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프로필
∙ 포털사이트에서 인물등록을 하다보니 거슬리는 대목이 보인다. '저서'. 출판물은 대략 7년 전 내놓은 교양서 한 권이 유일하다. 이밖에도 문제집 몇 권에 참여했으나 이런 종류의 출판물을 저서라고 내놓기가 민망하다. 그래서 내 프로필상 저서는 딱 한권이 올라갔다. 더 꾸며볼래야 더 나아질 것 없는 이력이다.
∙ 곰곰이 생각해보니 첫 권은 힘들게 썼지만 다음 권은 좀 더 수월하게 쓰리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런데 호기로운 의지는 어디가고 다음 책은 기약도 없이 시간만 흘러갔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다들 아는 게으름이 문제였지만 이외에도 좀 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바로 나의 작업 방식이다.
작업 방식의 문제
∙ 도대체 어떤 작업 방식을 두길래 원고 쓰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었을까. 책이든 뭐든 어떤 창작이든 전작업 단계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미 충분한 사전 작업이 돼있어야 속도를 늘리게 된다. 그런데 나의 사전 작업,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메모 작성이 굉장히 비효율적으로 이뤄졌던 탓이다.
∙ 소설과 같은 창작을 하는 것은 아니니 내가 탐구하려는 주제의 문헌 작업이 중요하다. 단순한 서지 목록만으로 충분치 않다. 여기에 중요한 것은 첨언된 나의 생각이다. 그런데 수많은 문헌 메모는 파편적이었고 그들 사이 연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니 정작 많이 읽었지만 막상 해당 주제를 쓸 때 이용하려면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바보야, 중요한 것은 연결이야
∙ 양은 많데 질은 떨어지는 작업이라 말할 만하다. 그러니 쓴다 쓴다하면서 시간만 간 것이다. 정작 시의 적절한 주제도 시간을 놓치니 그때부터는 게으름만 늘어났다. 그러나 이제 바꿀 때이다. 스스로 정체성을 작가라고 정했는데 그 일에 합당한 작업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와 같다. 잘 쓰는 일은 그 다음 문제다.
∙ 해결은 이미 나와 있다. 메모를 잘 하는 것이다. 특히 연결을 잘해야 한다. 누구나 기록을 남긴다. 그러나 남기는 행위 자체에 만족해서는 무엇도 생산적인 결과가 나오지 못한다. 그러나 메모 사이를 어떻게 연결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과거처럼 아날로그 시절도 아닌데 여지껏 무관심했다.
연결하라
∙ 내가 내놓은 방안은 간단히 해시테크(#)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메모별로 적절한 해시테그를 달아놓고 필요할 때마다 검색하여 보충하거나 삭제하는 방식으로 메모를 관리한다. 이와 함께 메모툴을 이용해 파일 사이를 연결한다. 앞선 해시태그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메모 사이 연결이다. 반드시 특정 주제로만 연결될 필요가 없다. 생각나는 대로 메모 사이를 연결한다.
∙ 이렇게 작업하다보면 쓰다가도 아이디어가 나오고 과거에 쓸모 없이 방치됐던 아이디어로 빛을 발할 때가 있다. 아!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기억해야 할 사항 하나. 포기하지 말자. 그리고 더불어 시간은 언제나 짧다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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