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소비를 평소 어떻게 하나 생각해보면 대부분 포털에 모아둔 기사를 쭉 흝어보는 게 다이다. 언론사들은 제목 장사를 한다고 하는데 소비자인 나 또한 제목 소비를 한다. 어차피 그들의 목적은 조회수인데 나는 그들의 장단에 맞출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끔은 클릭해서 보는 기사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런 기사를 읽고 있자면 눈살을 찌푸릴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내용이 문제가 아니다. 표현면에서 소위 정서법도 준수하지 않은 글이 허다하게 많다. 심지어 단어조차 제대로 첨삭하지 않고 파자가 되어 널브러진 경우를 종종 발견하게 된다. 특히 이런 실수(?)가 빈번하게 나타나는 카테고리가 연예면과 스포츠면이다. 처음에는 기자의 실수거니 했지만 그런 기사가 너무나 많다. 나중에는 욕을 하고 싶을 정도다. 속도전에 맞춰 기사를 송출해야 하니 가장 기본적인 맞춤법, 특히 단어조차 확인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들도 먹고 살아야하니 이해하면 좋으련만 전혀 납득하고 싶지 않다. 나의 소중한 시간을 할애해 기사를 보고 있는데 군데군데 어색한 문장은 그렇다쳐도 말도 안되는 맞춤법 실수를 내가 왜 봐야 한단 말인가. 게다가 상대는 그 기사 클릭 하나로 돈을 번다고 생각하면 더 화가 난다. 이런 면에서 기자를 '기레기'라고 욕해도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한다. 직업정신이라는 거창한 말을 붙이기에도 함량미달이니까.
기레기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런데 점점 그 정도가 심해져 문제다. 어디에 하소연할 장치도 마땅치 않다. 앞서 얘기한 연예면과 스포츠면은 댓글조차 달지 못하게 막은 탓이다. 따라서 댓글로 욕을 한바가지 하고 싶어도 할 방법이 없다. 자극적인 댓글로 상처받을 누군가를 빌미로 아예 언로를 막아놓다보니 그 혜택은 저 몹쓸 기레기가 얻어간다. 그 결과는 자신의 기사에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디지털시대의 기자란 내가 보기에 조회수팔이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저나 잘 팔리면 능력있다고 칭찬받고 있을 당사자는 자신의 면상에 나처럼 욕하는 독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까. 아니면 그저 오늘 할당량 기사를 다 채웠다는 자족감에 퇴근 후 신나게 술잔을 들고 있을까. 그나저나 욕 많이 먹어서 좋겠다. 욕 먹으면 오래 산다고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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