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낙서장

도전과 응전

공부를 합시다 2022. 8. 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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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 도전과 응전의 역사를 지니는 것 같다. 기회와 위기의 반복 주기를 밟는 것이다. 이때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회를 잘 살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포인트는 위기를 잘 극복하는 것이다. 살아남아야 다음이 있지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쓰러진다면 다음 기회는 없다.

 

요즘들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질문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라는 물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사업을 다시 일으켜야 한다는 위기의식과 함께 근래 사회적으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 며칠 동안 쏟아진 빗줄기에 벌어진 서울의 물난리다. 나는 이것을 일종의 시스템 붕괴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수해를 우리 사회 전반의 위기까지 지적하는 것에 거부감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수해는 언제나 있었고 그것을 어떻게 넘기는가가 중요했다. 강남역 근처의 도로 침수가 어제오늘 일도 아니었다. 다만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했는지가 중요하다. 그런데 이 막중한 시기에 위정자는 보이지 않는다.

 

서울시정을 담당하는 오세훈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보이지 않고, 과거 그가 시장에 재직중일 때 등장했던 '오세이돈'이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 대통령은 어떤가. 윤석열은 출근은 커녕 자택에서 전화로 지시를 하고 있단다. 어제 자정무렵 '긴급'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등장한 대통령의 출퇴근 시간 지시를 보고 나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고작해야 출퇴근 지시라니. 영화 대사마냥 '무엇이 중한지 모르나'

 

정책 결정자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유능함이다. 머리를 지끈지끈거리게 만들었던 것은 저 윗대가리가 너무 무능하다는 사실이었다. 대통령이란 작자는 멀쩡한 청와대를 옮기면서 벌어지는 사태에 아무런 책임감이 없다. 정말 아무런 생각이 없다. 저런 무능한 자가 리더가 됐을 때 벌어지는 일은 사회적 재난이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력에 빠져드는 것이다.

 

물난리 와중에 어제는 오세훈이 서울시에 랜드마크로 대관람차를 만들겠다는 기사가 났다. 나는 과거 그가 벌였던 '디자인 서울' 정책이 생각났다. 이와 함께 저 한강의 새빛 둥둥섬까지 곁들여서 말이다. 자신의 치적을 위해 포장하는 사업을 하는 데 그는 참으로 능하다. 수재를 방지할 사업 예산은 대폭 삭감했다는 기사가 오버랩되면서 나는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도생의 시대가 온 건가. 무능, 무지, 무력의 지도자를 보며 씁쓸할 수밖에 없는 요즘이다. 다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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