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흥분
∙ 사업자등록증을 신고하고 받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누군가에게 얽매이지 않고 나의 일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이었을까. 그때는 약간의 설렘이 있었다. 그러나 그 흥분도 잠시, 곧 고난의 시간이 왔다. 처음 기획한 대로 사업은 굴러가지 않았고 호기롭게 출발한 일은 좌초되기 일수였다. 그것이 나의 문제였는지 외부의 원인 때문이었는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 지금도 나는 여전히 개인 사업자다. 애초 회사를 키울 포부는 전혀(?) 없었으니 그때나 지금이나 나 혼자 모든 것을 담당하는 개인 사업자로 남았다. 그런데 지금도 나의 사정은 딱히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런 일의 배경에는 내가 학업(대학원)을 병행했던 이유도 있고 애초 기획한 대로 일이 굴러가지 않자 내팽개친 무관심도 있다.
나는 누구인가
∙ 현재 나의 사업자 상태는 휴업이다. 그렇다고 직장을 다시 들어갈 생각은 하지 않는다. 현실적인 이유가 크다. 나이도 있고 경력에 준하는 또는 내가 바라는 (금전적이든 정서적이든 그것이 뭐든) 보상을 기대하기 힘든 연유다. 그러니 어찌됐든 나 혼자 먹고 살 궁리를 해야 하는 처지인 셈이다. 이때 처음으로 생각한 것이 목표였다. 아마도 다른 표현으로 바꾸자면 '정체성'이라 부를 것이다. 무엇을 팔 것인지는 이 정체성에 달렸다.
∙ 금전적인 자본을 모두 소진한 상태에서 내가 기댈 곳은 나의 능력밖에 없다. 그 결과 나는 말과 글을 팔기로 결심했다. 앞서 언급한 정체성을 가져와 표현하자면 나는 현재 주로 작가이자 강연자로 활동한다. 물론 그 표어대로 잘 활동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말이다.
당신이 안 팔리는 이유
∙ 이때 고민이 있었다. 왜 안 팔릴까. 정말 오랫동안 궁리했는데 내가 내린 결론은 단순했다. 나는 무명이다. 출간되자마자 묻힌 교양서와 몇몇의 강연 경력으로는 원하는 성과를 내기에 충분치 않았다. 유명해져야 팔리고 팔려야 유명해진다. 그런데 어떤 조건도 충족하지 못한 상태다. 결국 내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름을 알려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돌파구는 영원히 뚫리지 않으리라.
∙ 좀 더 어릴 때 했어야 할 작업을 요즘 나는 한다. 어떻게든 누군가 나를 알아봐주길 기대하면서 한때 팟캐스트를 운영했고 지금은 블로그를 작성하고 뉴스레터를 발행한다. 그리고 틈틈이 강연 제안서를 쓰고 출판 기획서를 만든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네이버에 인물정보 등록을 해놓았다. 그리고 틈틈이 내가 지원할 사업이 없는지 살핀다. 그렇게 요즘 시간이 간다.
관계를 만들자
∙ 내가 생각하기에 모든 사업의 기본은 관계다. 거래를 하려면 관계가 필요하다. 그것을 누구는 '인맥'이라고 부를 것이다. 그래야 일을 주든 제안하든 할 것 아닌가. 결국 나의 결론, 유명해져야 팔린다는 것은 이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과 같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이런저런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 물론 성과는 금방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어찌됐듯 마중물을 넣어 물을 길어 오르려면 시간이 걸릴 테니까 말이다. 그래도 나는 과거보다는 좀 더 요령을 아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제 어떤 무대든 자신있게 오를 자신이 생겼다. 기회만 준다면 일은 잘 한다는 소리를 듣는 인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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