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낙서장

저에겐 작가의 벽이 없습니다?

공부를 합시다 2021. 3. 3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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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글을 쓸 때마다 작가의 벽에 종종 부딪히곤 합니다. 어떻게 써야 할지 도통 감을 잡지 못해 컴퓨터 스크린만 쳐다봅니다. 시간이 흘러도 공고한 이 벽은 뚫릴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꾸준히 글을 써야 하는 처지인지라 이 순간은 고통스럽습니다. 작가의 벽이 통곡의 벽으로 변해 버리는 시간입니다. 이때는 펜이 흘러가는 대로 써야 한다는 조언을 되새기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수년 전에도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에 의식이 가는 대로 , 정확히 얘기하자면 무의식을 쫓아 글 쓰는 훈련을 했습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 씻지도 않고(?) 침상 위 노트에 무작정 펜이 가는 대로 쓰곤 했습니다. 구상도 개요도 없이 그저 기분대로 써내려 갔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검열을 피하기 위해서 그렇게 애를 썼습니다. 그래서인지 잠깐 동안은 자유롭게 글을 써 나갔습니다. 나중에 읽어보면 논리도, 표현도 어색하기 그지 없었지만 말이죠.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독자는 저 자신밖에 없는데 말이죠.

자기 검열이 심한 저 같은 사람에게 그런 습관은 굉장히 안성맞춤의 방법이었습니다. 본래 성격이야 고치지 못하겠지만 어느 정도 빈틈을 자신에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죠. 글쓰기에서 자기 검열만큼 나쁜 습관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검열이란 특정한 가치에 매달린 결과로 무색무취의 글을 만드는 원인이기 때문이죠. 그런 억압은 ‘윤리’, ‘법’, ‘질서’, ‘논리’, ‘상징’ 등의 이름으로 다가옵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글을 쓰는 행위는 자유입니다. 그 자유를 가로 막는 장애물을 빨리 없애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글쓰기는 피곤함으로 변해버립니다. 근래 슬그머니 고개를 든 작가의 벽도 어떤 강박이 내면에 똬리를 틀고 앉아 있기 때문인 듯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하나입니다. 그저 씁니다. 모스포츠 브랜드의 메시지를 빗대 말하자면 “Just write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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