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창업자 샘 알트만(Samuel H. Altman)이 CEO에서 해고당했다. 회사가 블로그에서 밝힌 해고 사유는 이사회와 불화였다. 정확한 말을 인용하자면 "그(샘 알트만)는 이사회와 커뮤니케이션하면서 계속 솔직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는 이사회의 의무를 수행하는 능력을 저해시켰다."("he was not consistently candid in his communications with the board, hindering its ability to exercise its responsibilities")이다.
∙구체적으로 샘 알트만이 왜 이사회와 불화했는지는 어디에도 나오지는 않는다. 다만, 이사회 다수와 의견이 불일치했을 뿐만 아니라 '솔직하지 못했다'는 어구에서 알트만과 신뢰가 완전히 깨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혹자는 회사내 권력 다툼에서 패해 물러났다고 평가하는데 너무 뻔한 해석이라는 생각이다. 회사 대표의 갑작스런 퇴진은 당연히 권력 다툼의 패배에 따른 결과이지 다른 이유가 있겠는가.
∙다만 흥미로운 지점은 해고 이후 샘 알트만의 반응이다. 정말 갑작스런 해고였다면 날선 감정을 드러내며 이사회를 비난했을 거 같은데 굉장히 절제된 표현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X에 올린 알트만의 응답은 "나는 오픈AI에서 시간을 매우 좋아했다. 개인적으로 변화의 시간이었고 세상을 약간은 변화시켰길 바란다. 무엇보다 재능있는 사람과 일하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i loved my time at openai. it was transformative for me personally, and hopefully the world a little bit. most of all i loved working with such talented people.)이다.
∙ 마치 해고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이 알트만은 반응하고 있다. 이사회의 공표와 알트만의 반응을 종합하자면 꽤나 오랫동안 반목의 시간이 이어왔고 알트만 자신도 해고를 예견했던 듯 보인다. 그런 점에서 둘다 꽤나 신사적으로 작별을 고하고 있다. 이 정도면 좋은(?) 이별이라고 할 만하다. 서로 물어 뜯고 생채기를 내게 마련인데 깔끔하게 공식적인 발표로 끝내고 있으니 말이다.
∙ 이웃 나라 회사 대표가 해고된 뉴스가 바다 건너에서도 화제가 된 이유는 그만큼 오픈AI가 내놓은 쳇GPT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올해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꼽으라면 나는 단연 '쳇GPT' 내지 'AI'를 선택하겠다. 그만큼 대중적으로 AI가 이만큼 우리 생활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보여준 선언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AI의 기술적 성취와 함께 윤리적 우려가 뒤섞여 올해를 보냈던 것 같다. 샘 알트만의 해고 이후 앞으로 오픈AI의 미래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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