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자기 배려의 기술

내가 5살인 것처럼 설명해봐

공부를 합시다 2023. 8. 7.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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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 동안 무슨 신(?)이 오셨는지 모르지만 계속 책만 읽고 있었다. 특정한 주제를 공부하고픈 욕심이 과해 잠시 밥벌이는 잊고 도서관에 처박혀 있었다. 요즘 내가 고민하고 있는 주제는 내가 얼마나 확률적으로 사고하고 실천하는가였다. 현실적으로 주식 거래를 하니 항상 저 문제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현실 때문이었다.

 

지난 수년간 가장 중점적으로 공부한 분야가 매매였는데, 이제는 더 근본적인 곳에 관심이 갔다. '확률', '우연', '불확실성', '무작위' 등 이 단어만 계속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일단은 궁금한 것은 못 참으니 내가 선택한 길은 공부였다. 적어도 독학이라면 되든 안 되든 해보는 성격이니까 시작했다.

 

일단 레퍼런스를 뽑고 도서관에서 빌릴 책은 빌리고, 구매할 책은 사는 등 공부를 이어가는 중이다. 그런데 내가 이 주제를 고민한 게 처음이 아니다. 20대 때 나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앞선 분야와 관련된 결단이었다. 그때 잠시나마 저 분야로 공부를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나의 이해 수준이 참으로 얕았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나이가 드니 공부하는 요령이랄까 방법이 많이 개선된 것 같다. 일단 나는 예전처럼 암기에 급급하거나 양에 치우친 공부를 하지 않는다. 학교에 속한 신분도 아니고 공부가 직업인 연구자도 아니니 말이다. 그래서 이해를 위해서 추상과 구체를 왔다갔다하며 개념과 맥락을 연결할 궁리를 하는 편이다.

 

개념을 이해한다 할 때 보통은 추상의 수준에서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경우 수식에 의존해 계산은 할지언정 다른 영역에 적용한다든지 하는 응용력은 많이 떨어졌던 것 같다. 게다가 돌이켜보면 항상 시작이 늦었던 것 같다. 어느 정도 공부가 궤도에 오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스타일이었다. 예전 같으면 조바심이 날 뻔한데 나이가 드니 그냥 나의 리듬대로 가는 강단이 생겼다.

 

공부할 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령은 스스로의 이해를 나의 말로 푸는 것이다. 단순한 인용이 아니라 나의 말로 거른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 어린 아이에게 설명하듯이 친절하게 스스로에게 말해야 한다. 왜냐고? 타인은 속일지언정 나는 속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새 나의 모토는 이렇다. '내가 5살인 것처럼 설명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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