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의 세계/돈의 세계

루나와 피라미드 사기

공부를 합시다 2022. 5. 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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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은 사기를 당한 피해자를 비웃는다. 그들의 어리석은 판단과 욕심을 비웃으면서. 그러나 사기나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은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쉽게 웃지만은 못한다. 평소 합리적인 판단을 하던 사람이라도 한순간의 판단 오류로 나락으로 빠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탓할 상대는 자신의 욕심밖에 없다. 

 

나는 요즘 가상자산 루나 사태를 보면서 사기를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최근 IMF 총재가 일정한 이자율을 보장하는 스테이블 가상자산을 전형적인 '피라미드 사기'라고 언급했다. 루나를 꼭집어 피라미드 사기라고 언급한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 수장이 사기라고 언급한 데서 이제 루나 사태는 사기 사건으로 요약 정리되는 것 같다. 세계적인 사건으로 비화되었으니 국내에서도 수사를 안 해야 안 할 수 없게 됐다. 물론 제대로 처벌될지는 미지수다.

 

피라미드 사기란 다른 말로 하면 '다단계 사기'다. 우리나라에서는 방문판매업을 제외하곤 모든 다단계 사업은 불법이다. 피라미드 사기의 구조는 밑돌 깨서 윗돌 바치는 격이다. 피라미드 정점의 속칭 '파라오'와 주변 측근만 돈을 벌 뿐이다. 변변한 상품 없이 유입된 회원들에게 받은 돈을 일정한 비율로 나눠갖는 식이다. 사람 장사 이상도 이하도 아닌 사업(?)이 다단계 사기, 즉 피라미드 사기이다.

 

루나도 가상자산의 구입을 유인하기 위해 이자율 20%를 공언했다고 전해진다. 시작부터 많은 이들이 이 모델은 작동 불가능하다는 경고를 냈다고 한다. 약속된 이자 20%를 주기 위해서는 끊임 없이 새로운 루나 구매자가 나타나야 하기에 그렇다. 시작부터 피라미드 사기였던 셈이다. 버블이던 시절에는 잘 작동하는 듯 보였던 이 사기는 금리 상승과 함께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폭락과 함께 종말을 고했다.

 

창업자는 소재 불명이라고 들려오고 한국과 싱가로프 사업장 모두 폐쇄됐다고 전해진다. 거하게 먹고 먹튀했다고 볼 수 밖에. 한두푼도 아니고 수십조의 돈이 증발됐다고 하니 아마 루나 사태 뒤에는 권도형 외에도 조직적으로 이 사기를 조작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막대한 부를 챙겨두고 도망갔다. 복잡하게 얽힌 네트워크 뒤로 숨어 이들은 완전 범죄를 꿈꾸고 있을 것이다.

 

이들이 어떻게 처리가 될까. 모를 일이다. 이미 돈은 증발됐고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사람들은 서서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설령 창업자 권도형을 비롯한 몇몇을 재판에 세우더라도 제대로 처벌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숨겨둔 거액의 돈으로 수많은 변호사를 고용할 거고 시간을 끌 것이다. 대중의 시선에서 서서히 잊혀질 때쯤 흐지부지 될 것이다. 언제나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는 그런 흔한 사건으로 남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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