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지키는 삶
이 나이에 혼자 살 줄 몰랐다. 적어도 어릴 때는 막연하게 결혼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시간은 빠르고 마흔이 넘자 이제 혼자 잘 사는 고민을 해야 하는 처지다. 그렇다고 결혼을 못(안)했다고 해서 아쉽지는 않다. 인연은 찾으면 되지 방구석에 앉아 신세타령할 만한 성격도 아니다. 그럴 시간이라면 이 시간을 혼자 잘 즐길 고민을 하는 게 낫다. 어차피 인생 막바지에 이르면 사별 등 이유로 혼자가 되니 미리 고민한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혼자 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지키는 삶이다. 다른 단어, 가령 '행복'과 같은 추상적 문구를 생각할 수도 있으나 나는 이 '지킨다'는 단어가 좋다.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외부와 내부의 변화에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 어릴 때는 사람을 만난다는 일이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다. 학교, 직장, 동호회 등 좋든 싫든 사회적 관계에서 마주치는 사람이 많다. 에너지가 넘치는 시절이니 사람도 만날 기회가 많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저런 생활과는 안녕이다.
헤어지는 시간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 결혼을 했건 하지 않았건 또래 집단을 만나는 일이 줄어든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기회가 없다는 것이 적절한 말일 것이다. 결혼을 한 이들은 혹시라도 아이가 있으면 육아에 온신경을 써야 하고 수많은 경조사에 바쁘다. 미(비)혼자들은 그런 탓에 그들과 연락이라도 해 만나려며 괜히 눈치가 보인다. 그러다 전화나 만남이 뜸해지고 혼자가 편한 시간이 온다. 그밖에 외부활동도 대개 30대까지가 끝이다. 그 나이대를 벗어나면 그들 사이에 낀다는 게 이질감이 느껴진다.
이런 사정탓에 나이가 들어 혼자 살면 반드시 자신을 잘 지키는 생활을 만들어야 한다. 좋은 습관이 바로 혼자 사는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이다. 가장 기초적인 것, 가령 수면, 식사, 운동 등이 대표적이다. 수면만 봐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불면증에 시달린다. 아마도 그 불면의 밤의 배경에는 불안이 자리잡을 것 같다. 모든 것을 혼자 해내야 한다는 의무는 온전한 시간을 보장해주지만 또한 과도한 스트레스로 덥쳐온다. 이런 면에서 앞의 수면, 식사, 운동은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경험과 기대
혹시라도 저 기초적인 생활 습관을 만들지 못하고 방치한다면 자신도 모르는 나쁜 기운에 휩싸이게 된다. 몸은 항상 피곤하고 마음은 우울하고 삶의 의욕이 떨어진다. 그러니 혼자 사는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자신을 신경써줄 첫 번째 사람은 바로 당사자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너무 혼자서 모든 일을 해결할 생각은 하지 말자. 지금까지 얘기를 들어보면 세상을 고립무원 사람처럼 살아야 한다고 들릴지 모르겠다.
어차피 혼자 산다고 해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변할 뿐이다. 앞서 얘기했듯 나이가 든다는 것은 외부와 내부 모두 변하고 거기에 맞춰 적응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긴다. 그러나 짬밥은 무시 못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은 경험이고 그 체험이 적응을 도와줄 것이다. 이제는 세상 보는 안목도 생겼고 좋은 사람 분간하는 눈치도 생겼으니 말이다. 그러니 힘을 내자. 지나간 시간에 미련을 갖기 보다 앞으로 다가올 시간에 희망을 갖자. 아이처럼 가슴이 뛴다면 당신은 잘 살고 있는 것이다.
'원고지 > 자기 배려의 기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운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1) | 2023.03.22 |
---|---|
체육관 가는 습관 만들기 (1) | 2023.03.21 |
사기를 피하는 법 (4) | 2023.02.24 |
공부를 합니다 (0) | 2022.11.14 |
마음 건강 (0) | 2022.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