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와 글쓰기/글쓰기

언문일치

공부를 합시다 2022. 10. 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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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문득 글을 쓰면서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재미있게 쓰고 싶다!' 언젠가 나는 글을 쓰는 이유를 쓰는 이도 재미있고 읽는 이도 즐거운 글을 쓰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속칭 잘 팔리는 글을 쓰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그런데 얼마나 지금 그런 글을 쓰고 있을까. 스스로 이 질문에 답을 하자면 '아직은'이라는 미정의 단어를 쓸 수밖에 없다. 글쓰기 실력은 나이에 비례하지 않는다.

 

왠지 글을 쓰고 교정을 위해 읽어보면 뭔가 아쉽다. 특히 어떤 글은 내 성격이 묻어나 특유의 속내를 드러낸다. 좀 더 가벼우면 좋으련만 어딘가 무겁다. 아마도 내가 약간은 진지한(?) 사람인가 싶어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 평소 말 습관을 글은 닮았다. 말을 하더라도 나는 조리있게 말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고 몇 번은 숙성된 생각을 뱉어내려고 고민하는 편이다. 좋게 말하면 그렀다는 얘기다.

 

앞선 나의 말습관과 글습관을 생각해보면 여전히 나는 참으로 지킬 게 많은 인간이다. 그러니 글도 이 모양 이 꼴 아니겠는가. 그나마 이곳 블로그 글쓰기는 가벼워 다행이다. 일단 이곳에 글을 쓸 때는 그냥 쓰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오늘 쓰는 이 글감도 어제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고 멍 때릴 때 떠오른 소재였다. 그런 급발진 덕분에 오늘은 뭘 쓸까 고민하지 않아도 술술 글을 쓰고 있다.

 

요새 나의 걱정은 내가 프로 작가로 살 만한 역량이 있을까라는 고민이었다. 이제는 기억이 안 날 오래 전에 교양서 한 권을 쓴 적이 있다. 계약을 맺은 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들어 책을 완성했다. 그런데 그 이후 다음 후속작이 나오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가장 큰 이유는 게으름도 게으름이지만 너무 엄격하게 스스로 검열을 하는 습관 탓이었다. 그런 고질병탓에 작업 속도가 느리고 더군다나 자기 생각을 내놓는데 주저하니 어쩌겠는가. 스스로 작가로 먹고 사는 데는 심각한 장애인 셈이다.

 

이런저런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프로 작가에 도전하려고 한다. 다시 제안서를 써 책을 출간할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는 좀 더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다. 일단은 자유롭게 쓰고 자기 검열에서 벗어나는 책을 쓸 생각이다. 남의 시선에 나를 재단하기 보다 일단 내뱉고 평가받아보련다. 그런 작업에서 해방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어디서 자유를 얻겠는가. 이제는 그런 구습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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