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소셜 미디어의 시대에 산다
소셜 미디어(내지는 SNS)를 볼 때마다 나는 생각나는 인물이 있다. 바로 맨처스터 유나이티드의 전감독 알렉스 퍼거슨이다. 그의 한 마디 때문에 소셜 미디어를 생각할 때면 생각나곤 한다. 우리말로는 '인생 낭비'라고 전해졌지만, 정확한 말을 인용하자면 '트위터는 시간 낭비(Twitter is a waste of time)'였다.
어찌됐든 트위터를 비롯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의 단점을 단순하게 정리한 것 같다. 퍼거슨의 말따라 인생에 중요한 것들이 너무(!) 많다. 그런데 그 시간에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는 일이 그의 눈에 한가하다못해 낭비처럼 보였을 것 같다. 그러나 퍼거슨의 불평과 상관없이 우리는 소셜 미디어의 시대에 산다.
당신에게 소셜 미디어란 어떤 의미인가
∙ 주변에 소셜 미디어 계정 없는 사람이 있나. 구체적으로 물어본 적은 아니지만 적어도 하나 이상은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소홀할 수 있어도 무시하기는 힘들다. 한때 반짝하다 사라질지언정 귀찮아서라도 계정탈퇴는 미룬다. 아마도 내가 그런 꼴인데 수년간 사용하지 않지만 그저 언젠가는 필요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미루고 있다. 더군다나 해당 기업의 복잡한 탈퇴 안내도 여기에 일조했다.
∙ 시간을 너무 잡아먹는 피해자가 열혈 이용자뿐이 아니다. 어찌됐든 팔로잉과 팔로워를 맺고 있는 이들의 소식을 무감하게 지나칠 이는 많지 않다. 어지됐든 주변이 궁금해서라도 무의미한 스크롤짓을 계속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테니까 말이다. 그런 점에서 소셜미디어의 또 다른 문제는 모든 것을 전시한다는 점이다.
어떤 강박
∙ 본인이 모든 것을 공개한다는데 무슨 문제냐고 되물을지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런 행동이 일회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강박적으로 계속 반복된다는 데 있다. 온갖 태그로 얼룩진 피드를 보고 있노라면 먹거리, 놀거리 등으로 가득차 있다. 세상 사람이 나빼고 모두 행복한 듯 착각을 받지 않은가.
∙상대적 박탈과 별개로 자기 과시적인 이미지를 보고 있노라면 현기증이 올 때가 있다. 과잉은 마비를 불러오게 마련이다. 거의 시간 지연 없이 노출되는 내용은 별 가치가 없다. 그저 클릭을 유도할 뿐이다. 왜 이토록 강박적인 전시를 하는지 그리고 봐야 하는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개성은 없다
∙ 시스템의 정교한 그루밍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인간 본성의 중요한 특성을 건드리기 때문에 가능할 것 같다. 아마도 그런 인간 본성 특징이란 사회적 존재인 우리 자신의 모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회'만 남고 '개인'은 사라진다는 점이다. 거기에 개성은 없다. 자신의 모든 것을 전시하지만 뒤돌아보면 비슷비슷한 내용 아니던가.
∙ 언제나 거리두기를 해야 잘 보일 때가 있는 법이다. 그렇기에 나는 잠시 소셜미디어를 중단(?)했다. 그러나 앞서 고백했듯이 거리를 뒀지만 탈퇴는 못했다. 미련이 남아서인지는 모르지만 애써 맺어놓은 관계를 포기하기 싫었다. 그 관계가 고작해야 온라인에서 부서지기 쉬운 관계일지라도 말이다.
'원고지 > 자기 배려의 기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연스럽게 헤어지는 방법 (2) | 2023.11.24 |
---|---|
생산성이 떨어지는 이유 (4) | 2023.11.20 |
절대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 (2) | 2023.11.13 |
내가 5살인 것처럼 설명해봐 (0) | 2023.08.07 |
당신이 똑똑해서 성공한 것이 아니다 (0) | 2023.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