자각은 하고 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데 일단 마음 가는 대로 내버려두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은 빠르다. 그렇게 후루륵 시간이 흘러가고 나니 현타가 요즘 세게 온다. 그런 즈음 10여년 전 읽었던 얼 쇼리스의 이 문득 생각났다. 이 책이 떠오른 이유는 가난한 사람을 위험한 시민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작가가 역설한 인문학의 가치가 현재 내게도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가난한 이가 처한 현실, 그 중에서도 무력에 포위되어있는 배경을 타개하기 위해 저자는 인문학 공부를 강조한다. 결국 인문학의 필요란 생각하는 사람을 만드는 것 아니겠는가. ..

인간 관계의 진실 하나

살다 보면 어릴 때 들었던 어른들 말 하나 틀리지 않구나라고 실감할 때가 많다. 어린 시절에는 그저 잔소리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삶의 진리라고 수긍하게 된다.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가령, 대표적인 것이 '까마귀 많은 곳에 백로야 가지 말라'든지, '근묵자흑'과 같이 주변 사람을 잘 사귀어야 한다는 말들이다. 이때 좋은 사람 만나야 된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나쁜(?) 사람을 만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그런 나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주변에 보면 유독 세상사 불평불만을 해되는 사람이 있다. 특히 자신의 삶에 어떤 기대도 하지 않는 사람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그런 사정이 그(그녀)의 외부 조건 때문이 아니라 당사자의 태도에 기인하는 ..

우리는 호모사피엔스인가?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있는 날이면 주요 일과가 컴퓨터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문서 작업을 하든, 서핑을 하든, 유튜브시청을 하든지 말이지요. 간혹 컴퓨터가 없던 시절에는 도대체 무얼 하며 놀았을까, 내지는 어떻게 일했을까라는 궁금증이 들 정도입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장치는 필수재처럼 다가와 있습니다. 그런데 디지털 환경이 마냥 좋지만은 않습니다. 업무의 효율면에서 능률을 높이기는 커녕 정신 산란한 조건을 더욱 배가시키고 있지 않나, 의심이 들기 때문이죠. 멀티 테스킹이 일상이 된 나머지 한 작업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다른 작업을 할 궁리를 찾고 있으니까요. ​ 이런 점에서 모바일환경을 대표하는 스마트폰도 골치거리입니다. 쉬는 시간이건 업무 시간이건 스마트폰이 곁..

오늘부터 자신을 혁명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바꾸기 쉬운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나 자신이다. 타인보다는 자신을 바꾸는 게 쉽기 때문이다. 그럼 다음 질문을 해보자. 세상에서 가장 바꾸기 어려운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나 자신이다. 습관이라는 관성에 빠져 자신을 바꾸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바꾸기 쉽지만 동시에 가장 바꾸기 어려운 사람은 바로 나다. 이런 모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 살다보면 뜻하는 일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이럴 때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그 해결의 실마리는 자기 자신이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이 인간은 습관의 동물이다. 습관은 한번의 행동으로 만들어진 관성이 아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등 여러 번의 행동이 습관으로 굳어진다. 이 습관은 시간이 지나면 인격이 된다.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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