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낙서장

망할 카카오

공부를 합시다 2022. 10. 20. 11:23
반응형

 

지난 주를 한창 달군 이슈 하나는 카카오 장애였다. 데이터 센터의 화재로 인한 사고는 몇 시간 정도의 불편이 아니었다. 주말 내내 그리고 이번 주초까지 장애가 해결되지 않았다. 카카오 서비스를 고작해야 몇 개 사용하지 않는 나로서는 딱히 큰 손해를 본 것은 아니었다. 대표적으로 카톡도 잘 안하니 톡이 오면 오나보다, 오지 않으면 오지 않나보다 넘긴다. 그래도 불편한 것은 불편한 것이다.

 

내가 한때 네이버 블로그를 사용하다 이곳 티스토리 블로그로 옮겨온 이유가 있다. 네이버가 너무 독점적 지위를 누린다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들었다. 그래서 예전부터 나는 메일이나 카페 등 이용의 중심에 카카오의 전신인 다음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카카오 장애로 새삼 깨달은 사실이 있다. 정도의 문제지 카카오도 독점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카톡을 비롯한 서비스다.

 

이번 사태로 드러난 것은 독점은 나쁘다는 것이다. 거대 기업이 장악한 인프라는 언젠가 슬그머니 복수를 감행한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카카오의 시선은 미디어를 담당하는 부사장 회견에서도 드러난다. 흘리며 들었던 회견에서 유독 그 임원이 강조하는 단어가 있었다. '초유의 사태'라나 뭐라나. 한 마디로 지들 잘못은 아니라는 소리다. 순간 나는 웃음이 나왔다. 위험을 대비하지 않은 카카오 잘못이 아니면 누구 탓이란 말인가.

 

그저 천재지변으로 이번 사건을 뒤엎으려는 회사의 생각이 고스란히 드러난 회견이었다. 모든 사과의 기본은 변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 임원은 책임이 두려웠던 것 같다. 누군가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이고 월급쟁이인 자신도 만약에 올지 모를 사태를 변명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니 그런 헛소리를 수많은 사람 앞에서 하지 않겠는가.

 

카카오 사태를 보며 문득 산재로 고귀한 목숨을 잃는 노동자 뉴스가 오버랩됐다. 나는 그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등골이 오싹하다. 회사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필수적인 안전조차 외면하고 누가 죽든 말든 상관않겠다는 태도가 말이다. 카카오의 안일한 인식도 나는 그런 태도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들은 돈을 벌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카카오는 유독 물적분할로 회사를 쪼개는 회사다. 그래서 주가가 폭락하든 말든 상관 않는다.

 

계속 글을 쓰다보니 이제는 카카오의 모든 것이 싫어지려고 한다. 그만 하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누가 떠나겠는가.

반응형

'원고지 >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서관 풍경  (0) 2022.11.07
운동을 안 갈 때  (2) 2022.10.27
낯선 방문  (0) 2022.10.11
그냥 쓴다  (0) 2022.09.26
어느 게으른 자의 변명  (0) 2022.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