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와 글쓰기/말하기

정치인의 토론법

공부를 합시다 2021. 10. 1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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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각 당은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돌입해 당의 대선 후보를 뽑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절차가 경선 주자들 사이 토론일 것이다. 텔레비전이나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를 거쳐 전달되는 토론은 후보자의 이미지를 낱낱이 공개하는 현장이므로 그 파급력이 크다. 그런데 나름 정치 현장에서 준비를 해왔다는 후보들은 얼마나 토론 실력이 좋을까? 그리고 정말로 그 토론 실력이 경선 결과에 영향을 끼칠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각 당의 후보자들의 토론 실력은 득표와 별 상관이 없다. 나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 그 이유를 꼽자면 일단 유권자들은 시간의 제약상 각 당의 토론 현장을 꼼꼼히 점검할 정도로 열성적이지 않다. 핵심 지지층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뉴스로 전달되는 단편적인 소식으로 토론의 결과를 평가할 것이다. 그래서 영상으로 전달되는 후보자의 발언뿐만 아니라 태도는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경선 토론 과정 중에 가장 큰 화젯거리(?)가 있었다. 바로 국민의힘의 후보자 윤석열의 손바닥 왕(王) 자 사건이다. 졸지에 선거 경선에 등장한 손바닥 왕자는 며칠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제정일치의 고대 왕조 시대도 아니고 뜬금없이 나타난 주술 논쟁은 과거 박근혜와 최순실의 오방색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게다가 그 왕 자를 해명하는 과정 중에 불궈진 설명(?)은 사람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정말로 그런 거짓말이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부적이 효력이 있건 없건 중요한 포인트는 이미지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사람들은 토론 현장에서 논리를 신경쓰기 보다 후보자의 태도에 더 신경을 쓴다. 몸짓이나 눈빛과 같은 사소한 것에 영향을 받는다. 윤석열을 따라다니는 이미지는 '도리도리'와 '쩍벌남'이란 키워드이다. 좌우를 끊임없이 오가는 고갯짓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여기에 더해 다리를 활짝 벌린 모습은 지하철 무개념의 남성을 연상케 한다. 이제 여기에 왕자가 더해졌다.

 

앞서 언급했듯이 윤석열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거다. 어차피 윤석열을 찍을테니 말이다. 그러나 중요한 유권자층은 흔히들 '중도'라 불리는 유보층이다. 가뜩이나 부정적 이미지로 가득 찬 후보가 계속 '일일' 실수를 해된다면 어떨까. 갈수록 비호감도는 늘어날 뿐이다. 그래서 대통령 적합도와 같은 여론 조사에서 윤석열의 지지는 별로 힘을 쓰지 못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호감도보다 비호감도가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중요한 것은 토론 실력이 아니다. 태도가 많은 것을 결정한다. 흔히들 영어로 '애티튜드'가 중요하다고 하지 않던가. 그런 점에서 정치인들의 태도는 중요하다. 그들 삶의 단편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은연중 드러나는 태도는 그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반영한다. 이미지로 겹겹이 쌓아 올린 영향은 최종적으로 선거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콘크리트도 지속적인 물방울로 깨지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의 끝이 멀지 않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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