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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분량을 늘리는 비법

공부를 합시다 2021. 4. 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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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욕망이다

올해부터 블로그를 비롯한 소셜미디어 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느끼는 점이 있다. 사람들이 글을 쓰고자 하는 욕망이 생각 이상으로 크다는 사실이다. 작가로 생업을 유지하려는 생각이라기 보다 자신을 표현하려는 원초적인 욕구에서 비롯됐다고 말할 수 있다. 수많은 글쓰기와 관련된 강좌나 팁을 보면서 나는 내심 놀란다.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종이 소비가 줄어들 거라고 예측했지만 그와 반대로 프린트의 요구가 늘어났듯이, 글쓰기도 디지털시대에 줄어들기는 커녕 그 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듯하기 때문이다.

 

이런 시대에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 이 질문은 너무 거대한 물음이라 내가 답하기에는 벅차다. 그런데 이 질문에 정답은 없다. 이 질문은 우문이다. 나는 글쓰기에 왕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글쓰기에는 하나의 방법이 아니라, 다수의 방법이 있고, 결과적으로 백가쟁명의 방법이 있을 뿐이다. 어떤 방법이 누군가에게는 적합하겠지만, 어떤 방법은 부적합할 수 있다. 그래도 나는 글쓰기 초보에서 중급 정도로 도약하는 방법은 있다고 믿는다.

무식하나 확실한 방법

글쓰기를 ‘확실히’ 늘려주는 방법은 하나다. ‘일단 써라!’ 누군가는 그것을 누가 모르냐고 투덜거리겠지만, 이 방법이야말로 보증하는데 ‘확실히’, ‘정말로 확실히’ 당신의 글쓰기를 늘려주는 방법이다. 그런데 여기에 단서가 있다. 늘려준다고 할 때 그것은 글의 분량을 일단 늘려준다는 의미다. 정말로 쓰다 보면 글의 분량이 서서이 늘어나는 마술을 경험한다.

 

일례로 초창기 내가 블로그 포스팅을 정기적으로 작성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내가 목표로 했던 분량은 고작해야 1,000자 안팎의 글이었다. 사업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할 때, 나는 이 정도의 분량이 최선의 양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정보 중심의 글을 쓰고자하는 이유였다. 하지만, 연초 보다 지금 글의 분량은 대개 1,000자를 넘어 1,400자 정도이다. 처음부터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쓰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쓰기 싫어도 쓰면 늘어난다. 무엇이? 바로 분량이. 정신줄 놓고 쓰다 보면 어느새 한 페이지를 꽉 채우는 결과를 마주한다.

양과 질을 잡는 방법

무작정 글을 쓰면 글의 분량은 늘어난다. 그리고 어느 정도 글의 질도 올라간다. 이 글의 질과 관련해서 나는 어는 글에서 퇴고의 중요성을 얘기했다. 그런데 퇴고를 꼼꼼이 하지 않아도 글은 좋아진다. 이유는 다른 곳에 있지 않다. 글을 쓰기 위해서 우리는 개요를 잡아야 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나는 단어나 문장 중심으로 단락별 핵심을 미리 잡고 써간다. 머릿속에서 나와 일필휘지하면야 좋겠지만, 대부분의 범부들은 정해진 절차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

 

개요에서 구성이 잡혀 있기 때문에 단락을 써나가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다. 그것이 글의 질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버팀목 역할을 한다. 심지어 글의 분량도 손쉽게 늘릴 수 있다. 핵심 문장을 보충하거나 예시하거나 등의 방법으로 늘려가면 그만이다. 이처럼 글솜씨를 늘리고 싶다면 쓰는 게 최고다. 잘 쓰려면 쓰며는 그만이다. 물론, 그것이 힘든 일인 거 안다. 이 블로그를 정기적으로 포스팅하면서도 매일, 매주, 매달 유혹을 받는다. 힘들면 그냥 쉴까라는 그 유혹 말이다. 그래도 일단, 쓰면 그 사이렌의 목소리도 줄어든다. 그만큼 습관은 무섭다.

머릿 속에 든 게 없어도 쓴다

어떤 이들은 일단 쓰는 방법도 어느 정도 머리에 든 게 있어야 쓰지 않겠냐고 반문할 지 모른다. 흔히들 얘기하는 글쓰기의 3요소로 언급되는 다문다독다상량(多聞多讀多商量)이 그 예다. 중국의 구양수가 얘기했다는 글을 잘 쓰기 위해 열거한 조건 말이다. 많이 듣고,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라는 조언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전문적인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있다면, 그 분야에 공부는 필수다.

 

그런데 지금껏 우리는 많이 듣고,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지 않았던가. 생산물로 글을 쓰기 위하여 우리는 충분하다고 말하지는 못할지라도, 어느 정도는 앞선 세 가지 활동을 해왔다. 당신의 삶이 그 증거다. 그렇다면 쓰라. 글을 쓸 때 가장 큰 장애물을 나는 검열이라고 생각한다. 지독한 검열의 시선에서 벗어나려면 강박에 가깝게 글이라는 생산물을 꾸준히 내놓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작은 쓰는 실천이다. 처음에 쓸 때 그 양이나 질이 충분치 않을 지 모른다. 그런데 무슨 상관이랴. 내가 쓴다는데. 전업 작가가 아닌한 나는 전혀 개의치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오로지 자신의 생각과 느낌에 집중하라. 그러면 당신의 글은 확실하게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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