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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을 쓰는 이유

어느 날 문득 책장을 쳐다보니 수많은 글쓰기 책이 꽂혀 있다. 지금까지 글을 잘 쓰고자 하는 욕망 때문에 읽은 이 카테고리의 책이 아마도 수십 권이 될 듯하다. 개인적으로 잘 써보려는 욕망 이전에 교육이나 강의 때문에 읽은 도서들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의 장점이 하나 있는데, 어떤 과제가 주어지면 정말(?) 열심히 공부한다. 글쓰기도 예외가 아니다. 읽을 수 있을 만큼 책을 구입하거나 빌려서 읽어왔고 지금도 읽는다. 지금은 예전만큼 글쓰기 분류의 책을 읽지는 않지만, 여전히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이 주제의 책을 종종 검색하곤 한다. 글쓰기의 분야에 따라서 혹은 저자에 따라서 색다른 아이디어를 주지 않을까하는 호기심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들은 얼마나 글쓰기에 도움이 됐을까? 그리고 혹시라도 누군가에게..

글쓰기는 무의식을 드러낸다

어제 불안이 갑자기 엄습해왔다. 정체를 알지 못하는 이상야릇한 감정 때문에 퇴근하는 길이 괜스레 우울해졌다.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이게 무슨 일인가. 따갑게 쬐이던 햇볕도 잠잠해지는 이 즈음 선선한 바람에 기분도 좋아져야 하건만 그렇지 않았다. 저녁식사 이후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 그 정체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다음 날은 말짱하게 우울감이 사라졌다. 그래도 질문은 남았다. 대답은 어디에 있는가? 불안의 정체를 알기 위해 내가 선택한 방법은 글쓰기다. 왜라는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지금 나는 글을 쓴다. 처음에 답은 알지 못해도 쓰다 보면 해답을 알 듯하기 때문이다. ​ 글쓰기는 겉보기에 의식적인 작업이지만, 쓰기는 이미 활동 전부터 시작된 무의식 작업이기..

글쓰기 분량을 늘리는 비법

글쓰기는 욕망이다 ∙ 올해부터 블로그를 비롯한 소셜미디어 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느끼는 점이 있다. 사람들이 글을 쓰고자 하는 욕망이 생각 이상으로 크다는 사실이다. 작가로 생업을 유지하려는 생각이라기 보다 자신을 표현하려는 원초적인 욕구에서 비롯됐다고 말할 수 있다. 수많은 글쓰기와 관련된 강좌나 팁을 보면서 나는 내심 놀란다.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종이 소비가 줄어들 거라고 예측했지만 그와 반대로 프린트의 요구가 늘어났듯이, 글쓰기도 디지털시대에 줄어들기는 커녕 그 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듯하기 때문이다. ∙ 이런 시대에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 이 질문은 너무 거대한 물음이라 내가 답하기에는 벅차다. 그런데 이 질문에 정답은 없다. 이 질문은 우문이다. 나는 글쓰기에 왕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퇴고를 합니다

퇴고. 물러날 퇴推, 두드릴 고敲. 물러날 것인가, 두드릴 것인가. 이 단어의 유래를 사전에서는 중국 당나라 시인 가도의 고사에서 설명합니다. ‘僧推月下門(스님은 문을 두드리네)’시구에서 ‘퇴’를 쓸지, ‘고’를 쓸지 고민하다 지나가는 한유의 조언대로 ‘고’를 썼다는 이야기에서 글을 여러번 고치고 다듬다는 의미로 이 단어를 사용했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퇴고는 글을 쓰고 나서 행하는 교정을 의미합니다. 퇴고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 ‘proofreading’에 비춰보면 그 접두사 ‘proof’처럼 증명과도 같습니다. 출판하기 전 이정도면 됐다(!)라는 확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얼마나 퇴고를 정성껏, 그리고 자주 하시나요? ​ 블로그 글처럼 짧은 분량의 글을 쓰더라도 퇴고는 필수입니다. 요즘 저의..

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검열

유튜브가 유행하면서 이미지 범람 속에서 텍스트의 시대는 가지 않았나라는 착각을 불러옵니다. 그러나 텍스트의 시대는 소멸하기는 커녕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 대표 사례가 SNS로 텍스트의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텍스트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모습을 바꿀 뿐이죠. 그래서 텍스트를 만들고 전달하는 능력은 여전히 중요한 소양입니다. 이 중에서도 글쓰기도 빠지지 않는 요소일 겁니다. 글쓰기는 노력하면 누구나 달성할 수 있는 기술(?)인 듯합니다. 저는 여기서 “기술”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왜냐하면 누구나 방법이나 능력을 깨우치면 잘 다룰 수 있다는 의미에서 기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유명한 작가의 명성에 미치지 못할 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면 어떻습니까. 자신의 의..

저에겐 작가의 벽이 없습니다?

요즘 글을 쓸 때마다 작가의 벽에 종종 부딪히곤 합니다. 어떻게 써야 할지 도통 감을 잡지 못해 컴퓨터 스크린만 쳐다봅니다. 시간이 흘러도 공고한 이 벽은 뚫릴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꾸준히 글을 써야 하는 처지인지라 이 순간은 고통스럽습니다. 작가의 벽이 통곡의 벽으로 변해 버리는 시간입니다. 이때는 펜이 흘러가는 대로 써야 한다는 조언을 되새기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 ​ ​ 수년 전에도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에 의식이 가는 대로 , 정확히 얘기하자면 무의식을 쫓아 글 쓰는 훈련을 했습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 씻지도 않고(?) 침상 위 노트에 무작정 펜이 가는 대로 쓰곤 했습니다. 구상도 개요도 없이 그저 기분대로 써내려 갔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검열을 피하기 위해서 그렇게 애를 썼습니다. 그래..

원고지/낙서장 20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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