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자기 배려의 기술

익숙함과 이해 사이

공부를 합시다 2023. 6. 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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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말 그른 것 없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살다보니 이 속담만큼 진실을 말하는 말을 본 적이 없다. 그만큼 사람은 달라지기 힘들다. 결국 습관은 인격을 결정하고 운명을 낳는다. 좋은 버릇은 키워야 하고 나쁜 버릇은 잘라내야 한다.
 
내게 독서는 좋은 버릇의 예일 것 같다. 다른 데 서성이다가도 결국은 책 읽기로 돌아온다. 시간 때우기든 공부든 어떤 식으로든 책으로 회귀한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과거만큼 책을 구매하지는 않고 빌려 있는다는 점이다.
 
어떤 식으로든 공부를 하니 이때 가장 중요한 수단이 책이다. 그런데 과거와 같은 독서 방식을 고수하지는 않는다. 그런 점에서 나의 독서든 공부든 과거와 차이가 있다.
 

바보야,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야

예전에는 양적으로 독서를 즐겼던(?) 것 같다. 일단은 양이 쌓여 질로 승화되기를 기다렸다. 지금 생각해보니 굉장히 어리석은(?) 방법이었던 것 같다. 가령 이런 식이었다.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을 만나면 시간 날 때마다 다시 읽고 생각해보는 식이었다.
 
언제나 '나누고 지배한다(dive and rule)'는 원칙을 마음 속에 새겨놓고 공부를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익숙해진다고 해서 이해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심리적으로 편해질지언정 이해를 도모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 생각하는 연습을 했지만 이를 나의 말로 바꿔 표현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무엇이 중요한데

오히려 요즘은 양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질적으로 깊이를 더하려고 노력한다. 이를 위하여 내가 실천하는 방법은 글쓰기다. 읽고 나면 쓴다. 물론 완벽한 한 편의 글은 아니다. 간단한 메모든 무엇이든 남기려고 노력한다. 단, 나의 말로 말이다.
 
이해를 점검하는 수단은 하나다. 말하거나 글을 쓰는 것이다. 이때 휘발성이 강한 말보다 글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자신의 말로 풀어 쓴 글보다 이해를 점검하는 더 좋은 수단은 없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책을 읽고 글을 남긴다. 언젠가 한편의 글이 한 권의 책으로 탈바꿈하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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