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와 글쓰기/말하기

말은 인격이다

공부를 합시다 2021. 11. 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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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에 앉아 작업을 하다 보면 항상 인터넷과 접속해 있다. 그러다보니 포털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때 내가 항상 피하는 기사가 있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헤드라인 속 특정한 이름이 나오면 무조건 지나간다. 솔직히 그 이름 석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피곤하다. 기사 제목만 봐도 이들이 저주의 말을 내뱉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소위 '논객'이라 부르며 보수언론에서 띄어주는 이들이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대충 눈치챘을 것이다. 그 이름은 바로 '진중권'과 '서민'이다. 한때는 이들의 책을 재미있게 읽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기억조차 잊어버리고 싶을 정도가 돼버렸다. 왜 이리 언론에서 이들의 발언 하나하나를 가져와 전달하는지 모를 일이다. 다만, 속칭 메이저 언론, 대표적으로 보수 신문이 저 두 사람의 입을 왜 빌리는지는 알 만하다. 한 마디로 비난하고 싶은 상대를 이들을 거쳐 돌려까기 하고 싶은 의도다.


저 두 사람은 이런 보수 언론의 장단에 맞춰 열심히 자판을 두드린다. 트위터에서 페스이북에서 그리고 가끔 기고하는 글에서 이들의 주장은 초지일관이다. 그 일관성에 경탄할 만도 하지만, 문제는 이들의 빈약한 논리다. 특히 기본적인 사실 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근거도 빈약한 주장을 해대는 것을 보면 이들의 소양이 의심스럽다. 둘 다 자신을 '교수'로 포장하지 않던가. 한 명은 짤리긴 했지만.


이들의 최근 문제적 발언은 서민의 "홍어준표"라는 전라도를 비하하는 말이었다. 윤석열을 지지하는 일은 개인의 자유나 특정한 지역을 폄하하는 것은 변병의 여지 없이 잘못된 일이다. 본인은 승인한 적 없다고 변명하지만, 주변에 그런 사람들과 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 아니겠는가. 한편, 진중권은 듣도 보지도 못한 '로봇 학대'란 단어를 최근 만들어냈다. 그가 이재명을 싫어하는 것 또한 자유다. 그런데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기계를 인격체마냥 대우하는 논리는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를 일이다.


나는 말에 격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진중권과 서민의 말과 글은 천박하다. 상대의 감정을 자극하기 위해 날선 단어로 공격만 한다. 언젠가 그 칼날이 이들을 향할 것이다. 아마도 벌써 그 시간이 왔는지 모른다. 이런 이들에게 대응하는 최선의 무기는 철저한 무시다. 관종이 제일 바라는 것은 관심 아니던가. 상대와 똑같이 배설하다보면 오물을 다함께 뒤짚어 써야 한다. 그러니 우리는 그러지 말자. 우리의 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분노의 노름에 동참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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