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자기 배려의 기술

나의 시간 관리 노하우

공부를 합시다 2021. 4. 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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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엔데의 소설 <모모>에는 시간 도둑이 나온다. 시간을 흠쳐가는 이 회색 인간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시간을 아끼라고 강요한다. 이들의 말에 현혹된 마을 사람들은 그들의 사연을 털어 놓으며 위안을 얻었던 모모를 더 이상 찾지 않는다. 자신들의 시간을 회색 인간들에게 저당잡혔기 때문이다.

나는 <모모>를 떠올릴 때마다 저 시간 도둑이 생각난다. 근래 들어서는 저 악당들이 생산을 독려하는 자본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자본이야말로 시간을 아껴 잉여를 산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당 효율을 추구하고 결과를 강조하는 것은 자본의 어쩔 수 없는 속성이다.

시간의 틀에 맞춰 살아야 하는 것은 이래저래 현대인의 숙명이다. 그 이유가 앞서 언급했던 자본의 강요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부자나 빈자나 젊은이나 늙은이나 시간은 제한돼 있다.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삶의 가치는 달라진다. 따라서 회색인간과 같은 자본의 강요와 상관없이 우리는 시간을 아껴야 한다. 왜? 시간을 잘 쓰기 위해서 말이다.

시간 관리는 그래서 중요하다. 하루가 모여 일주일, 일주일이 모여 한 달, 그리고 한 달이 모여 일 년이 되고, 그 해가 모여 인생이 된다. 이때 시간 관리를 할 때 중요하게 기억해야 할 요소가 있다. 수많은 시간관리와 목표달성 기술이 있지만 나는 이 포인트를 간과한다면 어떤 기법도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의식적으로 시간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얼마나 시간을 무의식적으로 흘러보낸다 말인가. 예를 들어, 기록 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지 않은가. 시간마다 자신을 통제할 필요는 없다 할지라도, 오늘 반드시 해야 할 것들의 목록을 작성하는 수고는 반드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벌써 해지는 저녁을 마주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의식적으로 시간을 통제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시간 관리의 첫 걸음이다.

나는 주변 사람에게 권장하는 시간 관리 도구가 있다. 바로 종이 다이어리다. 스마트폰과 같은 다지털 장치가 있는데 뭐하러 종이 다이어리를 써야 하는 것일까? 실제로 나는 종이 다이어리와 함께 구글 캘린더와 같은 디지털 시간관리 도구를 병행해 사용한다. 어느 하나를 포기하지 않고 각자의 특징을 활용하는 셈이다. 그런데 왜 아날로그 종이 다이어리를 추천하는 것일까?

종이에 적는 행위 자체가 의식적인 실천이기 때문이다. 손을 움직이면 새로운 발상이 잘 떠오른다.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다각적으로 고민하게 된다. 실제로 펜으로 기록하는 행위가 키보드로 기록하는 행위보다 효율적이라는 심리학 실험 결과도 있다. 요새 수업을 하다보면 학생들이 필기구가 아니라 노트북으로 정리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기록의 편의성 때문이다. 그러나 수업이 끝나고 얼마나 기억에 남을까.

기록하라. 손을 움직여 쓰는 행위야말로 최고의 시간 관리이다. 시간은 돈은 아니다. 그러나 시간은 가치 있다. 돈은 나중에 벌 수 있어도 흘러간 시간은 벌 수 없다. 오늘 당신 인생의 최고의 순간을 살기 위해서 시간을 관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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