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와 글쓰기/말하기

네 자신을 알라

공부를 합시다 2021. 4. 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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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양립불가능한 직관과 마주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속담이나 경구에서 찾아볼 듯합니다. 가령, ‘아는 것은 힘이다.’라는 진술과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진술을 생각해보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는 것은 힘입니까, 아니면 오히려 긁어서 부스럼내는 꼴인가요. 정답은? 그때그때 다르다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맥락에 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답이 주어질 겁니다. 예를 들어, 시험공부하는 학생에게 부모는 지식의 역량을 강조하며 전자의 경구를 지지하겠죠. 그에 반해 남의 일에 개입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은 후자의 경구를 신조처럼 삼을 겁니다. 오히려 알면 골치아프니까요. 중요한 것은 상황에 따라 적절한 행동지침을 선택하는 일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상황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하겠죠. 그런데 아는 것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자기만의 중심이 확고한 사람을 많이 봅니다. 나이가 들면 좋은 말로 고집이 생기고, 나쁜 말로 아집이 생깁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삶의 맥락에 밀착하게 달라붙어 있기 때문에 평가가 참으로 애매합니다. 그러나 언제나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다른 말로 하자면 자신이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세상의 중심을 나로 정하고 말하고 행동하기에 모르는 사람의 입장을 헤아릴줄 모릅니다. 저는 이것을 ‘지식의 저주’라고 이름붙이고 싶습니다. 본래는 지식은 칭송받아왔지만 이 경우 상대에게 지식은 고통입니다. 무엇보다 이런 상황을 말하기와 글쓰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가령, 이론에 의존해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에게 세상은 굉장히 투명하고 논리정연합니다. 이음새가 없이 매끄럽죠. 그런 사람에게 이론을 모르는 사람은 애송이에 불과합니다. 일방적인 개념의 나열로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죠. 그러나 대화하지 못하는 지식, 다른 말로 하면 소통하지 못하는 지식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쉬운 말로 분명히 설명하지 못한다면 아는 게 아닙니다.

지식의 저주는 모르는 상대에게만 내려지지 않습니다. 때로는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 당사자에게도 지식의 저주가 내려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셀프 지식의 저주인 셈입니다. 가장 큰 저주는 아는 사람은 아는 대로만 행동한다는 겁니다. 적당한 속담으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떠오르네요. 자신의 위치를 고수하니 그 자리에서는 보던 경치만 보이게 됩니다. 진정으로 알고자 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위치를 변경하고 자기 중심을 깨고 이동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종종 다른 것을 해봐야 합니다. 그 매개가 책이든, 여행이든, 사람이든 다양합니다. 자기 안에서 탈중심의 계기가 저절로 발생되지 않습니다. 외부에서 어떤 충격이 가해져야 합니다. 자신의 시공간에서 나와 다른 시공간으로 탈주하는 상황이 도래해야 합니다. 요 몇년 사이 제게 그 매개는 책으로만 수렴한 듯합니다. 과거라면 읽을 것같지 않은 종류의 독서를 하면서 변하려고 노력한 듯합니다. 요새는 다시 사람과 여행으로 그 범위를 넓히려고 노력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노력을 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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