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의 세계/돈의 세계

투자의 기초

공부를 합시다 2021. 3. 31.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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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종종 시장을 방문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나는 이것저것을 사려고 시장을 자주 간다. 그런데 요즘 시장에서 흥정을 할 기회가 거의 없다. 모든 상품에 가격표가 붙여 있어 에누리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격을 두고 협상을 하는 경우는 특별한 일이다. 예를 들어, 부동산 임대차 계약이 그런 사례 아닐까. 임차인은 임대인과 임대료를 협상할 수 있다. 그런데 이때 가격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누구는 싸게 사고 누구는 비싸게 산다. 또 누구는 비싸게 팔고 누구는 싸게 판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근래들어 주식 공부를 하며 나는 앞서 던졌던 질문에 대략적인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주식 차트에 등장하는 캔들차트를 보면 가령, 시가, 고가, 저가, 종가가 표시된다. 관심을 가기 전 이런 가격은 내게 전혀 의미가 없었다. 가격은 가격인가보다 뭐 이런 식이었다. 그러나 공부를 하면서 가격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다. 이때 내가 참고한 저자가 있다. 바로 알렉산더 엘더(Alexander Elder)이다(대표적인 저작인 <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 심리투자 법칙>, <나의 트레이딩 룸으로 오라> 등을 추천한다). 그에 따르면 “가격이란 가치에 대한 일시적 합의”다. 차례대로 이 진술의 의미를 따져보자.

 

 

우선 흥미로운 지점은 ‘가치’와 ‘가격’은 다르다는 지적이다. 여기서 가치란 상품 가치일 터이다. 단적으로 상품 가치가 이거야라고 말할 만큼의 이해는 없다. 다만 엘더의 언급마냥 가격은 가치의 꼬리표와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가치를 중심에 두고 가격은 왔다갔다 운동한다. 가격은 일종의 이름과 같다. 그런데 재미난 지점은 가치를 부르는 이 가격이 변한다는 대목이다. 엘더의 말처럼 가격은 일시적이다. 영원한 가격은 없다.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고. 가령, 우리는 내가 산 집이 오르기를 기대하겠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떨어질 수 있다. 이게 가격이다.

 

 

두 번째로 가격은 합의를 거쳐 결정된다. 이때 합의 당사자는 매수자와 매도자이다. 상품을 두고 흥정을 부리는 사람들은 크게 사려는 사람과 파려는 사람으로 구분된다. 우리가 시장에서 수없이 경험하는 일이다. 때로는 매수자의 입장에서, 때로는 매도자의 입장에서 상품을 흥정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한쪽이 동의하지 않으면 가격은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결국 언제나 원하는 가격에 사거나 팔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른바 ‘체결오차’가 발생한다. 이 오차를 줄이는 데 능한 사람이 프로 거래자일 것이다.

 

 

가격은 가치에 대한 일시적 합의다

 

 

이러한 이해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결론은 무엇일까? 어떤 사람이 거래를 성사하려고 노력한다면, 그(그녀)는 두 가지를 머릿속에 염두해둬야 한다. 가격이 일시적인 가치에 대한 합의에 불과하다면, 가격과 시간 중 무엇에 집중할지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내가 집을 팔고 싶다고 해보자. 파는 사람은 언제나 가치보다는 비싸게 집을 팔고 싶다. 설령 시장에서 거래되는 평균 가격이 있다할지라도 말이다. 그러나 시간이 촉박할 사정이 있다고 해보자. 이 경우에 매수자는 모순된 입장에 처하게 된다. 비싸게 팔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는 상황이다. 비싸게 팔려면 시간을 길게 잡아야 하고, 빨리 팔려면 시간을 짧게 잡을 수 있다. 높은 가격과 짧은 시간, 둘 다를 만족하는 조건이 금상첨화겠지만, 둘을 만족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가치와 가격 사이 관계를 생각하며 우리네 삶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인생 새옹지마라 하지 않던가. 너무 좌절할 필요도 너무 기뻐할 필요도 없다. 왜냐고? 모든 것은 변하기 때문이다. 가치를 중심에 두고 변하는 가격처럼 말이다. 중요한 것은 변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행동하느냐일 것이다. 그것이 당신의 삶을 결정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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