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자기 배려의 기술

감정 수업이 필요할 때

공부를 합시다 2021. 5. 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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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한 일도 없는데 부산한 날들이 지속되었다. 그 이유가 외부에 있다기 보다 내 마음이 문제였다. 언제나 그랬듯 정리정돈된 생활을 영위하는 듯 했지만(?) 정해진 스케줄을 지키지 못하고 하루를 보내기 일수였다. 직장에 다니지 않는 상황이 누군가의 눈에는 편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자기 일을 하려는 당사자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말 그대로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이번 주는 이렇게 끝나가고 있다.

 

이럴 때 스스로 감정 수업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내면의 감정을 찬찬이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요새 나의 감정은 부정적인 감정이 있어 문제라기 보다 아예 미동이 없어 골칫거리다. 특별히 분노하다든가 슬프다든가 아니면 기쁘다든가 등 소소한 감정이 없다. 이런 나의 모습을 보면 가끔 걱정이 들 때가 있다. 인생은 희노애락이라고 하는데 건강한 사람이 가져야 할 감정의 운동이 없어서다. 그렇다고 딱히 우울하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조심스럽게 그 이유를 추정해본다. 아마도 생활이 문제가 아닐까 싶다. 새롭게 일을 시작했고 이 일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야하는 요즘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중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나는 주변 사람을 만나지 않은 지가 꽤 시간이 흘렀다. 그렇다고 간간이 연락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코로나 바이러스19라는 사회 분위기도 한몫했다.

 

다행스럽게도 코로나 블루가 찾아오지 않았다. 그것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규칙적인 생활 때문이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밥 먹고 운동하고 잔다. 혼자 살면은 '대충'이라는 단어가 입에 걸릴 때가 많은데 나는 이것을 용케 피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런 일이 발생할 때 생기는 문제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없이 가라앉는 기분이 싫어서라도 최소한의 규칙은 정하고 산다. 그러나 고백했듯이 그것만 가지고는 부족한가 보다.

 

특별히 감정 수업을 위해 내가 궁리하는 방법은 나의 시간과 공간을 바꾸는 것이다. 이번 주말 하루만이라도 나는 다른 일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매일 가는 산책 코스를 바꿔본다든지 색다른 주제의 책 한권을 읽을 생각이다. 그리고 마음 속에 꽁꽁 싸매고 있던 계획이라는 단어를 집어 던지고 싶다. 물론 성과를 내고 싶고 더군다나 빠르게 내고 싶다. 하지만 잠시 숴어 가려고 마음 먹었다. 조용한 나의 감정을 깨어나게 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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