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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281

당신도 희생자가 될 수 있다

연일 넷플릭스의 가 화제다. 첫 편이었던 JMS의 정명석편에 이어 이번엔 아가동산편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단체가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종교적 사이비 집단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왜 그런 집단에 빠져드는가는 고민할 만한 문제를 던져둔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 비슷한 심리적 약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피해자들을 쉽게 비난할 수 없는 노릇이다. 우리 또한 희생자가 될 수 있다! 요즘 읽고 있는 책 앤서니 스토(Anthony Storr)의 에서는 구소련과 같은 공산주의 국가에서 자행되던 세뇌를 통한 자백을 설명하는 부분이 나온다. 자발적 고립이 아닌 강제적 고립이 수감자에게 가져온 변화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서구에서는 이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일종의 ..

번역 유감

어떤 번역원서보다 번역서를 선택하는 이유는 속도다. 아무리 외국어에 능통하다 할지라도 모국어만큼 편하지는 않다. 그러니 해당 외국어를 읽는 데 무리가 없다고 하더라도 번역서를 찾는다. 시간은 돈 아닌가. 빠르게 정보를 습득하고 이용해야 하는 처지에 독해하는 데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문제는 번역서의 질이 너무 떨어질 때 발생한다. 지난 몇 주 동안 한권의 책을 읽고 있다. 책 제목은 ⌜장단기 투자의 비밀(Long-term screts to short-term trading)」로 래리 윌리엄스(Larry Williams)의 책이다. 지난 2년간 가장 주의 깊게 읽은 책들은 대부분 트레이딩 관련 서적이었다. 그런 관심사 때문에 이 책까지 왔다. 게다가 이 책은 종종 다른 저작에서 저자를 언급하니..

원고지/낙서장 2023.03.15

혼자 살 때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자신을 지키는 삶 이 나이에 혼자 살 줄 몰랐다. 적어도 어릴 때는 막연하게 결혼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시간은 빠르고 마흔이 넘자 이제 혼자 잘 사는 고민을 해야 하는 처지다. 그렇다고 결혼을 못(안)했다고 해서 아쉽지는 않다. 인연은 찾으면 되지 방구석에 앉아 신세타령할 만한 성격도 아니다. 그럴 시간이라면 이 시간을 혼자 잘 즐길 고민을 하는 게 낫다. 어차피 인생 막바지에 이르면 사별 등 이유로 혼자가 되니 미리 고민한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혼자 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지키는 삶이다. 다른 단어, 가령 '행복'과 같은 추상적 문구를 생각할 수도 있으나 나는 이 '지킨다'는 단어가 좋다.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외부와 내부의 변화에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 어릴 때는 사람을 만..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이유

신앙과 자유 내 주변에는 목회자가 꽤 있는 편이다. 내가 그들과 교류는 안 하지만 가끔 주변에서 그들 소식을 듣는다. 이유는 별 게 아니다. 학부에서 철학 전공을 한 나는 대학부터 목회로 진로를 정한 선후배를 많이 봤다. 학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는 신학을 전공한다는 게 그 당시 그들 계획이었다. 그리고 그들 상당수가 교회 목사나 신학대학 교수 등으로 자리잡고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학 때 그들과 특별히 종교 문제로 얘기해본 일은 없다. 아마도 철학이란 학문 자체가 비판을 중시하는 데다가 그들 자신도 자신의 신앙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았다. 그랬기에 종교가 있건 없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지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특별히 종교에 호불호는 없다. 종교적 선택은 그들 자유라고 생각하기 ..

원고지/낙서장 2023.03.06

고양이에게서 배운다: 철학의 쓸모는 어디?

철학의 쓸모? 대학과 대학원까지 철학을 전공한 나는 항상 불만족스러웠다. '이 놈의 철학이 대체 무슨 쓸모란 말인가.' 이유는 단순했다. 거창한 가치를 갖다 붙여도 학교 밖에서는 무력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나마 대학원에서는 관심 주제를 공부하기는 했으나 그 또한 삶의 문제를 실제로 해결해주지 못했다. 이처럼 철학을 학부와 대학원까지 공부한 이조차 그 쓸모를 고민하는데 일반인은 어떠하겠는가. 그나마 한때 '인문학의 위기'니 많이 떠들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런 소리조차 나오지 않는다. 위기를 외치던 시절도 그 내면을 보자면 학교에 적을 둔 선생들의 위기였지 인문학 자체의 위기는 아니었다. 문제는 언제나 밥벌이였다. 자리를 잡은 교수야 그나마 다행이지만 학교에 생활을 위탁한 연구자들에게 정말 위기였던 셈..

이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도서관에서 책에 읽다 집을 가려고 나섰다. 그런데 공중전화박스를 지나가는데 이상한 물건이 보였다. 호기심이 발동했다. 이제 공중전화박스조차 쓸 일이 없는데 저 물건은 무엇이란 말인가. 지나가는 길을 멈추고 되돌아 다시 가봤다. 그리고 사진 몇 장을 찍었다. '충전돼지'라는 충전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건이다. 나의 경우 특별히 충전지를 들 정도로 전자기기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여행이나 출장 등 전자기기를 가져갈 때는 항상 긴장하기 마련이다. 혹시라도 위급한 상황이나 중요할 때 충전지가 그 수명을 다하지 않을까라는 걱정 때문이었다. 그런데 요새는 저렇게 공중전화부스나 그밖의 접근가능한 장소에서 충전지를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사업을 하는 업체가 있나 보다. 작은 아이디어지만 참 영리한 사업이라..

원고지/낙서장 2023.02.26

사기를 피하는 법

사기를 피하고 싶었어 예전에 가수 비의 노래 중 이라는 노래가 있었다. 울고 있는 나의 모습이 바보같아 태양을 피하고 싶다나 뭐라나. 이 노랫속 화자가 우는 사연은 연인과 헤어진 뒤 오는 공허감 때문이었다. 세월이 흘러보니 참 뻔한 사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 있었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그런 이야기 때문이다. 요새는 그런 이야기 중 하나가 사기인 것 같다. 잊을 만하면 나오는 게 사기 사건 아닌가. 그 종류도 너무 다양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아마도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사기가 전화, 메일, 문자와 같은 피싱 사기 같다. 실제로 전국민의 개인정보가 노출됐다고 판단할정도로 하루가 멀다하고 전화며 문자며 메일이 온다. 거의 일상이니 요새는 모르는 번호로 오는 메시지는 적당히 거르는 기지를 발휘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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