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문화 비평

신은 위대하지 않습니다

공부를 합시다 2021. 4. 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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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범죄가 문제가 되고 있다. 이번 일련의 사건이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참수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범죄의 피해자들은 가해자와 특별한 관련도 없는 평범한 시민들이었다는 점이 충격을 더했다. 첫 사건의 피해자는 교사로 이슬람을 비하(?)하는 만화를 수업에 활용했다는 이유가 다였다. 그리고 이차 사건의 피해자는 그때 그곳, 바로 성당에 있었다는 이유가 전부였다.

이들 이슬람 극단주의 가해자는 모두 범죄 현장에서 “신은 위대하다”를 외쳤다고 전해진다. 나는 이 뉴스가 참수라는 소식과 함께 가장 무서웠다. 도대체 그들의 신은 어떤 신이길래 살인을 용인한다 말인가. 신이 있다면 신은 전지, 전능한 존재일뿐만 아니라 전선의 존재여야 할 것이다. 신=선이라는 도식이 성립하는데 왜 그들은 신을 빌려 살인을 정당하는가. 이런 신이라면 이들의 믿음의 근거 자체를 의심해야 할 것이다.

신이라는 이름으로 저지르는 범죄가 프랑스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 또한 사이비 종교 문제가 잊을 만하면 다시 등장하지 않던가. 그들의 신도 처음에는 미사여구로 사람들을 현혹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신자들을 믿음이라는 이유로 억압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종교의 역할에 회의적일 때가 많다. 반사회적인 행태가 직접적인 이유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또 있다.

처음부터 의미없는 질문을 종교가 하고 있고 답하려고 하지 않은가. 가령, 이런 질문은 어떤가.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인간은 태어나고 죽는다. 그런데 저런 질문은 생 이전의 기원과 함께 생 이후의 종착지를 묻는다. 애초 답변할 수 없는 질문에 응답하려는 헛된 몸짓 아닌가. 이런 점에서 나는 회의론자일 것이다. 저런 질문에 응답하려는 종교를 환상으로 치부하니까 말이다.

‘신’은 위대한가? 설령 “신”이라 부르는 존재가 있다면 자신을 칭송하는 저 프랑스의 살인자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신의 이름을 빌려 죄를 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신도 살인하라 명령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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