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자기 배려의 기술

감정을 다스리는 시간

공부를 합시다 2021. 9. 3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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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 항상 평온할 수는 없다. 어떤 때는 격렬한 감정의 회오리에 휘말려 폭발할까 말까 고민하는 순간이 온다. 그러나 사회 생활을 한다면 자신의 화를 꾹꾹 참고 담아둬야 하는 법이다. 화가 난다고 그대로 분출해 버린다면 다 나에게 손해로 다가온다. 그래서 주변에 화병으로 고생하는 이가 많은지 모르겠다.

 

며칠 전에도 화가 나는 일이 있었다. 일종의 컴플레인이 들어온 것이다. 세상 사람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하지만 시간을 들이고 나름 정성을 들여 일을 마무리했는데 항의를 받자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직접적으로 대면하거나 통화하지는 않았기에 바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었다. 서비스 후기에 올라온 평점과 비아냥에 이걸 어떻게 처리할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나 또한 꾹 참았다. 처음에는 악풀에 가까운 피드백에 '고맙다'는 형식적인 후기를 달까 고민도 했지만 그 또한 마음을 접었다. 다른 후기에는 하나하나 답글을 남겼지만 그 후기에는 어떤 답변도 달지 않고 내버려 뒀다.  이런저런 논거를 들어 상대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밝혀봤자 소용 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내가 상대의 글에 답변을 달고 그 댓글에 상대가 반응하는 등 도돌이표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면 결국에는 내 손해일 것이다. 내가 관리하는 계정이 아닌지라 해당 글을 삭제할 수 없는 처지였기 때문이다. 고스란히 제3자가 그 글들을 볼 것을 생각하니 화가 나도 '똥 밟았다'는 심정으로 택한 결론이었다.

 

이런 선택에는 다 이유가 있다.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인간이 합리적이라는 믿음은 다 거짓이다! 중요한 사건의 이면을 보면 순간적인 감정이 작용한 경우가 너무나 많다. 부정적인 감정일수록 잘 다르려야 한다. 상대에게 되갚아 주겠다고 결심한다면 차라리 거리 두기를 하고 추후 일을 도모하는 게 낫다.

 

로버트 그린의 책 <권력의 기술>에서는 권력의 기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 통제'라고 말한다. 권력뿐만 아니라 사회적 게임에서 모두 통용되는 전제일 것이다. 인간사에서 일을 그르치는 가장 큰 장애는 감정적 대응이다. 가면을 쓰고 인내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앞선 진상 댓글에도 내가 진상으로 맞대응하지 않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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