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의 세계/돈의 세계

감정 연습

공부를 합시다 2021. 4. 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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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하루 종일 머리가 아팠다. 전날 밤 잠을 설친 탓일지 몰라도 정신이 개운치 않았다. 그렇다고 스케줄을 어길 수는 없었다. 몸의 조건에 아랑곳없이 일어나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허나 그런 조건에서 일이 잘 될 리 없다. 오전 시간을 제외하고는 오후 내내 일을 잡는 둥 마는 둥 그런 식이었다. 그렇게 하루가 갔다. 그날 나의 컨디션을 보여주는 사건이 있어 말하고 싶다. 오전에 주식 거래를 했는데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이다.

동일한 종목을 3일에 걸쳐 분할 매도했는데 성과가 달랐다. 3번 모두 수익을 얻었기에 일단 불만은 없다. 다만 컨디션이 나쁘다고 느꼈던 그 날 거래는 수익을 봤지만 고가에 가깝게 팔지 못하고 평균 정도의 결과만을 얻었기에 주목할 만하다. 다른 이틀의 결과와 비교해보건데 그날 거래만 유독 저조한 성과를 거뒀던 것이다.

항상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가 있다. 투자에는 3M이 중요하다. 마음(Mind), 돈(Money), 방법(Method)이 균형을 잡지 못하면 투자라는 세 발 달린 의자는 쓰러지게 돼있다는 얘기다. 내가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거뒀던 저 날도 마찬가지였다. 개장 후 5~10분 동안 추이를 보고 결정한 매도 판단은 너무 일렀다. 조금 더 추세를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았지만 마음이 조급해 최상의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하루 뒤 나는 그날의 거래가 마음에 걸렸다. 보통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신경쓰는 편이다. 그러나 그 전날 불규칙한 생활 때문에 리듬이 깨져버렸다. 곰곰이 따져보니 잠들기 전까지도 노트북을 열고 쓸모 없는 검색에 시간을 빼았겼다. 취침 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와 같은 스크린 노출은 숙면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이다. 이런 점에서 나쁜 행동은 나쁜 결과를 낳는다.

우리는 판단을 사고의 작용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신경과학의 경험적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합리적 판단에는 분명히 정서가 영향을 끼친다. 우리가 정서, 느낌, 감정 등을 조절하지 않는다면 좋은 판단을 내리기 힘들다. 결국 합리적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마음 상태에 신경써야 한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마음의 조각들을 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기쁨과 같은 긍정적 정서를 복돋고, 슬픔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해소해야 한다. 이른바 이런 (정서와 느낌을 포함한) 감정을 다루는 교육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말한다. “덕의 일차적 기반은 자기자신을 보존하는 노력이며, 행복은 자신의 존재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에 있다.”(에티카, 4부 정리 18). 메모장에 적어둔 이 구절이 아직도 나는 기억에 남는다. 자기자신을 보존하는 노력, 즉 덕을 쌓다보면 자신의 존재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 바로 행복에 이른다. 자기자신을 보존한다는 의미는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소리다. 그리고 중요한 축 하나는 마음 돌봄이다.

오늘 나는 아침에 일어나 마음의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간략하게 만들어논 엑셀 서식에 항목별로 마음 상태를 점수로 매긴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습관이야말로 내가 감정을 교육하는 절차다. 높은 점수만큼이나 그날 컨디션은 좋고 일의 능률이 좋다. 항상 내가 감정에 신경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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