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원고지/자기 배려의 기술 103

🐽 꿀꿀함에 대처하는 나의 자세

약간의 우울은 병이 아니다, 그러나 요 몇 주 열의가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내게 그 징후는 긴 수면으로 나타났다.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고 30분 내지 그 이상을 미적거리다 기상하기 일수였다. 맞다! 그 분이 오신 거다. 우울이라는 반갑지 않은 친구가. 이 지인이 잊을 만 하면 찾아오니 친숙할 때가 됐건만 나이가 들어도 전혀 반갑지 않다. 주기적인 방문도 방문이련만 갱년기라는 반갑지 않은 시간을 내가 맞고 있어 더 걱정이 됐다. '갱년기', 이 단어를 쓰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돼버렸다. 그래도 평정심을 찾으려고 애썼지만 뜻 대로 되지 않았다. 할 수 있는 건 애써 태연한 척 하는 것뿐. 왜 중요한가 약간의 우울은 삶에 긴장을 주니 걱정거리가 아니다. 허나 깊은 우울은 삶을 파괴하니 정..

감정 연습

혼자 사는 이가 가장 걱정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모든 것에 무덤덤해진다는 사태일테다. 특히 나처럼 나이가 들어가는 이는 자칫 목표를 상실하고 의미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에 노일 수 있다. 요즘 나의 고민은 내가 너무 감정적 동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지루했다. 이 지루함이 어디서 기원했는지 모를 일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심심하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했다. 오히려 '외로움', 이런 감정은 들지 않는다. 누구 말따라 나는 계속 무언가를 하고 있었으니 저 부정적 감정은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무언가를 해도 몰입은 잘 안 되고 지루하다는 느낌만 들었다. 아마도 목표로 한 과제가 쉽게 결과를 내주지 않은 것 때문에 지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 나의 경우 대표적으로 투자가 그런 예였다. 대략 수년간을..

실패를 반복하는 어떤 이

전화가 울린다. 사촌형이다. 집안 선산 문제로 전화를 했다. 용건을 간략히 언급하고 통화 말미에 말한다. "편하게 살아." 그 말에 나의 대구는 이랬다. "지난 몇 년 동안 계속 실패만 해서......" 사촌형 말따라 편하게 살고 싶어도 결과를 내야 마음이 편하지 않겠나 싶어 한 소리였다. 그러고보면 지난 몇 년 동안 시도한 일은 연일 좌절되기 일수였다. 마중물을 더 넣고 싶어도 그 시간을 기다리에게는 이제 한계가 다가온 요즘이다. 실패를 했다는 것은 어찌됐든 뭐라도 시도를 해봤다는 의미니 그렇게 헛되게 산 것은 아니다. 그래도 솔직히 지치지 않는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약간 챗바퀴 도는 다람쥐마냥 반복적인 시도를 하는 요즘이다. 지난 금요일은 약간의 상처(?)가 있는 날이었다. 강의가 취소되고, 사업 ..

인생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

부정의 언어 내 대학 동기가 있다. 그는 현재 모 대학의 교수로 재직중인 자이다. 어쩌다 모임을 할 때가 있는데(그 모임조차 내가 주선하는 모임이다)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누군가 어떤 아이디어를 얘기하면 이런 식이다. "그거 해서 뭐해?"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김 빠지게 하는 소리이다. 몇 번 그러면 그러려니 넘기겠지만 내가 그와 만나는 동안 거의 습관적으로 내뱉는 말이니 문제다. 교수라고 하지만 실상은 계약직 교수이고 신분의 불안전이 그를 냉소적 인간으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말을 듣고 있다 보면 부정적 기운이 감도는 것을 어쩌지 못하겠다. 나이가 들면 할 수 있는 것보다는 할 수 없는 것이 보이고 대부분 자신의 자리에서 만족(?)하고 살게 마련이다. 그러나 때로는 더 나은 삶을 위해서 ..

나이가 든다는 의미

나이가 든다는 것은 단순히 흰머리가 나거나 주름이 늘어나는 노화로만 이해되지 못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한살한살 먹어간다는 것은 무엇보다 감각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무감각(?)까지는 아니라할지라도 주변의 사건에 별다른 감흥이 없다. 새롭지 않으니 감각의 민감도가 훨씬 낮다. 누군가 인생을 태어나 살다 사랑하다 죽는다고 하는데, 나이가 들면 사랑의 대상이 점점 줄어든다. 아무래도 경험도 쌓이고 좋은 것 나쁜 것을 구별할 정도의 식견이 생겼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제는 해야 할 것보다는 하지 못할 것을 세는 게 편해졌다. 자리를 잡았다는 의미인데 그것은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이때 좀 더 감각을 살릴 묘수가 필요하다. 주변 사물에 너무 민감한 것은 문제라지만 그렇다고 목석같이 늙어 죽을 생각은 없기 때문이다. ..

직장인 인문학 공부법

필요가 우선이다글을 시작하며 분명히 말하고 시작하고 싶다. 나는 현재 직장에 다니며 인문학을 공부해볼까라고 고민하는 독자를 위해 이 글을 쓴다. 일하기도 바쁜 누군가 인문학을 공부하겠다는 생각이 든 다는 사실은 그 이유가 지적 호기심이든 무엇이든간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다들 알다시피 먹고 살기에 바쁘기 때문이다. 그러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탈진된 상황에서 공부를 하겠다고 나서는 일은 쉽지가 않다. 그런데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시작할 마음을 지녔다. 나는 직장인의 인문학 공부는 다른 장소, 가령 학교에 다니며 공부를 하는 학생이라든지 퇴직하고 한가롭게 시간을 보낼 누군가의 공부와 전혀 다르다고 믿는다. 앞서 거론한 이유 외에도 시간을 쪼개 공부를 할 다짐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어떤 절박..

운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운이 없는 어떤 이 오늘은 막간의 시간을 내 하천변을 걸었다. 쌀쌀한 바람이 불었지만 봄바람인지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꽤 긴 거리를 걷다가 근처 맛집으로 유명한 토스트 가게를 찾아갔다. 그러나 가는 날이 하필이면 휴일이다. 수요일은 휴일이란다. 몰랐다. 집에서 걸어서 족히 30분 걸리는 거리인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돌아가려니 맥이 빠진다. 오늘은 약간의 운도 따라주지 않나 보다. 평소 나는 운을 믿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운에 의지하기 싫어한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그 운이 행운이든 불운이든 결국에는 배경일 뿐 중요한 것은 의지와 실천이라고 믿는다. 그래도 운이 따라준다면 될 일은 더 빨리 될 것이고 수월한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운을 언제나 시험하길 좋아한다. 점집에 가고 별자리를 ..

체육관 가는 습관 만들기

필요는 성공의 어머니다 벌써 내가 동네 체육관에 간 지가 무려 10년이 넘어간다. 그 긴 세월동안 한 지역을 떠나지 않고 살고 있다는 것이 굉장히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만큼 나는 한번 정착하면 꾸준한(?) 사람이다. 봐라. 체육관을 가는 습관을 만들어 놓은 것만 바도 알 수 있지 않은가. 그만큼 좋은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이런 체육관 가는 습관을 만들게 됐을까? 언제나 느끼지만 필요는 동기의 원동력이다. 처음 내가 체육관을 가야 하겠다고 느낀 것은 젊은 시절 한달이 멀다 하고 병원을 방문한 시절의 기억 때문이다. 이번 달은 내과, 다음 달은 치과, 그 다음 달은 이비인후과 등 이런 식이었다. 그때 뼈저리게 지금 운동하지 않으면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체육관..

혼자 살 때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자신을 지키는 삶 이 나이에 혼자 살 줄 몰랐다. 적어도 어릴 때는 막연하게 결혼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시간은 빠르고 마흔이 넘자 이제 혼자 잘 사는 고민을 해야 하는 처지다. 그렇다고 결혼을 못(안)했다고 해서 아쉽지는 않다. 인연은 찾으면 되지 방구석에 앉아 신세타령할 만한 성격도 아니다. 그럴 시간이라면 이 시간을 혼자 잘 즐길 고민을 하는 게 낫다. 어차피 인생 막바지에 이르면 사별 등 이유로 혼자가 되니 미리 고민한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혼자 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지키는 삶이다. 다른 단어, 가령 '행복'과 같은 추상적 문구를 생각할 수도 있으나 나는 이 '지킨다'는 단어가 좋다.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외부와 내부의 변화에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 어릴 때는 사람을 만..

사기를 피하는 법

사기를 피하고 싶었어 예전에 가수 비의 노래 중 이라는 노래가 있었다. 울고 있는 나의 모습이 바보같아 태양을 피하고 싶다나 뭐라나. 이 노랫속 화자가 우는 사연은 연인과 헤어진 뒤 오는 공허감 때문이었다. 세월이 흘러보니 참 뻔한 사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 있었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그런 이야기 때문이다. 요새는 그런 이야기 중 하나가 사기인 것 같다. 잊을 만하면 나오는 게 사기 사건 아닌가. 그 종류도 너무 다양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아마도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사기가 전화, 메일, 문자와 같은 피싱 사기 같다. 실제로 전국민의 개인정보가 노출됐다고 판단할정도로 하루가 멀다하고 전화며 문자며 메일이 온다. 거의 일상이니 요새는 모르는 번호로 오는 메시지는 적당히 거르는 기지를 발휘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