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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6

운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운이 없는 어떤 이 오늘은 막간의 시간을 내 하천변을 걸었다. 쌀쌀한 바람이 불었지만 봄바람인지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꽤 긴 거리를 걷다가 근처 맛집으로 유명한 토스트 가게를 찾아갔다. 그러나 가는 날이 하필이면 휴일이다. 수요일은 휴일이란다. 몰랐다. 집에서 걸어서 족히 30분 걸리는 거리인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돌아가려니 맥이 빠진다. 오늘은 약간의 운도 따라주지 않나 보다. 평소 나는 운을 믿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운에 의지하기 싫어한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그 운이 행운이든 불운이든 결국에는 배경일 뿐 중요한 것은 의지와 실천이라고 믿는다. 그래도 운이 따라준다면 될 일은 더 빨리 될 것이고 수월한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운을 언제나 시험하길 좋아한다. 점집에 가고 별자리를 ..

마음 다스리기

참으로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다. 특별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일이 손에 안 잡히고, 하더라도 일이 계속 꼬인다. 이런 날이면 좌불안석이다. 앉아도 앉은 것 같지 않고 일어나도 일어난 것 같지 않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가 계속 지속되는 것이다. 오늘 바로 그런 날이 왔다. 며칠간 딱히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고 하물며 일도 진행이 잘 안 된다. 그냥 집중이 안 된다. 이럴 때 '될 대로 되라'라는 식의 충동이 일어난다. 언젠가 말했듯이 정신이 아노미의 유혹에 흔들리는 상태다. 그러나 한 발자국 떨어져 살펴보면 이런 식의 대응은 오히려 마음을 더 흔들리게 할 뿐이다. 그러므로 내가 해야 할 선택지는 다른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다. 이때 평소 나라면 일단 '다른' 것을 한다. 보통은 내가 하지 않았..

삶이 지루한 당신에게

오늘 화제의 뉴스 중 눈에 띄는 기사가 있었다. 무려 14년 전 네이버 지식인에 남긴 답변을 채택하고 포인트 1만점을 선물한 누군가의 이야기였다. 더 재미있었던 부분은 그 답변을 올린 사람도 그 선물에 감사하며 다시 글을 남겼다는 사연이었다. 지금은 30대로 현재를 열심히 살 이들 이야기의 시작은 무려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등학교 2학년생이었던 질문자는 삶이 무료한 자신의 문제에 답을 원했고 고등학교 3학년생이었던 답변자는 나름의 조언을 정성껏 해줬다. 저 사연의 주인공들 삶이 현재 어떤지 아무도 모른다. 10대 한자락 그 시절처럼 삶이 지루할지, 아니면 누구의 삶보다도 역동적일지 말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은 화제의 질문자처럼 저런 고민을 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 시간은 무엇을 해야 할..

글쓰기는 무의식을 드러낸다

어제 불안이 갑자기 엄습해왔다. 정체를 알지 못하는 이상야릇한 감정 때문에 퇴근하는 길이 괜스레 우울해졌다.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이게 무슨 일인가. 따갑게 쬐이던 햇볕도 잠잠해지는 이 즈음 선선한 바람에 기분도 좋아져야 하건만 그렇지 않았다. 저녁식사 이후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 그 정체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다음 날은 말짱하게 우울감이 사라졌다. 그래도 질문은 남았다. 대답은 어디에 있는가? 불안의 정체를 알기 위해 내가 선택한 방법은 글쓰기다. 왜라는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지금 나는 글을 쓴다. 처음에 답은 알지 못해도 쓰다 보면 해답을 알 듯하기 때문이다. ​ 글쓰기는 겉보기에 의식적인 작업이지만, 쓰기는 이미 활동 전부터 시작된 무의식 작업이기..

제게는 무대공포증이 없습니다

무대에 서는 일은 두렵습니다. 수많은 시선의 힘을 견뎌본 사람만이 아는 시간입니다. 초조한 기운이 처음부터 끝까지 지배합니다. 경험이 쌓이면 쌓일수록 무대공포증은 수면 아래로 사라지지만 경험자라도 여전히 힘듭니다. 오늘은 무대공포증을 날리고 프레젠테이션이나 강연에서 대중을 사로잡는 방법과 관련하여 몇 가지 팁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자신의 불안을 인정하십시오. 수많은 무대에 서본 사람이라도 공연이 막상 다가오면 긴장하기 마련입니다. 여러분들은 화려하게 등장하는 연예인들, 이중에서 대중을 직접 무대에서 접하는 가수들의 고백을 들어봤을 터입니다. 수많은 시간을 연습하고 무대에 섰지만 프로에게도 무대는 두려운 공간입니다. 일반이라면 어떻겠습니까. 당연히 힘들지 않겠습니까. 연습도 경험도 없는 우리같은 평범..

불안을 바라보다: 영화 <버닝>(2018)

안개가 자욱한 아침 종수(유아인)는 허겁지겁 뛴다. 벤(스티븐 연)의 은밀한 취미 계획을 듣고 그 현장을 확인하고자 뛰어다닌다. 뿌연 안개로 가득 찬 논길을 뛰는 종수의 얼굴은 절박해 보인다. 매일 아침 부질없는 수색이 반복될수록 주인공의 숨소리는 커져만 간다. 왜 그토록 찾아 헤맬까. 불타버린 비닐하우스는 있을까. 종수의 절박한 달리기가 반복될수록 관객은 의문을 갖는다. 막연한 불안이라는 이유로는 그 집착이 해명되지 않는다. 찜찜한 기분을 남겨두고 생활해도 되건만 종수는 무엇인가에 사로잡혔다.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풍기는 벤이 파주를 찾아온 뒤로는 종수의 아집은 더 강해졌다. 황량한 논밭 사이로 불타버린 비닐하우스를 찾아 헤매는 종수의 심정은 뿌연 안개 같다. 비닐하우스 밖에서 얼굴을 갖다 대고 안을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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