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낙서장

다시 찾은 블로그

공부를 합시다 2021. 4. 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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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지난 몇 주 내내 논문발표 때문에 바빴습니다. 논문 통과를 위해 3번 발표를 해야 하는데 이번 학기에 겨우 2번째 발표가 끝났습니다. 원래 계획은 이번 학기에 마무리해야 하지만 그놈(?)의 게으름탓에 한 학기를 더 연기하게 됐습니다. 그래도 2/3는 끝났으니 여기에 만족하렵니다. 아직도 1/3은 남았지만 말입니다.

대충 급한 일이 끝나 이제는 생업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스위치 변경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논문 발표를 위해 준비할 때는 하루하루가 너무 짧다고 느꼇는데, 한바탕 일을 치르고 나니 갑자기 시간이 많이 남아도는 느낌입니다. 거기에 더해 반갑지 않은 손님인 게으름까지 저를 찾아왔습니다. 게으름의 징후는 제게 기상시간과 취침시간으로 나타납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패텬이죠. 거기에 더해 불면증까지 덧붙어졌습니다. 그나마 정신을 차린 게 이번 주부터입니다. 정상적으로 일어나고 자는 습관을 쌓으려고 노력하는 중이죠.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굉장히 빠르다는 느낌입니다. 어릴 때는 몰랐는데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중 하나는 시간인 듯합니다. 그 나이 때 해야 할 일을 못하고 지나가 버린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되구요. 아마 그런 염려가 늦은 나이에 다시 대학원을 간 이유이기도 합니다. 일단은 저질러 보자라는 심산이었죠.

주변에 몇몇 친구에게 다시 진학계힉을 얘기했을 때 반응이 떠오르네요. 가장 절친 하나가 저에게 묻더군요. “돈이 되냐?” 몇 년 지난 일인데 아직도 기억에 선합니다. 딱히 돈이 된다고 생각해서 벌인 일은 아니었지만 순간 이제는 이럴 나이가 아닌가라는 걱정이 들더군요. 대체로 주변 반응은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계획을 세우고 살아야지” 뭐 이런 식의 응답이었죠.

지난 몇 년 사이에 제 삶에서 몇 가지 큰 일이 폭풍우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부모님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셨고, 큰 실연에 너무 아파 누구도 만날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마도 그런 사건탓에 쉬고 싶다는 생각에 대학원을 핑계로 삼았습니다. 딱히 학위가 필요하다든가 이 공부가 필요하다는 자각없이 일을 벌였습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손익이 제대로 계산은 되지 않습니다. 시간이 더 흐르고 사건 사이에서 그 의미가 결정되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자신의 삶을 어떻게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시나요? 영화 <기생충>의 기택(송강호)의 대사마냥 계획을 세우고 실천을 하나요? 계획을 세운다고 해서 뭐든지 이룰 수는 없겠지만 인생은 짧으니 계획은 필수인 듯합니다. 그런데 그 계획을 의식적으로 세우냐, 무의식적으로 세우냐 차이 아닐까요. 어릴 때 꽤나 계획 세우기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인생의 풍파가 몇 번 지나가니 뭐 하러 그렇게 살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 의미있게 시간을 보내는 것,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것을 해보려합니다. 하지 않고 후회하기 보다는 하고서 후회하는 삶을 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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