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와 글쓰기/말하기

무대 공포증을 이겨내는 방법

공부를 합시다 2021. 4. 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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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공포증. 이 말의 사전적 정의는 “무대에 올라 많은 사람 앞에서 연설이나 공연 따위를 하는 것에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는 병적 증상”(출처: 우리말샘)입니다. 저의 경우 과거보다는 무대 경험이 많아져 “무대공포증”이라 부를 상황은 거의(?) 없는 듯합니다. 무대 경험이라고 해봤자 강연, 강의를 비롯한 교육 등 기회입니다. 그래도 불특정한 관객을 앞에 세우고 진행하는 강연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 나갈 기회가 있는 교육과 달리, 강연은 처음보는 청중 앞에 서야하는 자리라 이 관계형성이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소위 유대감을 쌓을 기회 없이 “던져져야”(이 말이 이 상황에서는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하는 거죠. 수많은 인원 앞에서 평정심을 갖추기는 힘듭니다. 그래도 공부도 하고 경험도 쌓여 나름대로 강연을 시작하는 노하우가 생긴 듯합니다. 오늘은 이 무대공포증을 날리면서 관객을 사로잡는 방법을 말해보고 싶습니다.

우리 속담에도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속담의 뜻을 저는 시작이 좋으면 그 기세에 힘입어 끝까지 밀고 나갈 동력을 얻을 수 있다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이처럼 무대에서 관객을 휘어잡는 데 가장 중요한 시간은 초반 5-10분입니다. 그렇다고 단시간에 관객을 뻥뻥 웃기고 울려야 하는 희극 배우가 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웃음치료 강사(?)도 아니겠고 제게 그런 능력은 없습니다. 그리고 제 스타일도 아닙니다. 강연을 여는 세 가지 방법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목은 질문입니다. 관객이 관심가질 만한 물음을 잘 던져야 강연 끝까지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질문을 던질 때 ‘호기심을 불러오는 문제’라는 포인트가 중요한 거죠. 어느 글에서 이 호기심을 주제로 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호기심이란 상대의 지식에 공백을 만드는 기술로 적절한 크기를 갖춰야 합니다. 만약에 관객이 따라잡을 정도로 공백이 크다면 관객은 금새 포기합니다. 그러나 적절한 지식의 공백 크기를 갖추고 있다면 알고 싶어 따라 나설 겁니다. 그런데 호기심을 불러오는 질문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호기심을 불러오는 질문을 던져라는 첫 번째 지침은 두 번째 방법과 연결됩니다. 즉 그 질문에 구체적인 이미지의 외양을 뒤집어 씌워야 한다는 겁니다. 뼈대에 피와 살을 붙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강연자가 ‘정의’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고 해보죠. 어떠십니까. 듣기만 해도 무겁지 않나요. 추상적인 주제는 절대로(!) 추상적 명제로 출발해서는 안 됩니다. 아마도 이 사례의 주제를 풀어가는 방법은 구체적인 뉴스나 사유실험 등 특정한 사건 속에서 얘기를 풀어가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관객은 저 먼 안드로메다 성운으로 여행을 떠날 겁니다. 눈꺼풀이 하나둘 잠기는 청중을 보면 강연자는 무리수를 발휘해 오바하거나, 자신도 맥빠지는 강연의 늪으로 빠져들지 모릅니다. 그래서 대중강연자의 경우, 특히 명성을 날리는 강연자를 관찰해보면 에피소드를 잘 만드는 경우를 참 많이 봅니다. 게다가 그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대개 자기 자신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청중은 강연자와 거리를 좁히고 에피소드의 조력자가 되는 겁니다.

자연스럽게 세 번째 오프닝을 여는 방법과 연결되는 듯합니다. 셋째, 이야기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호기심을 불러오는 질문을 던지고 구체적인 이미지로 전달하는 데 더할나이 없는 좋은 방법은 뭐니뭐니해도 이야기입니다. 한여름 이쯤이면 항상 텔레비전에서는 남량특집으로 <전설의 고향>이 방영되곤 했습니다. 그 당시 정말로 무서운(?) 흡입력을 발휘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성년이 된 지도 꽤 시간이 흘렀는데도 그 제목이 기억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예, 이야기의 힘 때문입니다. 청중 모두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이야기. 그 마력에 빠져 청중은 이야기 끝을 기대하게 되는 거죠. 비슷한 예로 인문분야 책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카테고리가 무엇일까요? 역사분야입니다. 그 이유는? History, 즉 Story이기 때문입니다. 배경 지식이 없다하더라고 이야기를 읽거나 듣고자 하는 능력은 우리 모두에게 내재된 능력인 듯합니다.

오늘은 무대공포증을 벗어나 오프닝을 여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시켜드렸습니다. 전문적인 강연자가 아닐지라도, 모임에서 대중의 관심을 불러모으는 데 사용해보시기 바랍니다. 더운 여름입니다. 열기를 깨뜨릴 이야기가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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