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자기 배려의 기술

마음 다스리기

공부를 합시다 2022. 10. 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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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다. 특별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일이 손에 안 잡히고, 하더라도 일이 계속 꼬인다. 이런 날이면 좌불안석이다. 앉아도 앉은 것 같지 않고 일어나도 일어난 것 같지 않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가 계속 지속되는 것이다. 오늘 바로 그런 날이 왔다. 며칠간 딱히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고 하물며 일도 진행이 잘 안 된다. 그냥 집중이 안 된다.

 

이럴 때 '될 대로 되라'라는 식의 충동이 일어난다. 언젠가 말했듯이 정신이 아노미의 유혹에 흔들리는 상태다. 그러나 한 발자국 떨어져 살펴보면 이런 식의 대응은 오히려 마음을 더 흔들리게 할 뿐이다. 그러므로 내가 해야 할 선택지는 다른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다. 이때 평소 나라면 일단 '다른' 것을 한다. 보통은 내가 하지 않았을 여가를 즐긴다. 가령, 멍을 때린다든지 이런 것 말이다.

 

물론 저런 멍 때리기가 적극적인 해결 방식은 아니다. 약간은 수동적이고 그냥 시간을 흘러보내는 방법이다. 안 하는 것보다는 낫기는 하지만 말이다. 빈둥빈둥거리기 보다는 좀 더 생산적인 것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그러나 지나친 것은 모자른 것보다 못하다. 이럴 때는 정말 마음을 내려나야 한다. 에너지를 축적하는 시간으로 삼아야지 에너지를 발산해서는 안 된다.

 

내가 선택한 또 다른 방안은 산책이다. 그냥 걷는다. 몸이 피곤해지면 잡념이 일어날 틈이 없다. 보통 마음이 산란할 때 찾아오는 증후 증 하나는 불면이다. 평소에는 세상 걱정 없는 사람처럼 너무 잘 자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이런 날에는 그냥 정신이 한밤중에도 또렷하다. 이때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든지 텔레비전을 본다든지 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다.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킨다.

 

지금까지의 방법을 보니 보통 혼자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생각해보니 한때는 친구를 만나 얘기를 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저런 마음의 빈곤을 해결하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람조차도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에 머뭇거린다. 그들이 누구이건 타인일 뿐이다. 게다가 나이가 드니 그들조차도 여유가 없다. 자신의 문제가 너무 크니 타인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못한다.

 

마음을 산란거리는 원인은 대개 내부에서 찾아온다. 그러니 외부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시도가 잠시 효과는 있을지언정 궁극적인 해결은 아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는 내면의 힘을 기르는 데 집중한다. 이를 위하여 나는 계속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동기라는 위대한 정신의 힘을 깨우기 위해서 말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그 안에 문제도 있고 해결도 있다. 지금의 산란한 마음은 그 해결을 모색하라는 기회의 목소리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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