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낙서장

늦잠

공부를 합시다 2022. 4. 22.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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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랄! 일어나니 기상 시간보다 무려 1시간 늦었다. 기상 시간에 못 일어난 게 얼마만의 일인가. 부랴부랴 침상을 정리고 아침을 준비했다. 만약에 내가 직장인이었다면 늦은 기상은 재양일 것이다. 그나마 내가 자유로운 일을 하고 있다는 게 다행스럽다.

평일에 이렇게 늦게 일어난 일 최근에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다. '몇 년 전이었나. 아니다.' 수년 동안 평일에 일어나야 할 시간에 알람조차 듣지 못하고 잔 게 너무 오랜만이다. 어제 때늦은 취침 시간이 문제였다. 오랜만에 야근 아닌 야근을 하고 자정무렵 잠깜 본다는 텔레비전이 문제였다.

보지 않아도 될 프로그램을 1-2시간 보고 누웠는데 정신이 말똥말똥했다. 그래도 자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잠이 들었는데 몇 시간도 안 돼 일어나버렸다. 그때가 새벽 3-4시. 고작 2시간 정도 자고 일어났는데 마치 아침에 일어난 것처럼 정신만 멀쩡했다. 잠시 화장실에 들러 볼일을 보고 다시 잠을 청했다. 하지만 깨어 있는 정신은 쉽사리 잠잠해지지 않았다.

뒤적거리길 얼마였을까. 잠이 들었다고 생각한 순간 일어나보니 밖이 훤했다. 선잠에 꿈 꾼 것만 기억나는데 벌써 아침이었다. 스마트폰의 알람은 왜 울리지 않았는지 모를 일이었다. 내가 설정을 잘못했는지 듣지 못할 정도로 자고 있었는지 미스테리다. 하여간 오늘 아침은 정말 분주했다. 평상시라면 8시 정도면 책상 앞에 앉아 있는데 오늘은 1시간 늦은 9시나 되서야 안착할 수 있었다.

늦은 기상을 경험하니 혼자 사는 게 참 나쁘다. 어린 시절 이렇게 늘어지게 자면 꼭 어머니가 깨우곤 했다. 이제 돌아가신 어머니를 소환할 수도 없다. 모든 것을 혼자서 척척해내야 한다는 게 여간 쉽지가 않다. 역시 인간은 사회적 존재인가. 가끔 이럴 때면 가족이 그립다.

쓸쓸한 금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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