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자기 배려의 기술

감정 연습

공부를 합시다 2023. 4. 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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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이가 가장 걱정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모든 것에 무덤덤해진다는 사태일테다. 특히 나처럼 나이가 들어가는 이는 자칫 목표를 상실하고 의미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에 노일 수 있다. 요즘 나의 고민은 내가 너무 감정적 동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지루했다. 이 지루함이 어디서 기원했는지 모를 일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심심하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했다.
 
오히려 '외로움', 이런 감정은 들지 않는다. 누구 말따라 나는 계속 무언가를 하고 있었으니 저 부정적 감정은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무언가를 해도 몰입은 잘 안 되고 지루하다는 느낌만 들었다. 아마도 목표로 한 과제가 쉽게 결과를 내주지 않은 것 때문에 지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 나의 경우 대표적으로 투자가 그런 예였다.
 

대략 수년간을 공부했건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그렇다고 내가 포기한 것은 절대 아니다. 나는 여전히 이 주제를 끝까지 파고들 결심이다. 그러나 지쳤다는 것은 부인하지 못하겠다. 장이 끝나자 마자 매일 하는 복기는 어느새 기계적이 되갔고 다음 매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저 습관적으로 엑셀에 결과를 입력했을 뿐이다.
 
어느 심리 실험에 따르면 극단적인 성공과 실패는 오히려 지루함을 유발한다고 전한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난도로 게임을 지속하도록 유도하는 동기다. 아마도 나의 경우는 저 실패가 게임을 향한 열정을 사그라들게 만드는 원인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정해본다. 어느 정도의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 결여가 과제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지루함을 몰고 온 원흉 같다.

그나마 요 며칠 동안 내면의 감정을 들여다본 결과로 도출한 결론이다. 결국 쉬어가는 게 맞는 것 같다. 열심히 한다고 자위했지만 언제나 중요한 것은 결과다. 과정이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적절한 보상은 동기에 필수적이다. 나이들수록 자신의 감정을 잘 파악하고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너무 무딘 것은 활력이 없다는 신호일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죽어간다는 경고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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