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낙서장

코로나 블루의 시대

공부를 합시다 2021. 4. 1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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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만나는 일을 피하는 요즘이다. 코로나바이러스19탓에 밀폐된 공간에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일 자체도 꺼려진다. 전염병이 한창 유행하는데 되도록 만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상대를 위해서 요즘 예의(?)다. 이런 갑작스런 생활의 변화가 딱히 나에게는 정신적 충격을 주지는 못한다. 그 이전에도 생활 반경이 한정되었고 공부를 한다는 이유로 최소한의 만남을 유지한 생활도 영향을 끼쳤던 탓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이런 사태가 달갑지 않은 듯 하다.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아진다고 하고, 자살율도 높아진다고 하니까 말이다. 소위 코로나 블루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우울증이나 자살율이 사회적 변화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어떤 사람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어떤 사람은 그러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잘 견디는 사람인 듯 하다. 이때 성격도 한몫하는 듯 하다. 어려울 때도 나름대로 평정을 부리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제3자의 관점에서 지금 여기의 사태를 정확히 인식하기 위해 거리를 둔다. 이것이 때로는 좋은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상황이 나쁠 때는 말이다. 그러나 인간미 없다는 소리를 듣는 원천이기도 하다. 여하간 나는 잘 견디는 인간이다. 이런 성향외 내 나름대로 어려운 시절을 버티는 비결이 있다.

​무엇보다 나는 운동을 꾸준히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일주일에 서너번은 체육관에 가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한다. 이런 습관이 거의 10년 이상 이어지고 있으니 이제는 며칠 안 가면 좀이 쑤신다고 해야 할까, 이런 식으로 일상이 되버렸다. 그렇다고 내가 몸을 만들기 위해서 혹사하지도 않는다. 어릴 때는 그런 욕심이 있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몸매 관리한다는 느낌으로 꾸준히 가는 게 목표다. 그렇다보니 운동을 할 때 농땡이도 하고 쉬엄쉬엄 하는 편이다. 그래도 언제나 느끼지만 그런 신체적 활동이 생활에 활력을 부여한다. 우울감이 심해질수록 또는 컨디션이 떨어질수록 나는 운동을 더 한다.

​신체적 활동과 함께 내가 신경쓰는 대목은 인간 관계다. 사회적 존재인 우리가 코로나블루와 같은 불쾌한 상황을 겪게 되는 이유 상당수는 이 관계의 단절 때문이다. 특별히 그 관계가 친밀할 필요는 없다. 느슨한 관계, 때에 따라서는 몇 년에 한번 보는 관계라도 힘이 될 때가 있다. 만날 때 얼굴 찌푸리는 사이만 아니라면 괜찮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좋은 사이를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적어도 감정의 앙금은 남기지 않게.

 

세상은 변한다. 좋을 때도 있고, 좋지 않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고난을 견디는 힘은 어디서 오는가? 세상이 변한다면 거기에 발맞춰 나갈 줄 아는 유연성이야말로 그 힘이다. 그리고 그 유연성은 앞서 내가 언급한 작은 습관에서 온다. 나의 경우, 운동과 관계, 이 둘이 원천이다. 모두가 힘들 때, 출구가 보이지 않을 때, 이때야말로 끈기를 발휘할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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